국방의 멍에 - 18. 사단장 시절(師國長 時節)
(9) 海鷹作戰과 許政首班
내가 부사령관으로 있을 때인 1960년 6월 15일 영일만에서는 해응작전(海鷹作戰)으로 명명된 한·미 해병 합동상륙전훈련이 실시된 바 있었다. 그 전날 오후 2시경 나는 사령관(김대식 중장)을 대신해서 여의도 K-16 비행장에서공군 C-46 수송기 편으로 그 훈련을 참관할 허정(許政)수반 일행을 모시고 K-3 비행장(영일비행장)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그날 오후 3시 30분경 K-3 비행장에 도착하게 된 나는 그 귀빈들을 불국사 관광호델로 모시고 가서 그날 저녁 그곳에서 합류한 이호(李皓) 내무장관과 함께 일박하고 이튿날 새벽 석굴암으로 올라가서 동해의 해돋이 광경을 구경했다. 그런데 불국사에서 석굴암에 이르는 약 2킬로의 산길을 올라가는 동안 나는 허정 수반보다 10여세나 연하인 이호 장관이 숨을 헐떡이며 허 수반을 따라가고 있는데 반해 60대의 고령인 허 수반은 어쩌면 그렇게도 사뿐사뿐 가벼운 걸음걸이로 산길을 올라가는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한 의문은 그 후 누군가로부터 허정 수반이 등산가라는 말을 전해 듣고서야 비로소 풀 수 있는 의문이었다.
그날 아침 석굴암에서 동해의 일출광경을 구경한 허 수반 일행은 호텔로 돌아와 조반을 든 다음 나의 안내로 영일만의 훈련 관망대로 가서 한·미 해병대의 상륙전훈련을 참관했는데, 모처럼 시원한 바닷가에서 해병대 장병들의 특수훈련을 참관하고 있던 허 수반은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당시 서울에서는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린 대학생들이 북한 대학생과 만나 남북통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으로 가겠다며 거리로 뛰쳐 나와 소란을 피우고 무질서한 데모를 하는 바람에 골머리를 썩혀야만 했고, 또 지나칠 만큼 자유를 구가하고 있던 언론과 총선을 앞둔 정가의 시끌버적한 일들 때문에 마음이 편할 날이 없던 때였다.
그날 훈련을 참관한 허정 수반 일행은 미 해병고문단(해병 제1상륙사단)에서 마련한 오찬에 초대되어 그곳에서 점심을 같이 한 다음 공군C-47기 편으로 나와 함께 여의도 비행장으로 향했는데, 여의도 비행장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허 수반은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와 귓전에다 무슨 말인가를 소근대고 있는 한 측근으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는 눈치였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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