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생활중 에피소드(4)
전술 훈련과 초밥
포항에 주둔하고 있는 모든 부대들은 주기적으로 연대급,대대급, 또는 중대급 전술 훈련을 하고 이를 평가 받습니다.
이때는 가상 적군도 배치되고 각 부대를 따라다니며 훈련상태를 평가하는 평가관이 소대급까지 따라 붇습니다.
어느 훈련에서 저는 평가단의 일원으로, 지금은 미국에 이민가 살고 있는 어느 동기생 소대에 파견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친구는 평가요원을 주려고(그래서 점수 좀 잘 받아보려고) 아침 일찍이 어느 왜식집에서 생선 초밥을 사다가 졸병 한명에게 베낭에 넣고 따라 다니라고 지시한 모양입니다.
아무것도 몰은체 하필 제가 그 소대의 평가관이 되어 오전 내내 훈련을 따라 다니다가 점심때가 되었읍니다.
이 친구 나줄 특식이 있다고 하며 그 베낭 짊어지고 따라 다니던 병을 불러 베낭을 열어 보니 있어야할 초밥이 송두리체 간곳이 없고 빈 베낭 뿐이엿습니다.
베낭메고 훈련하며 쫒아 다니던 이졸병, 배는 고프니 앞 뒤 생각도 없이 신기한 초밥을 하나 둘 꺼내 먹다가 그만 다 먹어 버린 겁니다.
이 소대장 얼마나 미안하고, 무안 합니까. 그래도 평가관이 동기생인 나 였기 다행이지 다른 모르는 장교가 왔었다면 어찌 됬겠습니까.
그러나 이 소대장은 그 졸병을 용서치 못하더군요.
자세 취해(빳다 맞는 자세)시켜놓고 야전삽 접은걸로 엉덩이를 패는데,제가 오히려 미안해서 억지로 말렸는데도 막무가내로 두들겨 패대는데 참으로 어렵게 말렸습니다.
그 졸병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그리고 그놈의 초밥이 얼마나 먹음직 했으면 나중에사 죽을 각오하고 훈련따라 다니다가 그걸 다 꺼내 먹었겠습니까.
그사람 해병대 제대하고 그런 초밥이나 실컷 사먹었는지 모르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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