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생활중 에피소드(5)
잊지못할 추억
소대장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평생 제가 잊지 못할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임관후 해병학교 교육을 마치고 포항 사단 3연대 2대대 5중대에 배치되어 3소대장을 맡은지 며칠 되던날, 중대장께서 새로 부임한 3 소대장 환영식을 한다고 부중대장에게 지시하여 중대의 전 장교를 몰개올(사단 동문 앞 마을) 어느 중국집으로 집합을 시켰습니다.
당시 몰개올에는 그렇고 그런 여자들이 많이 몰려 있었습니다.
저의 환영식 파티에도 그런 여자들 몇 명이 와서 시중들며 노래도 하고 흥을 돗구고 있었습니다.
그날 중국 백알을 얼마나 마셧던지 거의 인사불성이 되도록 취하고 흥겹게 환영 파티가 끝나고 헤어지게 되었는데, 중대장께선 또 부 중대장에게 오늘 3 소대장 잘 책임지라고 지시까지 하고 떠나는 겁니다.
저는 부중대장이 시키는데로, 부쳐준 여인의 손에 이끌려, 반 강제로? 반 무의식 적으로? 가는데로 이끌려 그 여인의 방에 까지 와서 골아 떨어져 버렸습니다.
얼마를 잤는지, 목도 몹씨 마르고 아랫도리도 상당히 팽창하여 깨어보니 비가 오는 것 같았는데, 판자집 함석 지붕위에 뚤린 구멍으로 빗방울이 세어 받쳐놓은 대야에 툭 툭 떨어지고 있는데, 옆에 누워 있던, 싼 화장품 냄새나던 그 여인이 의식적으로 자고 있던 저를 깨워 놓았던것도 같았습니다.
이 여인의 유혹을 뿌리칠거라고 바지도, 옷도 벗지 않고 잠이 들었었는데 결국 새벽에 잠이 깨어서 25년간 고히 간직해온 순결을, 얼굴도 알 수 없고 이름도 모르는 값 싼 여인에게 바치고 말았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는데, 그 지붕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누워 천정을 쳐다 보고 있자니 가슴속이 텅빈 듯이 얼마나 허망하고 아쉬움이 있던지, 아마도 이런일을 겪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잘 모르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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