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글전 실록 - 스콜(Squall) - 서문
전쟁은 생과 사를 순간에 결정짓는 인간에 의한 투쟁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허다한 전투기를 읽어 보았고 많은 전쟁영화를 관람했었다. 그러나 전쟁이 어떤 것인가를 알기는 자유 우방군의 일원으로 내가 직접 월남전에 참전, 체험을 하면서였다.
파월장병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왜 젊은 생명을 이국전선에 바치고 있는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피와 땀을 뿌리며 뛰고 있는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였기에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틈틈이 메모하여 둔 진중기록들을 귀국하면서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1967년 5월 출국에서부터 1968년 5월 귀국할 때까지 365일 간의 전투체험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적은 것이므로 계급과 이름들은 당연히 참전당시의 계급과 본명임을 밝혀둔다.
나는 소설가도 문장가도 아니다. 그러나 6.25 전쟁만을 전쟁의 전부인 양 생각해오던 내게 있어 월남전 체험은. '빛나는 전공'에도 불구하고 인간이기에 다스리기 힘든 아픈 기억덩어리로 존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수기를 읽고 파월장병들에게 좀더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월남 평화를 위해 이 순간에도 그칠 줄 모르는 화염 속에서 용전분투하고 있을 전 파월장병들의 무운장구를 기원하며, 안타깝게도 산화하고만 전우들의 명복을 빌며 그 젊은이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1968년 12월 11일
권 동 일
위의 글은 월남에서 귀국하던 해인 1968년 겨울에 써두었던 이 수기의 머리말입니다. 그러나 그해 겨울, 밤을 밝혀가며 정리했던 이 수기는 책으로 발간할 수 있을 만한 제반 여건의 미성숙으로 인해 지금까지 누렇게 변색된 채 원고지 속에서 잠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월남참전은 '6.25에 참전했던 우방국들에 대한 보답'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우리경제와 국가안보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채명신(전 주월한국군 사령관) 베트남참전전우회 회장님이 언급한 바와 같이 파월장병들이 흘린 '피와 땀'이 바로 오늘날 우리 나라 경제부흥의 시발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우리 군의 월남참전으로 인해 자주국방의지가 확고히 다져졌고 군 장비의 현대화가 이루어졌으며 방위산업의 기틀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파월장병들의 노고는 쉽게 국민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하지만 노고가 잊혀졌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고엽제 '에이젠트 오렌지(Agent Orange0'노출 후유증!
피해 후 보통 10여 년이 지난 후에 증세가 나타난다는 이 후유증 피해자들은 신체마비, 암, 정신질환, 기형아 출산, 결핵 및 호흡기 질환, 손발부패 등등의 심각한 증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나 또한 이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 중의 한사람입니다.
나는 이제 이렇게 머리말을 고쳐 씁니다.
월남 전선에서 산화한 영령들과 그 유가족들, 아직도 병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전상자와 가족들, 특히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했거나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을 당하고 있는 전우들과 가족들을 포함한 32만 파월 장병들에게 이 글을 바치노라고.
고엽제 피해자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치료보상 및 배상문제 해결의 촉진제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말압니다.
2002년 7월 20일
권 동 일
권동일 선배님의 참전수기 '스콜(Squall)의 표지
'스콜(Squall)의 뒷표지
'스콜(Squall)의 저자이신 권동일 선배님
이승만 대통령의 휘호 「무적해병」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 「필승청룡」
무공훈장증
월남 은성무공훈장
국가유공자증
참전용사증서
출처 : 청룡부대 1대대 3중대 작전하사 권동일 선배님의 월남전 참전수기 "스콜(Squall)"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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