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전<1편> - 두가지 후일담
투망을 치려다가 되려 투망에 걸린 꼴이 된 것 같은 투망작전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후일담을 남기고 있다. 즉 첫 번째 이야기는 그 전투에서 전사한 9중대 3소대장 전창우 중위(해사 19기)와 그와 펜팔을 하고 있던 아가씨에 관한 것이고 두번째 이야기는 투망작전에 관한 이야기가 호치민(胡志明) 방송국에서 제작 방영한 '월남전의 비화‘속에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3대대의 지휘부가 피격을 당한 피 날 후방CP에서 출동하던 중 피격을 당해 부상을 입었던 3소대장 전창우 중위는 대원들이 그를 후송시키려고 하자 그들을 물리치고 끝까지 Ml6소총의 방아쇠를 당기다가 결국 자기 옆에 쓰러져 있는 대원들 옆에서 장렬한 최후를 마쳤는데, 용감한 소대장으로 알려져 있던 그에게는 사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즉 그로부터 수일 후 9중대 선임하사관 이영구 상사가 고인의 유골함을 안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붐비는 인파를 비집고 다가온 20대 초반의 아릿다운 한 아가씨가 하필이면 전 소위의 유골을 안고 있는 이 상사에게 조금은 수줍은 말씨로 "혹시 전창우 중위님을 아세요?"하고 묻는 것이었다. 순간, 이 상사는 몹시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으나 굳이 태연을 가장하고 선뜻 "네, 잘 압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아가씨는 반가운 인편이라도 만났다는 듯 한결 친한 말씨로 그가 잘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으니 이 상사로서는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 상냥한 아가씨에게 차마 슬픈 충격을 줄 수가 없어 끝내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하는데, 펜팔을 통해서 서로 사귀게 된 그 아가씨(중앙청 모 부처에 근무)가 고인의 유골이 도착하던 바로 그 날 김포비행장에 나가 유골함을 안고 있는 이 상사와 그런 말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은 물론 우연한 일이었다고는 하나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기이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호치민 방송국에서 제작했다는 투망작전과 관련된 이야기는 1997년 국내의 모 TV방송국에서 방영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 방영물을 시청한 당시의 9중대 1소대장 김원식씨(해사 20기, 예비역 중령)의 말에 따르면 그 화면에 출연한 원수(元帥)의 계급장을 단 월맹군의 노 장성이 3대대의 지휘부를 요격했던 날짜와 장소를 대며 자신이 지휘한 매복대가 따이한 해병대의 1개 대대를 섬멸했다고 증언하는 것을 시청하고 깊은 감회를 느꼈다는 그러한 이야기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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