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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세계를 지배하는 미 해군의 힘, 제럴드포드급 신형항모

머린코341(mc341) 2017. 1. 18. 20:08

여전히 세계를 지배하는 미 해군의 힘, 제럴드포드급 신형항모

  항공모함은 한 나라의 해군력을 궁극적으로 상징하는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이후 항공기는 매우 중요한 무기체계로 자리 잡았다. 포격으로 극복할 수 없는 거리를 항공기는 손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당연히 항공기가 땅 위만을 비행하는 것은 아니고, 결국 해전과 항공기가 결합하자 그 결과는 엄청난 것이 되어 버렸다.


 미 해군 항모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은 항모 6척을 동원하여 미군의 태평양 거점인 진주만을 타격했다. 미군은 이 공격에서 전함, 순양함 등 9척이 격침되고 3,500여 명이 사망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미 태평양함대 소속의 항모 4척 가운데 단 한 척에도 피해를 입히지 못함으로써 반격의 불씨만 키웠다. 특히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군은 일본 주력항모 4척을 격침시킴으로써 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 ‘해전’에서 양측 함대는 서로 직접 마주치는 일 없이 오직 항공기로만 승부를 냈다는 점이다. 해전이 바뀐 것이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시작 이전에 보유한 항모는 겨우 7척이었다. 그러나 진주만 공습으로 전쟁에 참전한 1941년부터 종전까지 생산한 항공모함은 모두 143척이었다. 함재기 100대를 탑재하는 2만 7천톤급 에섹스급 24척이 주력이지만, 이 외에도 순양함이나 급유함, 심지어는 상선까지 개조하여 다양한 호위항모를 생산했다. 이런 엄청난 해군력은 냉전시절에도 이어졌다. 특히 제트기 시대가 열리면서 영국 해군에서 개발한 스팀 캐터펄트, 즉 증기식 사출장치가 항모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은 냉전 이후에도 항모를 계속 유지하면서 과거 호위항모들은 상륙함 등으로 전환하고 주력항모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이에 따라 전쟁기간 생산했던 4만 5천톤의 미드웨이급 항모에 이어, 6만톤의 포레스탈급, 8만톤의 키티호크급 등 60년대까지 항공모함의 덩치를 키워왔다. 그러나 통상추진방식으로는 대형항모를 운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개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CVN-65 엔터프라이즈 함이다. 엔터프라이즈는 원자로를 무려 8기나 넣어서 만들었으며, 1950년대말의 기술력을 모두 집결하여 만들어 낸 미국 최강의 항모였다. 엔터프라이즈는 시험함적인 성격도 강하여 이후 건조될 원자력 항모의 표준이 되었다.


  니미츠급은 1975년 초도함 CVN-69 니미츠가 취역하면서 등장했다. 무려 10척이나 생산되면서 명실공히 미국 최고의 항공모함으로 자리잡아 왔다. 만재 배수량이 10만톤이 넘어 미군이 보유한 함정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니미츠급은 웨스팅하우스의 A4W 원자로 2기를 장착하여 각각 100M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니미츠급은 현재 미군의 주력함으로써 걸프전은 물론이고 아프간전, 이라크전 등에 투입되면서 움직이는 해상항공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 왔다. 한편 미국은 지난 2012년 엔터프라이즈 항모를 퇴역시키면서 10척의 니미츠 함만을 남겨 놓고 있다. 원래 미 의회가 정해 놓은 11척의 항모 쿼터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 차세대 항모가 예정대로 취역하면 다시 11척 체제로 복귀하게 된다. 미국이 무려 13년 동안이나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항모가 바로 CVN-78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함이다.


[사진 1] CVN-78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해양력 21과 CVN-21


미국은 니미츠 급 이후에 어떤 차세대 항공모함을 만들 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미 해군이 구상한 차세대 항모는 CVN(X) 또는 CVN-21이라고 불리었다. 차기항모는 2002년 당시 해군참모총장(CNO)인 번 클락Vern Clark 제독이 제시한 ‘해양력 21Sea Power 21’이라는 21세기 해군력 발전방향의 영향을 받았다. 해양력 21은 해양타격Sea Strike, 해양방위Sea Shield, 해양기지Sea Basing라는 3가지 개념으로 압축될 수 있다.


[사진 2]현재 미 해군의 주력은 니미츠급 항공모함으로 모두 10척이 현역을 지키고 있다.


  즉 미 해군은 우선 정보력을 바탕으로 해군-해병대 상륙작전을 수행하고 육·공군과 합동으로 지속적이고도 공세적인 정밀공격 능력을 펼쳐야 한다. 둘째 해양통제와 전진배치를 계속함으로써 미 본토를 방어하고 분쟁지역의 해역방어로 전 지구적 방어능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적국에 대한 진격능력을 갖춤으로써 지상전에까지 영향을 미쳐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해양작전 기동능력을 확보하여 공격과 방어가 자유자재로 가능한 해양기지를 구축함으로써 전 세계 어느 곳에라도 전개하여 합동군으로서 전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런 야심찬 계획에 따라 수많은 신형 해군무기체계들이 구상되고 도입되었는데, 우선 해양타격을 위해서는 UCAS-D 함재용 무인전투기와 함께 F-35B/C형이 채용되었고, 호크아이 레이더 개선사업이나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나 MQ-4C 트리톤 고고도무인정찰기 등 정보감시정찰능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계속되었다. 전투함에서는 LCS처럼 상륙지원 임무에 특화된 함정부터 자동화로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인 DDG-1000 줌왈트급 구축함 등으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미 해군력의 핵심이자 상징인 항공모함으로써 CVN-21이 자리잡고 있다. 즉 CVN-21은 해양타격의 중핵으로 스텔스기나 무인전투기를 포함한 다양한 함재기를 운용하여 하루 최대 1,080여개 목표지점을 타격할 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E-2D 조기경보기 등 다양한 자산과 방어시스템으로 함대전력을 보호하며, 유연한 해상전진기지로서 미 해군에게 막강한 억제력과 전투능력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CVN-21은 부시행정부 시절의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추진하던 국방개혁과 연계되면서 최신예 기술을 적용하여 적은 인력으로 더욱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는 미래적인 무기체계의 상징으로 떠받들어지게 되었다. CVN-21은 니미츠급 마지막 항모인 CVN-77 ‘죠지 H.W. 부시’에 이어 CVN-78 ‘제럴드 R. 포드’로 명명되었고, 2008년부터 예산이 할당되어 2009년부터 건조를 시작했다.



 최대의 소티를 보장하라


  항공모함은 말 그대로 항공기의 기지가 되는 배를 가리킨다. 항모의 능력은 소티생성률, 즉 얼마만큼 전투기가 많이 뜨고 내릴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니미츠급은 전쟁시 24시간 가동하는 집중임무surge sortie시에 하루 최대 200소티를 기록할 수 있으며, 2004년 미 해군은 집중임무시 최대 230소티로 4일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니미츠급의 소티생성률은 12시간 작전시 120회, 24시간 작전시 240회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포드급 항모는 12시간 작전시에는 160회, 24시간 작전시에는 무려 270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드급은 전장 333mm 전폭 78m, 흘수 12m에 만재배수량은 101,600톤 규모로 선체 자체도 니미츠급의 것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니미츠급과 차이가 거의 없는 포드급이 이러한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EMALS와 AAG이다.


  보통 F-16 전투기가 이륙하는데 필요한 최소거리는 450여m, 착륙에는 910여m가 필요하다. 그러나 니미츠급 항모에서는 99m 이내에 이륙하고, 98m 이내에 착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륙에는 사출장치가, 착륙에는 강제착함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미 해군의 항모는 증기 사출장치를 사용한다. 원자로의 터빈을 돌리는 증기를 이용하여 항공기를 사출시킨다. 문제는 어쩌다 한 번씩 증기압력이 부족한 채로 캐터펄트가 작동하기도 하는데, 이때 함재기에 충분한 추력을 주지 못하게 되어 항공기가 뜨지 못하고 물로 추락하게 된다. 니미츠급이 사용하는 C-13-2 사출장치의 경우, 증기를 담기 위한 탱크 등 함내에서 차지하는 체적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시스템 중량만 해도 1,500톤에 이르며, 캐퍼펄트 운용요원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


[사진 3] 포드급에는 전자기 사출장치인 EMALS가 장착되어 빠른 출격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포드급은 전자기식 사출장치EMALS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ing System를 채용하고 있다. 즉 증기가 아니라 강력한 전자기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EMALS를 채용하면 구조가 단순하고 정비가 간편하여 유지보수가 쉬울 뿐만 아니라 부피와 무게도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포드급에는 모두 4개의 EMALS가 장착된다. 무엇보다도 출력이 기존의 증기 사출장치는 95MJ인데 비하여 EMALS는 무려 122MJ을 기록하여 사출장치의 일대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2014 회계연도 시험평가 도중에 해군은 EMALS의 결함을 발견했다. 강한 추진력으로 인하여 슈퍼호넷이나 그라울러의 경우 480갤론 외부연료탱크를 장착할 경우 기체피로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포드 항모에서 이들 기체의 이착륙은 금지된 상태이다. 신뢰성도 문제가 되어 애초 ROC가 제시하는 주요고장간 평균 회수MCBCFMean Cycles Between Critical Failure가 4,166회였던 데 반하여, 작년 12월 시험결과는 340회에 그쳐 매우 낮은 신뢰성을 보여 주었다. 이 외에도 EMALS는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적의 EMP 공격시 무력화될 수 있다는 등의 단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사진 4] 기존의 강제착륙장치는 무인기의 회수가 어려웠지만 AAG에서는 X-47과 같은 무인전투기도 착륙시킬 수 있다.


  이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착륙이다. 기존의 니미츠급에서는 Mk7 유압식 강제착륙시스템을 채용했지만, 포드급에서는 최신형 강제착륙장치AAGAdvanced Arresting Gear를 채용하고 있다. 프레데터와 리퍼 무인기로 유명한 제너럴 아토믹스사가 미 해군과 함께 만든 AAG는 워터터빈으로 에너지를 흡수하여 착함시키는 방식이다. AAG는 현재 주력인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나 F-35C 라이트닝Ⅱ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이고, X-47 등 무인기의 이착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원래 AAG는 2009년까지 개발이 완료 예정이었으나, 천상 2018년에나 완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AG는 개발기간은 2.5배, 개발비용은 7배 상승하는 등 그렇지 않아도 비용 상승과 늦은 실전배치로 고전하고 있는 포드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양한 시도들


[사진 5] 포드급의 함교에는 DBR이 장착되어 2개 대역의 레이더로 탐색과 조준의 임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사진 6] 포드급의 주요 특징


  포드급은 우선 외양에서부터 남다르다. 아일랜드, 즉 항모의 함교는 과거 직사각형의 빌딩 같던 구조에서 스텔스성을 고려하여 경사지게 설계되었다. 함교는 크기가 작아지고 길이는 짧아진 대신 높이는 6m 정도 높아졌다. 함교 내부도 니미츠급에 비해 다소 좁아졌지만, 더욱 효율적인 관제시스템이 채용되어 여유는 충분한 편이다. 효율적인 항공작전을 위하여 함교는 니미츠급보다도 더욱 뒤로 배치했다. 이로써 비행갑판 공간이 니미츠급보다 더욱 넓게 확보되었을 뿐만 아니라 항공기를 최대한 적게 이동하면서도 갑판의 중간에서 연료 재보급이나 재무장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어, 작업의 동선이 더욱 효율적으로 재배치되었고, 더욱 높은 출격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항공기용 엘리베이터는 4개에서 3개로 줄어들었다.
  대신 함교에는 듀얼밴드 레이더DBRDual-Band Radar를 장착하고 있는데, 즉 포드급은 미 항모 최초로 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DBR은 SPY-3 X밴드 다기능레이더MFRMulti-fuction Radar와 SPY-4 S밴드 광역수색레이더VSRVolume Search Radar를 한데 묶어 각각 위상배열 안테나 3개면으로 구성한 레이더 시스템이다. 특히 SPY-3 MFR은 펜슬빔으로 저고도 표적까지 정확히 식별해낼 수 있어, 줌왈트급 구축함에서도 채용되어 있다. DBR은 중거리 방어용인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이나 근접방어용인 RAMRolling Airframe Missile나 CIWSClose-In Weapon System 등으로 구성되는 함정자체방어시스템SSDSShip Self-Defense System과 연동되어 항모의 방어임무를 수행한다.


[사진 7] 2016년 6월 시험평가를 위해 항해중인 포드 항모


문제는 장거리 목표를 탐지하는 SPY-4 VSR이다. 우선 카터장관은 실전배치시기를 맞추기 위하여 줌왈트급에서 SPY-4 장착을 취소해 버렸고, 결국 줌왈트급 건조사업에서 해결하기로 되어 있었던 SPY-3와 SPY-4의 연동문제를 포드급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특히 기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VSR로 인하여 항공관제 레이더와의 간섭현상 등 개발초기의 문제점들이 발견됨에 따라 SPY-3와 SPY-4의 동시운용이 어려운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결국 미 해군은 초도함인 포드함에만 DBR을 장착하기로 하고 후속함부터는 EASREnterprise Air Surveillance Radar을 장착하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1억 8천만 달러를 절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 8] 포드급은 F-35C 라이트닝 II, F/A-18E/F 슈퍼호넷 등 타격임무기 44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5대, E-2D 조기경보기 5대, MH-60R/S 해상작전헬기 19대 등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항공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드급은 여전히 원자력 추진이지만 원자로 방식이 틀리다. 기존의 가압경수로 방식인 A4W 계열을 대신하여 A1B 원자로를 채용하고 있다. 벡텔Bechtel사에서 1998년 개발한 A1B는 더욱 단순하고도 효율적인 설계를 채용하여 크기를 줄였을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전자제어감시기술을 채용하여 관리도 편해졌다. 무엇보다도 연료봉 교체는 20년에 한 번 할 수 있도록 되어 정비소요를 급감시켰다. 게다가 A1B의 출력은 원자로 1기당 무려 300MW로 니미츠급과 비교하면 무려 3배에 이른다. 사실 이런 충분한 출력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에 EMALS나 AAG 또는 DBR 같은 신형 장비들을 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충분한 출력에 바탕하기 때문에 추후에 포드급에는 자유 전자 레이저FELFree Electron Laser와 같은 레이저 무기도 장착될 예정이다.


[사진 9] CVN-78은 미국 제38대 대통령인 제럴드 R. 포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포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장교로서 항공모함에서 근무했던 바 있다.


[사진 10] 시험평가중인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사진 11] 2040년까지 미 해군의 항모 운영계획


 사업추진의 교훈


  포드급은 2016년 6월까지 약 98%s의 공정완성률을 보이고 있다. 애초에 포드급이 전력화하기로 한 것은 2015년 9월 30일이었지만 신형 장비들의 성능검증이 완성되지 못하자, 전력화시기를 2016년 8~9월경으로 연기한 바 있다. 그런데 여전히 탑재장비에 대한 평가가 89%에 그치고 있어 전력화시기를 다시 올해 11월로 연기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이 와중에도 포드급의 후속함은 꾸준히 건조가 계획되고 있어, 이미 2번함 CVN-79 ‘존 F 케네디’는 2015년부터 건조에 돌입했고, 3번함 CVN-80 ‘엔터프라이즈’는 2018년에 건조될 계획이다. 모두 10척이 건조되어 2050년까지 니미츠급을 대체하게 된다. 초도함인 CVN-78 포드가 과연 제 시기에 전력화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초도함의 건조사업은 어느 나라건 많은 문제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포드급의 문제는 이보다는 좀 더 복잡하다.


  가장 커다란 문제는 동시진행concurrency이다. 이전까지 한 번도 검증된 바 없었던 최신기술로 최초의 무기체계를 만들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사후 보정으로만 가능하다는 가정에 문제가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F-35이다. 비용을 아끼겠다고 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용은 증가하고 리스크만 커졌다. 2010년 즈음에는 아예 사업 자체가 넘어질 뻔까지 했다. 똑같은 실수가 포드급에서 반복되었다. 해군은 포드급에 너무도 많은 신기술을 한꺼번에 다 밀어 넣으려고 했다. EMALS, AAG, DBR 등등 이전에 다른 함정에서 한 번도 실험해본 적이 없던 기술들을 10만 톤짜리 초대형항모에 우겨 넣으려다 보니 무려 13년의 시간에다가 60억 달러나 비용을 초과해 버렸다. 2008년 예상으로 105억 달러이던 초도함 건조비용은 2016년 현재 129억 달러까지 무려 23%나 상승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메케인 의원은 포드급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하여 ‘미국 최고의 돈 낭비America's Most Wasted’라는 제목의 보고서까지 발간하기도 했다.


  물론 25% 적은 인원으로 25% 더 많은 출격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드급의 목표가 성공한다면, 이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성공이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으며,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현용기술에 대한 희망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했을 때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례를 포드급이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미국은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포드급을 성공리에 취역시킬 것이다. 누가 뭐래도 포드급은 앞으로 반세기 동안 해양력을 통해서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킬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유용원의군사세계] 2017.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