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난에도 핵 추진 '슈퍼 항모' 건조 추진
10만t급으로 2030년 말까지 작전 배치, 최신 함재기 90대 탑재
전문가들 "美 핵 항모 포드에 필적"…회의적 전망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가 경제난에도 대형 핵 추진 항공모함을 건조한다.
이타르타스통신, 스푸트니크 뉴스 등 러시아언론에 따르면 빅토르 부르수크 러시아 해군 참모차장(무기 체계 담당)은 유일한 항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와는 별도로 배수량 10만t급의 첫 핵 추진 '슈퍼 항모'를 건조해 이르면 오는 2030년 말까지 작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부르수크 차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제해상방어쇼 기자회견에서 국영 크릴로프 연구센터와 네프스코예 설계국 공동 주관으로 핵 추진 항모 건조 계획('23000E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90년부터 북해함대에 배치된 배수량 6만t급의 재래식 항모 쿠르네초프는 보일러와 착함 케이블 등 여러 가지 기계적 결함으로 핵심 함재기인 MIG-29KR 전투기가 해상으로 추락하는 등 사고를 잇따라 일으켰다.
이에 따라 쿠르네초프 함은 내년부터 3년 동안 현대화작업에 들어간다. 러시아로서는 오는 2020년까지 항모 전단을 운영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러시아의 유일한 항공모함 '아드미랄 쿠르네초프'[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으로 촉발된 경제난에도 러시아가 최대 175억 달러(20조 원)로 추산되는 핵 추진 항모 건조를 추진하게 된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의 갈등 격화와 이에 맞선 대양 원정 필요성 확대 때문으로 분석됐다.
군사 전문가인 안드레이 골로바츄크 예비역 대령은 라디오 스푸트니크와의 회견에서 "현대적인 도전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러시아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최첨단 핵 추진 항모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MIG-29K 전투기[위키미디어 제공]
크릴로프 연구센터와 네프스코예 설계국 소속 전문가들은 이 신형 항모 설계 개발에 7∼10년이, 적재 무기 체계 개발에 최대 15년이 각각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폭풍'(shtorm)으로 불리는 이 슈퍼 항모는 길이 330m, 최대 속도 30노트(56㎞)로 MIG-29K 전투기, T-50(PAK FA) 스텔스 전투기, YAK-44 조기경보기, Ka-27 중형 헬기, Skat 무인기 등 90대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기초설계가 됐다.
승조원 4천 명의 이 항모는 또 최대 600㎞ 거리에서 접근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최신예 S-500 기반의 방공미사일 체계도 갖추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항모가 취역하면 미 해군 함정 가운데 최대인 포드급 차세대 핵 추진 항모 '제럴드 포드' 함(CVN-78)에 필적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했다.
오는 2020년께 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인 10만1천600t급 포드 함은 F-35C '라이트닝 2' 스텔스기와 F/A-18E 등 80대가량의 함재기를 탑재하며, 이착륙에 핵심인 전자식 사출장치(EMALS)와 강제형 착륙장치(AAG) 체계를 갖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예전의 사례를 고려할 때 러시아가 경제난을 이유로 이 신형 항모 건조 계획을 정상적으로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연합뉴스]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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