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첫 잠수함은 ‘대북침투용’ 이었다
비둘기 동지회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군이 최초로 보유한 잠수함은 돌고래급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코스모스급 특수작전용 잠수정을 1974년에 도입했다.
코스모스 특수작전용 잠수정은 10명 내외의 특수요원이 탑승해 정찰, 기뢰봉쇄 등의 특수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북파공작을 목적으로 한 부대가 운영한 잠수정이었던 셈이다. 코스모스는 대형함정을 폭파할 수 있는 250Kg무게의 폭탄 6개, 50kg무게의 폭탄 10개, 일명 접시폭탄으로 불리는 폭탄도 싣고 다녔다.
코스모스의 기준배수량은 약 70톤급 정도로 정규잠수함으로 보기 힘들다. 도입비용이 저렴하고 운용유지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이 잠수정을 통해 이후 잠수함대에 주력이 될 핵심 승조원들을 양성하는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코스모스를 도입할 당시 이탈리아 잠수정 기술자와 교관들도 한국에 같이 들어왔다. 북파요원인 일명 '비둘기요원'들에게 폭탄조작, 수중운반, 폭파 등 잠수정 운영법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당시 비둘기요원들이 받았던 훈련은 'U1'이라고 불렸으며 28주 과정이었다.
훈련내용은 잠수훈련, 항해기법, 기술정비, 폭약설치 등 다양했다. 또 정기적으로 무귀환 훈련, 유사지역침투훈련, 탈출훈련을 받았다. 이 훈련은 1985년이후 'S-1'이라고 명칭이 바뀐다.
이후 해군첩보부대 501기지소속 사자편대 6개팀이 502기지부대로 배속되면서 비둘기편대와 같은 부대에서 활동하게 된다. 502기지부대는 1990년 11월에 국군 정보사령부 제 912부대로 개편된다.
코스모스에 탑승한 요원들은 1973년 설립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의 공작임무를 수행한 5국 소속이었다.
설립 당시 부대의 정식명칭은 해군첩보부대 502기지로 '신성기업 마산지사'라고도 불렸다. 502기지부대의 부대원들은 비둘기요원으로 해군장병들이 무작위 착출됐다. 이들 중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불합격자는 다시 부대로 보내졌다.
이밖에도 북파공작부대는 많다. 북파공작부대는 1948년 태동해 1972년의 7ㆍ4남북공동성명 발표 때까지 활동한 무장 첩보부대를 말한다.
대표적인 한국군의 북파공작부대는 육군의 HID(Headquarters of Intelligence Detachment), 해군의 UDU(Underwater Demolition Unit), 공군의 OSI(Office Of Special Investigation) 등이 손꼽힌다. 이밖에 해병대의 MIU(Marine Intelligence Unit), 공군의 실미도 부대 등에서 북파공작원이 양성됐다.
1950년대에는 이북의 지리를 잘알고 북한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채용됐다. 연령과 성별에 대한 차별은 두지 않았다. 하지만 60년대 이후에는 가정과 사회적인 문제점이 없는 사람 등 조건에 갖춰 선발했다.
북파공작원 부대 중에서 육군의 HID가 가장 규모가 컸다. 1950년 7월 육군본부 정보국내 공작과에 편성된 이 부대의 최초 부대장은 이철희ㆍ 장영자 사건으로 유명한 이철희 대령이다.
이후 부대는 새롭게 창설된 육군첩보부대에서 육군정보사로 불리며 첩보업무를 담당했다. 영문표기도 1961년에 HID에서 AIU(Army Intelligence Unit)로 변경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각군 정보부대를 다시 통합시켜 국군정보사령부(DIC)로 흡수하게 된다.
공군의 실미도 부대는 '실미도' 영화로 더 유명하다. 실미도 부대는 지난 1971년 8월 23일 서울 노량진에서 폭사한 실미도 부대원들의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시아경제]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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