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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과 해병대의 상륙작전 노하우를 집대성해 완성한 다용도 상륙함

머린코341(mc341) 2017. 9. 29. 15:37

미 해군과 해병대의 상륙작전 노하우를 집대성해 완성한 다용도 상륙함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


샌안토니오급의 최신함인 LPD-27 포틀랜드(Portland). 각이 잡힌 함교 구조물에서 대형 함정의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출처: 미 해군>


개발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상륙작전을 할 때 수송선에 탑재한 병력과 화물을 목적지 해변까지 수송하는 과정이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대형 수송선이 수심이 낮은 해변에 직접 접안하여 병력과 화물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하역을 해야만 했다.


먼저 해변까지 직접 항해가 가능한 상륙정을 크레인으로 바다에 내려놓으면 이어서 해병대원이 그물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서 상륙정에 탑승했다. 화물의 경우에는 수송선의 내부에 적재한 화물을 크레인으로 하나씩 꺼내어 상륙정에 옮겨 실어야 했다.


병력과 화물을 상륙정에 실은 다음에는 해변까지 자력으로 항해하여 도착하는데, 문제는 상륙정의 속도가 8노트에 불과하여 수송선에서 해변까지 왕복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병력과 화물을 적재하는 시간도 많이 소요되어 전체적으로 상륙작전 수행이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에서 느린 속도로 상륙돌격을 감행할 경우 해안선에서 적의 반격을 받아 병력 손실이 커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미 해군은 전차와 같은 전투차량은 상륙정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해변에 내릴 수 있는 전차상륙함(LST: Landing Ship, Tank)을 개발했다. 이로써 선발 병력이 일단 해변에서 거점을 확보하면 이어서 전차와 같은 중장비를 직접 투입하여 지원화력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차상륙함은 전차를 해변에 내릴 수 있는 램프를 선수에 설치한 관계로 항해속도가 15노트에 불과한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태평양처럼 넓은 해역에서 상륙작전을 하려면 목표 지역에 도착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사전에 작전 의도가 노출되기 쉬웠다.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한 이후 홀로 버티던 영국은 유럽 대륙을 침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영국 해군은 프랑스에 상륙작전을 시도하려면 종전과 같이 상륙정으로 왕복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해결 방안을 고민했다.



종전의 방식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상륙정을 화물선에서 내린 다음 병력과 화물을 탑재하는 하역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이에 따라 영국 해군은 크레인을 사용하여 상륙정을 갑판에서 바다로 내리는 방법 대신 함정의 선미 부분에서 직접 발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상륙함의 선미 부분에 도크(dock)를 설치하고 바닷물을 주입하여 함정을 약간 가라앉도록 하면 싣고 있던 상륙정이 저절로 떠오르게 되고 자력으로 바다로 진출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채택하면 선수 부분을 유선형으로 설계할 수 있어 함정의 항해속도가 빨라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영국 해군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고안했지만 당시 영국은 선박을 대량으로 건조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영국 해군은 미 해군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제 함정을 건조했는데, 이것이 바로 도크형 상륙함(LSD: Landing Ship, Dock)이다. 아이디어를 실현해 실제 건조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 후반기에 투입되기 시작한 도크형 상륙함은 투입 시기가 늦어져 실제로 많은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실제 상륙작전에서 단시간 내에 많은 병력과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효율성을 인정받았고 원양항해가 가능하며 거주 공간이 넓어 해군과 해병대 모ㄴ두에게 환영을 받았다.


1943년 취역한 미국 최초의 도크형 상륙함인 LSD-1 애쉬랜드(Ashland) <출처: 미 해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미 해군은 상륙작전에 사용한 구형 수송함을 단계적으로 퇴역시키면서 도크형 상륙함으로 교체하는 상륙함대 현대화를 추진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실전 경험을 살려 전면적으로 개량한 미 해군의 토마스턴(Thomaston)급은 대표적인 도크형 상륙함으로 배수량이 12,000톤에 이르며, 대형 상륙정 3척과 50대의 상륙돌격장갑차를 탑재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그러나 미 해군이 토마스턴급, 앵커리지(Anchorage)급 도크형 상륙함을 실제로 운용한 결과, 대부분의 함정 내부공간을 상륙정을 탑재하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병력과 화물을 많이 탑재하지 못하는 단점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도크형 상륙함(LSD)을 기반으로 상륙정의 탑재 공간을 줄이고 여유 공간에 병력과 화물을 더 많이 탑재하도록 개량한 도크형 상륙함(LPD: Landing Platform, Dock)을 개발했다.



1965년에 등장한 오스틴(Austin)급은 매우 성공적인 설계로 미 해군의 대표적인 상륙함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모두 12척이 취역했고 아직까지 1척이 남아 현역을 지키고 있다. 오스틴급 도크형 상륙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륙정의 개량이다.


종전에 사용하던 다용도 상륙정(LCU: Landing Craft, Utility)은 160톤 이상의 대량 화물을 실을 수 있었지만 속도가 너무 느려서 실제 상륙작전을 지원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화물탑재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속도를 높여 짧은 시간에 여러 번 왕복하게 하여 상륙작전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을 시도했다.



이러한 개념을 실현한 신형 상륙정이 바로 공기부양 상륙정(LCAC: Landing Craft, Air Cushion)이다. LCAC는 주력 전차 1대 정도인 80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고 속도가 40노트 이상이어서 신속하게 상륙함과 해변을 왕복할 수 있으며 공기부양정의 특징을 살려 해변에 직접 상륙하여 장비를 하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스틴급 도크형 상륙함은 1척의 공기부양 상륙정을 탑재하며 함정의 중간 이후 상갑판에 헬기 이착함장을 설치하여 부족한 수송능력을 보완하고 있다. 실제로 중량 화물은 공기부양 상륙정이 수송하고, 병력은 헬기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상륙작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1965년 등장한 LPD-4 오스틴 도크형 상륙함 <출처: 미 해군>


오스틴급에 이어 등장한 샌안토니오(San Antonio)급 도크형 상륙함은 오스틴급을 더욱 개량한 상륙함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미 해군과 해병대는 상륙함의 현대화를 통한 수송능력의 향상을 연구한 끝에 전차상륙함(LST)을 폐지하고 강습상륙함(LHA, LHD)과 도크형 상륙함(LPD, LSD)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상륙함대를 편성했다.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은 1988년부터 검토하기 시작하여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예비 설계를 마치고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본격적인 설계를 진행하였다.


선도함인 샌안토니오 함은 1996년 12월에 에이본데일 조선소(Avondale Shipyard)에 낙찰되었으나 인걸스 조선소(Ingalls Shipbuilding)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실제 건조 계약은 1997년 4월까지 지연되었다.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은 노후화가 심각한 구형 상륙함을 대체하기 위해 모두 12척을 건조할 계획이며 현재 10번함까지 완성되어 취역했고 나머지 2척은 건조 중이다.



특징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미 해군의 상륙함 최초로 설계 단계부터 스텔스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많은 함정이 동원되는 상륙함대는 발견되기 쉽고 대형 상륙함은 구축함과 같은 전투함정에 비해 무장이 빈약하기 때문에 방어에 매우 취약한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선체의 형태를 스텔스 개념을 도입하여 설계하면 적의 레이더 추적을 피하고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샌안토니오급은 함교 구조물과 선체에 걸쳐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 경사면이 이어져 있으며 마스트의 경우 레이더 반사를 방지하고자 8각형으로 설계했다.


이와 같은 특수한 설계를 적용한 덕분에 샌안토니오급의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을 오스틴급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샌안토니오급의 또 다른 특징은 오스틴급보다 10% 이상 함정 크기가 커져 만재 배수량이 25,000톤을 넘은 초대형 함정이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에섹스(Essex)급 항공모함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를 자랑한다는 점이다.


함정을 대형화하면서 확보한 공간에는 강습상륙함과 같은 규모인 700명에 달하는 해병대원이 승선할 수 있으며 14대의 상륙돌격장갑차(AAV: Amphibious Assault Vehicle)를 탑재할 수 있다. 상륙돌격장갑차는 별도의 상륙정에 의지하지 않고 자력으로 해변까지 해병대원을 수송할 수 있다.



샌안토니오급의 개발 개념도. 복잡한 현대 해전에서 생존성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되었다. <출처: 미 해군>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의 내부구조도. 다층 갑판의 구조와 함미 도크의 구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출처: 미 해군>


오스틴급의 경우는 획기적인 성능을 가진 공기부양 상륙정(LCAC)을 1척만 탑재하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1척만으로는 수송능력을 확보하기에 부족했다.


샌안토니오급의 경우는 함정을 대형화하여 대형 도크를 설치하고 공기부양 상륙정을 2척 탑재하도록 개량했다. 그 덕분에 상륙정을 사용하는 화물수송능력이 2배로 증가하여 상륙작전 효율성이 향상되었다.


선미 도크에서 직접 바다로 돌입하는 AAV-7 상륙돌격장갑차 <출처: 미 해군>


도크에 진입하는 공기부양 상륙정의 모습<출처: 미 해군>


그리고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헬기 운용능력의 향상을 들 수 있다. 종전의 도크형 상륙함은 주로 화물 수송을 담당하고 상륙돌격함은 병력 수송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담 구조는 다수의 상륙함정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 큰 부담을 주었다.



샌안토니오급은 이것을 고려해 도크형 상륙함(LPD)이면서 강습상륙함의 헬기 운용능력까지 겸비하도록 개발한 함정이다. 종전에는 상륙정을 기본적으로 운용하고 헬기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한 데 비해, 샌안토니오급의 경우는 상륙정과 헬기를 동시에 운용하도록 도크형 상륙함과 강습상륙함을 절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상륙함의 성격이 강하다.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은 넓은 헬기 갑판을 확보하여 동시에 여러 대의 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출처: 미 해군>


샌안토니오급은 함정을 대형화하면서 선체의 폭을 대폭 확장하여 넓은 헬기 이착함장을 확보했다. 오스틴급의 경우 동시에 2대의 CH-46 수송헬기가 이착함할 수 있었으나, 샌안토니오급은 동시에 4대의 CH-46 수송헬기가 이착함할 수 있다.


한편 CH-46 수송헬기를 대체하면서 등장한 MV-22 틸트로터기의 경우는 동시에 2대가 샌안토니오급에 이착함할 수 있으며 함정에 직접 보관할 수 있는 격납고가 설치되어 있다.

 

샌안토니오급은 대형 선체의 내부에 충분한 적재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미 해군>


동급함

샌안토니오급 12척

● LPD-17 샌안토니오(San Antonio): 2000년 12월 9일 착공, 2003년 7월 12일 진수, 2006년 1월 14일 취역 / 에이본데일 조선소
● LPD-18 뉴올리언스(New Orleans): 2002년 10월 14일 착공, 2004년 12월 11일 진수, 2007년 3월 10일 취역 / 에이본데일 조선소
● LPD-19 메사 버드(Mesa Verde): 2003년 2월 25일 착공, 2004년 11월 19일 진수, 2007년 12월 15일 취역 / 인걸스 조선소
● LPD-20 그린 베이(Green Bay): 2003년 8월 11일 착공, 2006년 8월 11일 진수, 2009년 1월 24일 취역 / 에이본데일 조선소
● LPD-21 뉴욕(New York): 2004년 9월 10일 착공, 2007년 12월 19일 진수, 2009년 11월 7일 취역 / 에이본데일 조선소
● LPD-22 샌디에이고(San Diego): 2007년 5월 23일 착공, 2010년 5월 7일 진수, 2012년 5월 19일 취역 / 인걸스 조선소
● LPD-23 앵커리지(Anchorage): 2007년 9월 24일 착공, 2011년 2월 12일 진수, 2013년 5월 4일 취역 / 에이본데일 조선소
● LPD-24 알링턴(Arlington): 2008년 12월 18일 착공, 2010년 11월 23일 진수, 2013년 2월 8일 취역 / 인걸스 조선소
● LPD-25 서머싯(Somerset): 2009년 12월 11일 착공, 2012년 4월 17일 진수, 2014년 3월 1일 취역 / 에이본데일 조선소
● LPD-26 존 P. 머사(John P. Murtha): 2012년 6월 6일 착공, 2014년 10월 30일 진수, 2016년 10월 8일 취역 / 인걸스 조선소
● LPD-27 포틀랜드(Portland): 2013년 8월 2일 착공, 2016년 2월 13일 진수, 2017년 취역 예정 / 인걸스 조선소
● LPD-28 포트 로더데일(Fort Lauderdale): 계획 중 / 인걸스 조선소



운용 현황


미 해군은 모두 12척의 샌안토니오급 도크형 상륙함을 확보할 계획이며 현재 10척을 확보했고 1척은 2017년 중 취역할 예정이다.


나머지 1척은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인걸스 조선소에서 건조할 예정이다. 대서양함대 산하 버지니아 노퍽(Norfolk) 해군기지에는 LPD-17/-19/-24 등 3척, 플로리다 메이포트(Mayport) 해군기지에는 LPD-21 1척이 배치되어 있다.


태평양함대 산하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San Diego) 해군기지에는 LPD-18/-22/-23/-25/-26 등 5척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佐世保) 기지에는 LPD-20 1척이 전진배치 되어 있어 미 해군이 태평양 지역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중폭발에 견디는 선체 내구성을 테스트 중인 LPD-19 메사 버드(Mesa Verde) <출처: 미 해군>


제원

- 선명: 샌안토니오급
- 함종: 도크형 상륙함(LPD)
- 만재배수량: 24,900톤
- 전장: 208.5m
- 전폭: 31.9m
- 흘수: 7.0m
- 주기관: 콜트-피엘스틱(Colt-Pielstick) PC 2.5 디젤엔진×4, 2축
- 출력: 40,000마력
- 최고속도: 22노트
- 승조원: 403명(사관 29명, 수병 374명)
- 무장: RIM-116 RAM 발사기×1(21셀), 30mm Mk.46 기관포×2, 12.7mm 기관총×10
- 탑재능력: 병력 699명, LCAC×2
- 항공기: MV-22B 틸트로터기×1~2
- 레이더: SPS-48E/G 대공 레이더, SPS-73(V)13 대수상 레이더, SPQ-9B 사격통제 레이더
- ESM: SLQ-32A(V)2 재머
- 건조비용: 14억 달러(샌안토니오)

 

도크 내부에서 출발 대기 중인 AAV-7 상륙돌격장갑차 <출처: 미 해군>


정면에서 바라본 LPD-23 앵커리지. 우뚝 서 있는 대형 마스트가 인상적이다. 대형 함교 구조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 선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미 해군>


선미 도크로 천천히 진입하는 다용도 상륙정(LCU) <출처: 미 해군>


[유용원의 군사세계] 2017.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