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천무·K-9 자주포...해외에서 통하는 국산 '명품무기'
군사원조에 의존하던 나라
고등훈련기 등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
해외 수출까지 성공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막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에 참석해 “불과 반세기 전 소총 한 자루도 제대로 만들 수 없어 군사원조에 의존했지만 이제 초음속항공기를 직접 만들어 수출까지 하는 나라로 우뚝 섰다”며 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T-50 고등훈련기는 지난 10년간 23억 달러(약 2조6045억원) 이상 해외 판매됐다”며 “성능·가격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항공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을 위해 개발된 T-50 기반 시제기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도날슨 센터 공항에서 진행된 시험비행 전 사전 점검을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T-50 항공기는 비록 록히드마틴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긴 했지만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정부가 10여년을 투자해 개발한 실질적인 국산 항공기다.
총 개발비 2조여 원 중 우리 정부가 70%, KAI가 17%, 록히드마틴이 13%를 부담했다. T-50은 부품이 32만개에 달하는 정교한 항공기다.
조종 기기를 전선으로 연결해 전기 신호로 제어하는 ‘플라이 바이 와이어’ 기술이 적용됐다. T-50의 내부배선의 총 길이는 15km나 된다.
특히 T-50은 훈련기로는 드물게 최고 속도가 마하 1.5에 달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국이 됐다.
T-50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T-50i)에 16대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이라크(T-50IQ) 24대, 필리핀(FA-50) 12대, 태국(T-50TH) 12대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총 64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가 함께 만든 첫 국산 항공기인 기본훈련기 KT-1은 페루 등에 총 80여대가 수출됐다.
현재 KAI는 T-50을 기반으로 한 350대 규모의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다연장로켓 ‘천무’, 축구장 3개 넓이 초토화
‘천무’ 로켓탄이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화염을 뿜으며 솟구쳐 오르고 있다. [사진=육군]
문 대통령은 또 다른 국산 무기인 천무에 대해서도 “차세대 다연장로켓”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세계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무는 넓게 포진한 적을 단번에 휩쓸 수 있는 다연장 로켓(MLRS)이다. 2015년부터 야전부대에 실전 배치됐다.
기존 육군에 배치된 다연장 로켓에 비해 정확도와 사거리를 크게 개선한 게 특징이다. 단발 또는 연속으로 12발의 로켓을 쏠 수 있으며 최대사거리는 80km에 달한다.
특히 천무는 유도 로켓 뿐만 아니라 무(無)유도 로켓도 운용할 수 있다. 유도탄은 고폭탄과 분산탄으로 구분된다. 고폭탄은 목표물 반경 15m를 벗어나지 않아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분산탄은 300개의 자탄을 쏟아내 축구장 3개 넓이 면적을 일시에 초토화하는 막강한 위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천무의 사격시스템은 모두 자동이다.
유사시 군단 및 사단에서 포병대대(사격대)로 표적정보를 통보하면 천무의 사격통제장치에서 사격 제원을 산출하고 자동으로 발사대를 구동해 사격한다.
◇국산 무기체계, 해외 ‘러브콜’ 이어져
K-9 자주포도 대표적인 국산 ‘명품무기’다.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한화테크윈(012450) 등 100여 개 업체가 참가해 개발했다.
K-9의 사거리는 40km 전후로 목표물을 향해 15초에 3발을 발사할 수 있다. 현존 세계 최강 자주포로 꼽히는 독일제 PHZ200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게 군 내부 평가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핀란드에 잇따라 수출됐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AUSA 2017)에 참가하기 위해 K9 자주포가 워싱턴D.C. 시내의 국회의사당 주변을 지나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화]
한국의 잠수함 기술력 역시 세계적이다. 우리의 초기 잠수함 기술은 독일 제품을 들여와 국내 조립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3000톤급의 중대형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건조 뿐 아니라 설계까지 하는 수준에까지 올랐다. 인도네시아와 1400톤급 잠수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산 무기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산 수출 규모가 2006년 2억5000만 달러(약 2760억원) 수준에서 2015년 34억9000만 달러(약 3조8500억원)까지 늘었다.
10여년 만에 14배나 커진 것이다. ‘방산비리’ 역풍으로 2016년에는 25억5000만 달러(2조9000억원)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무기체계에 대한 해외 시장의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다.
방산 수출 규모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탄약이나 부품류 등 위주에서 항공기와 함정과 같은 고부가가치 무기체계로 수출 품목이 다양화·첨단화 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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