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용산' 미군 병원 용산에서 캠프 험프리스로
기지 안 편의시설 이달 말 문 닫아
용산 미군 기지 반환 절차 착착 진행
2022년 일부 제외 되돌릴 준비 마쳐
20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개원한 브라이언 D. 올굿 육군 병원. 이 병원은 연간 5000명의 입원 환자를 지원할 수 있는 68개 병상 규모다. [연합]
[중앙일보 이철재 기자] 미 8군 제65 의무 여단은 20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새로 지은 브라이언 D. 올굿 육군 병원과 외래진료 센터의 개원식을 열었다.
이번에 문을 연 평택의 브라이언 D. 올굿은 연간 5000명의 입원 환자를 지원할 수 있는 68개 병상 규모의 병원이다. 출산ㆍ분만한 환자를 위한 병상도 마련됐다. 외래진료 센터는 연간 20만명의 외래환자를 돌볼 수 있다.
브라이언 D. 올굿 병원은 2007년 이라크에서 순직한 브라이언 D. 올굿 대령의 이름을 붙여졌다. 올굿 대령은 2004~2006년 한국에서 복무한 경력이 있다.
브라이언 D. 올굿 병원은 원래 서울 용산의 미군 기지 안에 있었다. 제121 전투지원 병원, 약칭 ‘121병원’으로 잘 알려졌다. 평택의 새 병원에 용산 병원의 이름을 넘겨준 셈이다. 주한미군은 121병원의 건물을 당분간 그대로 두면서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용산 미군 기지의 제121 전투지원 병원(121병원). 2008년 이라크에서 순직한 브라이언 D. 올굿 대령의 이름을 따 브라이언 D. 올굿 병원으로 바뀌었다. 20일 브라이언 D. 올굿 병원 이름은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안에 새 병원에게 넘겨졌다. [사진 위키피디아]
121병원은 원래 일제강점기 용산총독관저 터였다. 1904년 러ㆍ일전쟁이 끝난 직후 조선주둔 일본군 사령관으로 부임한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가 이곳에 유럽풍의 호화 관사를 지었다. 1910년 한ㆍ일강제병합 후 총독관저로 바뀌었다. 6.25전쟁 때 폭격으로 상당 부분 파괴됐고, 초 주한미군이 그 자리에 병원을 지었다.
브라이언 D. 올굿 병원을 포함, 용산 미군 기지 안의 부대와 시설이 착착 평택으로 이전하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 6월, 미 8군사령부는 2017년 7월 각각 평택으로 이사했다. 제65여단이 운영하는 치과 병원은 2017년 5월 평택에서 개원했다.
20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브라이언 D. 올굿 병원 개원식에서 참가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연합]
브라이언 올굿 병원 중증외상진료실 [연합]
주한미군과 군속 자녀들이 다니는 아메리칸스쿨(초ㆍ중ㆍ고)도 지난해 11월 폐교했다. 주한미군은 대신 평택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와 함께 대학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에듀케이션 센터를 조성했다.
용산 미군 기지의 편의시설도 하나둘씩 문을 닫는다. 세탁소ㆍ수영장ㆍ영화관은 이달 말 폐쇄한다. 미군 장병이 찾는 영내 가게도 ‘손님이 줄어’ 폐점한다는 공지를 속속 걸고 있다. 상점에선 ‘점포정리 세일’을 내걸었다.
다음 달이면 용산 기지에는 한ㆍ미연합군사령부 본부와 일부 지원 부대, 드래곤힐 호텔만 남는다. 연합사는 2021~2022년 평택으로 간다.
2022년께면 한ㆍ미 합의에 드래곤힐 호텔과 주한 미국 대사관 숙소가 잔류한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용산 기지의 반환 절차를 신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중앙일보]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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