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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분담금 8.2% 인상하자마자 또 추가인상 압박

머린코341(mc341) 2019. 9. 24. 20:26

트럼프, 방위비분담금 8.2% 인상하자마자 또 추가인상 압박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텔 바클레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내년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한국이 우리 군사장비를 구매하고 계신 큰 고객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될 것”이라며 방위비분담금 논의를 예고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바 있다. 그는 올해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을 8.2% 인상하자마자 “방위비분담금은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며 거듭 대규모 인상을 시사해왔다.


◆ “매년 50억 달러를 방위비로 내는 나라(미국)가 있는 반면 그들은 5억 달러밖에 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을 지난해(9602억원)보다 8.2%인상한 1조389억원으로 합의하자마자 방위비 추가 인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한미가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하고 이틀 뒤인 2월 1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한국은 어제 5억 달러(당시 한화 기준 5627억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며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왜 진작 (방위비분담금을)올리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그것(방위비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골프회동을 가진 뒤에도 한국에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다.


그는 한 나라를 지칭하면서 “매년 50억 달러(한화 5조9750억원)를 방위비로 내는 나라(미국)가 있는 반면 그들은 5억 달러밖에 내지 않는다”며 “그 나라에 전화해 45억달러를 손해 보는 건 미친 짓이며 이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하자 당황했다. 예산이 정해져 5억달러밖에 더 못 내겠다고 해서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화 한통에 5억 달러를 더 내도록 했다”며 “이번엔 그들의 사정을 봐줬지만 내년에는 더 많이 요구할 것이고 당신들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라를 정확히 지칭하지 않았지만 이전 발언으로 비춰 보아 한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나는 더 내라고 요구할 것”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분담금 압박이 본격화한 건 지난 7월 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하고부터다. 당시 한 매체는 미국 측이 올해 분담금의 6배에 달하는 50억 달러를 한국에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한국에 의해 거의 돈을 지급받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한국이 9억9000만달러(한화 1조1831억원)를 지급했다”며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이제 미국에 의해 제공되는 군사방어에 기여하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수년간 그것(방위비분담금)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느꼈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 한 모금행사에 참여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한화 13만6000원)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한화 1조1947억원)를 받는 게 더 쉬웠다”며 “우리가 왜 그들의 방위를 부담해야하는가”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2일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 공화당 콘퍼런스에 참여해서도 “미국은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해주지만 그들은 거의 돈을 안낸다”며 “그들은 우리 친구고 동맹인데 가끔은 동맹이 다른 누구보다 우리를 나쁘게 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아무도 ‘이봐 우리가 당신들을 방어해주고 있고 당신들은 부자이고 조금 더 내야 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나는 더 내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 한미 방위비분담금 첫 협상 개시…정부는 이례적으로 기재부 인사 투입 예정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정상회담 종료 직후 기자들에게 “두 정상은 이번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관해 각자의 기본입장을 설명했다”며 “문 대통령은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방 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방위비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기울인 노력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에선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첫 협상이 열린다. 미국 측은 제임스 드하트 신임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 대표가 나설 것으로 전해졌고 우리 측은 그동안 외교부, 국방부가 협상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출신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세계일보] 201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