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생활-10
두번 근무를 서다.
전역을 얼마 두지 않은 병장 앞에 병장을 단지 두달이 되어 가는 병장이 자신의 "거기"를 잡은 자세로 서 있었다.
잠시 후 꽁꽁 얼어 붙는 날 밤. 귓싸대기 20방을 날린 장본인인 개쫄 735기 선임도 불려왔다. 735기 선임은 사시나무 떨 듯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거의 졸도 직전으로 보였다.
"니 내 말년이라꼬 무시하나?"
내무실 하리마우에게서 그 동안 보여줬던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무서운 체질해병으로 변신해 있었다.
내무실 바닥이자 중대 바닥 귓대기를 저리 퉁퉁 붓게 해서 눈도 못뜨게 만들어 놓으면 내일 아침 조별과업때 반드시 문제가 생기고 하리마우가 하필 이 날 안전해병이라 책임을 물 수 있는 사건으로 커져갔다.
그리고 후에 안 일이지만 중대 전통상 바닥은 총기사고나 장비사고 유발 등을 제외한 "찐빠"는 심한 구타를 할 수 없는 전통이 있었음에도 735기가 자기 기분에 못 이겨 이병이 이병을 확실히 표시가 나게 때려버린 것이다. (못 때리는 고참은 적 보다 무섭다 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ㅎ)
그러니 중대 하리마우 입장에서는 본인을 무시한 처사라고 받아 들였고 성질이 났는지 대우를 받고 있는 병장 2호봉을 새벽에 거기를 잡고 내무실로 호출을 한 것이다.
"일단 바닥 말번 근무로 돌려라."
조별과업때 문제가 되니 아에 근무로 돌려서 숨겨 버리자는 것이다.
잠결에 중대 행정병이 불려 왔고 대대에 보고 된 근무일지를 조작했다 잠시 뒤 그 사단을 안고 나는 상병 선임과 다시 근무를 나가게 되었다.
'아 씨8 귓대기 그렇게 맞고 잠시 뒤 다시 근무를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러 차례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딴 생각을 하느라 내가 잘 못 한 일인데 여러 사람을 당황하게 하고 귀찮게 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야. 눈이 제대로 안보이네... 이OO 이가 때렸다고?
"악"
"니 뭐 잘 못했는데?"
내가 잘 못 한일을 하나도 빼 놓지 않고 장황하게 설명을 하니 상병 선임도 고개를 끄덕이며
"니가 중대 바닥만 아니었으면 디질뻔한 일이다. 니 때문에 오늘 여러사람 피곤하게 될꺼다. 선임들 한테 찍히면 니 군생활 못한다이"
"악! 똑바로 하겠습니다!"
두 시간의 근무를 오돌오돌 떨면서 마치고 돌아와 공무원들(간부를 공무원이라 불렀다)을 피해 주계로 가서 미리 츄라이에 담아 보관하고 있던 식은밥,식은 국을 퍼 넣으니 왈칵 눈물이 났다.
식사당번 선임들에게 이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밥알을 가득 입안에 넣고 씹으면서 어깨만 작게 들썩이며 그리 울었다.
퉁퉁 부운 볼테기가 서러워서도 아니고 차갑게 식은 밥,국이 서러워서도 아니다.
알면서도 내 부주위로 의해 이런 대우를 받는다 생각하니 스스로가 너무 실망스러웠고 서러웠다.
'★해병일기 > 해병740기 김동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무생활-12 털에 대한 고민. (0) | 2019.10.07 |
---|---|
실무생활-11 백일휴가!_출발 고향앞으로! (0) | 2019.10.07 |
실무생활-9 근무 찐빠를 내다. (0) | 2019.10.07 |
실무생활-8 잊지 못 할 첫날밤 (0) | 2019.10.07 |
실무생활-7 낙오하면 죽는다. (0) | 2019.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