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D 보다 킬체인에 집중 투자ㆍ문민 국방정책실장ㆍ해병대 기무사령관…송영무 장관의 국방개혁 2.0 밑그림
KAMD 보다 킬체인에 집중 투자ㆍ문민 국방정책실장ㆍ해병대 기무사령관…송영무 장관의 국방개혁 2.0 밑그림
송영무 국방부 장관(맨 오른쪽)이 17일 합동참모본부를 찾아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국방개혁의 성공요인과 핵심방향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국방부 간부들에게 "군을 공룡에서 표범으로 바꾸는 게 국방개혁“이라며 강력한 개혁을 주문했다고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이 18일 전했다. 송 장관은 ”현재 군은 몸집만 거대하고 행동이 느린 공룡“이라며 ”국방개혁을 통해 날렵하고 무서운 표범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또 “전쟁의 패러다임과 전장, 무기체계가 바뀌는 데 우리 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현재 군 구조와 전력 체계가 소극적 방어 위주라 판단하고 이를 적극적 공세 위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군 소식통은 “재래식 전력만으로도 북한을 덜덜 떨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해ㆍ공군의 전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유사시 북한군이 휴전선을 넘어오기 전에 주요 전력과 시설을 타격하는 데 해군의 전투함과 공군의 전투기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북한의 후방 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해병대의 무기를 보강할 계획이다.
지난 3월 한국 공군의 대규모 단독 공중전투훈련인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에서 공군 KF-16 전투기들이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공군은 이 훈련에서 킬 체인 개념을 적용해 유사시 실전에서 제공권 장악과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래랜서 김성태
국방부는 또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KAMD)보다 북한의 도발이 임박할 때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로 선제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에 예산을 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KAMD와 킬체인을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했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KAMD를 완성하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적이 쏘기 전에 먼저 파괴한다’는 킬체인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억제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군은 킬체인 강화를 위해 현무 계열의 탄도ㆍ크루즈 미사일과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정밀유도무기(폭탄ㆍ미사일)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송 장관은 ‘국방부의 문민화’에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는 “제복(현역 군인)은 후방의 국방부가 아니라 전방의 일선에 배치되는 게 원칙”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송 장관이 ‘국방부에 명령-복종에 익숙한 현역과 예비역 군인들이 많다 보니 내가 잘못된 지시를 내려도 그대로 수행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현재 5개의 실장(고위공무원 가급ㆍ옛 1급) 중 한 자리만 직업 공무원 출신이 맡고 있다. 세 자리는 예비역 장성 출신이며, 국방정책실장은 공석 중이다. 송 장관은 곧 있을 인사에서 실장 자리의 대부분을 예비역 장성이 아닌 인사로 채울 방침이다.
특히 핵심 보직인 국방정책실장의 문민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송 장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국방정책실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도입 과정에서 보고 누락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송 장관은 또 최초로 해병대 장성을 기무사령관으로 앉히는 걸 검토하고 있다. 해병대 소장 중 한 명을 중장으로 승진시킨 뒤 기무사령관(중장직)에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기무사령관은 전신인 보안사령관(1975~90)을 통틀어 모두 육군에서 나왔다. 또 임재문(학군)ㆍ김종태(3사) 전 사령관을 제외하고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었다.
[중앙일보] 2017.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