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재배치는 '시급' VS '시기상조'...美, 배치 검토 가능성 시사
전술핵 재배치는 '시급' VS '시기상조'...美, 배치 검토 가능성 시사
[the300]도입될 전술핵, 340kt짜리 B61 전술 핵폭탄이 가장 유력 알려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9일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사진=뉴스1
북한의 도발 수위가 연이은 핵·미사일로 '정점'을 찍자 대응책으로서의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뜨겁다. 한국과 미국 내에서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놓고 '시급하다'와 '시기상조'라는 입장차가 팽팽하다.
심지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도 검토될 사안이라는데 무게 중심을 둔 반면,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에 방점을 찍어 청와대와 국방부 간에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이 고도화되면서 '게임체인저'가 된 북한을 '핵대핵'으로 방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3축 체계'의 완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동일한 핵전력으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측은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힘들게 유지해온 한반도 비핵화 행로를 바꿈으로써 동북아에서 주변국의 핵전력 증강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술핵 재배치는 '필요' VS '시기상조'...'갑론을박'=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청와대는 직접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국내외에서 거론되는 전술핵 배치 문제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전술핵 반입을 검토한 바 없다"며 "전술핵 도입시 우리의 북한 비핵화 주장 명분이 상실되며 동북아 전체로 핵무장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에 대해 '검토하지 않겠다'고 재차 못을 박은 것이다.
이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정부 정책과 다르지만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청와대가 직접 선을 그은 것이다.
이 같은 송 장관의 발언은 군 내부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안팎에서는 '핵은 핵으로 막아야 한다'는 일종의 '공포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전술핵 필요성에 무게추가 기울어져 있다. 북한이 사실상 핵탄두를 탑재할 미사일의 수준을 고도화 했다는 점에서 전술핵 배치로 이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간에도 전술핵 재배치를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보수진영은 '핵으로 맞서야'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안보태세가 안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를 외치며 정부 비판에 총공세를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진보진영에서는 미군의 핵우산이 있는데도 전술핵을 추가로 배치하자는 것은 감정적인 판단이라며 주변국의 핵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배치 반대를 분명히 했다.
◇美의 미묘한 입장 변화...중·러 압박용? =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에 애초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미군의 군사적 자원을 한반도에 추가고 전개하는 것이 전제척인 미군의 자원배치에서 불필요하다는 판단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며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앞서 10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한국의 국방장관이 며칠 전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했다"며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 NBC 방송도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시 전술핵을 한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도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바뀐 데에는 중국과 러시아 압박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대북제재안 의결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 압박 차원에서 전술핵 한반도 배치 검토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한편, 전술핵 배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반도에 배치될 전술핵에 대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최대위력 340kt짜리 B61 전술 핵폭탄이 가장 유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B61의 경우 F35 전투기에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공군이 F35를 도입하면서 B61도 함께 전술핵으로 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the300] 201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