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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정책기조 유지속 북·미 '해빙' 쉽지않을듯>

머린코341(mc341) 2014. 9. 8. 12:45

<美 대북정책기조 유지속 북·미 '해빙' 쉽지않을듯> (연합뉴스, 2014.09.01)

 

양국 접촉설 와중 백악관 "정책변화 없다" 선긋기…향후 정책 유연성 여지는 남아

 

 

미국 백악관이 31일(현지시간) 현행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백악관 전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꽉 막힌 북·미관계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지만 '해빙무드'를 점치기는 힘든 듯하다. 

 

미국 백악관이 31일(이하 현지시간) 현행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패트릭 벤트렐 공동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에 "미국의 원칙은 변함이 없고 동일하다"고 강조하고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며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관심이 없으며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이 같은 논평은 사실상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외교적 함의가 작지 않아 보인다. 

 

우선 현 시점은 미국이 대북정책의 기본 틀과 인적 라인업을 새로 짜는 '조정기'다. 특히 의회와 싱크탱크 일각에서 '전략적 인내'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대북 대화론이 고개를 들면서 향후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되느냐가 외교가의 관심사였다.

 

백악관의 이 같은 논평은 미국 정부가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쪽으로 분명한 입장을 정리했을 것이란 추론을 낳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백악관의 입장이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한 북·미간의 접촉 이후 나온 점이다. 미국은 지난 5월 몽골에서의 북·미간 트랙2(민간) 접촉 등을 통해 북한의 태도를 평가한데 이어 북한 당국자들과도 비공식 접촉을 가졌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확인 정보지만 이달 중순 미국 당국자들이 군용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해 비공식 접촉을 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물론 이 접촉이 사실일 경우 미국인 억류자 문제해결에 초점을 뒀을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시험'해보는 기회도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따라서 북·미간에 북핵 해법을 둘러싼 '간극'이 여전히 넓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백악관은 특히 이번 논평에서도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실험 중단 ▲은닉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의 신고 ▲영변 5MW 흑연감속로 가동 중단 등 비핵화 사전조치를 6자회담 재개 전에 이행하라는 의미다. 

 

미국은 이 같은 조치들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지만 북한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논평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북·미간 연락창구인 '뉴욕채널'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통해 직접 소통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뉴욕채널은 미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6자회담 특사)와 유엔 주재 북한측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간 외교채널이다.

 

따라서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트랙 1.5(반관반민)이나 트랙 2(민간), 또는 막후 대화와 같은 비공식 경로로 우회하지 말고 공식 연락창구를 이용해 전달하라는게 미국의 뜻이다. 

 

이는 앞으로 시드니 사일러 현 백악관 한반도담당 보좌관의 6자회담 특사 취임 이후 뉴욕채널의 활용도를 높여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6자회담 특사는 6자회담 재개 시 차석대표를 맡고 뉴욕채널을 통한 북한과의 비공식 대화를 전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지만 북한 핵문제 이외의 변수들로 인해 북·미 관계에 유연성이 생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다 자국민 3명이 계속 억류된 점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북한으로서도 억류자 문제를 대미 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의 신병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외교적 공간이 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리수용 외무상이 다음 달 15년 만에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리 외무상이 대북 제재와 인권문제에 대한 북한 정부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엔을 무대로 외교행보를 재개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특히 리 외무상이 이번 총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고위당국자들과 접촉하고 서로의 제안을 주고받을 경우 경색된 관계를 푸는 단초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시드니 사일러 신임 국무부 6자회담 특사 내정자가 다음 달 3일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오찬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미국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복안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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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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