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 레이더 반사·흡수 기술 1세대→3세대 진화

적군 레이더 반사·흡수 기술 1세대→3세대 진화 (문화일보, 2014.09.05)

 

공대공 공격 가능하고 전자戰 장비 탁월  
 
국가 간 군사력 경쟁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불러오기도 한다. 스텔스기도 냉전시대 미국이 옛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를 정찰하는 군용기로 만들기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적인 전투기로 발전했다.

 

◆스텔스 기술의 진화=역사상 최초로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항공기는 지난 1963년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SR-71’ 정찰기다. SR-71의 레이더 반사면적(RCS)은 10㎡로, 현존 최고의 스텔스 전투기로 꼽히는 F-22(0.01∼0.001㎡)에 비해서는 크고 B-1 폭격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SR-71은 스텔스 도료가 칠해져 있었고, 적 레이더 전파를 산란시키기 위한 설계가 적용됐다. 무엇보다 마하 3.0(시속 3672㎞) 이상의 속도와 8만 피트(24㎞) 상공에서의 고공비행을 바탕으로 SR-71은 1970년대 당시 공산권 국가 최고의 전투기였던 미그(Mig)-25(최고속도 마하 2.8)를 따돌리기도 했다.

 

2세대 스텔기로 분류되는 B-2와 F-117 폭격기부터는 RCS가 0.025㎡ 안팎으로 낮아져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진화했다. 미국이 2세대 스텔스기를 개발한 1980년대는 세계 각지에서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던 시기였다. 1981년부터 독일의 MBB는 극비리에 스텔스기 개발에 들어가 F-117의 75% 정도 크기의 요격기인 ‘램피리데’(Lampyridae)를 만들려 했다.

 

당시 스텔스기 기술이 정찰기·폭격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공대공 전투가 가능한 요격기는 다른 차원의 기술이었다. 요격기는 정찰기 이상의 비행 속도를 내면서 공대공 무장이 가능한 체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공군조사단은 MBB를 극비리에 조사해 비행체 모델을 확인했고 미 정부의 정치적 압력으로 개발계획은 무산됐다.

 

3세대 스텔스기는 공대지 공격과 함께 적의 공군기를 공격할 수 있는 전투기로 F-22가 시초다. 록히드마틴에 의해 1995년 개발된 F-22는 B-2와 F-117의 마하 0.8(시속 979㎞)에 비해 3배의 속도를 내는 등 기동성뿐 아니라 기체의 소프트웨어인 전자전 장비의 성능도 우수해 조종사들이 조종과 전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설계됐다.

 

◆스텔스 탐지 레이더 기술, 창과 방패의 싸움=스텔스기의 진화에 맞서 세계 각국은 ‘스텔스 탐지 레이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1999년 3월 27일 코소보전쟁 중에 F-117이 러시아제 SA-3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면서 관련 스텔스 탐지 레이더 기술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F-117을 격추시켰던 세르비아 측은 저주파 레이더로 스텔스기를 탐지했다고 밝혔지만, F-117이 같은 비행경로를 반복해 기동하다가 격추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텔스기가 레이더 전파를 모두 반사시키지 못하는 점을 들어 다수의 레이더망을 구성한 후 이를 레이더 간에 송수신해 위치를 추적하는 방식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강력한 스텔스 탐지 레이더 시스템 개발은 복잡한 절차와 비용 때문에 전력화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텔스 기술과 스텔스 탐지 레이더 기술 간의 쫓고 쫓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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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일보,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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