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긴 펀치’로 기습도발 가능성… 해병대 “열배백배 설욕” (동아일보, 2014.11.21)
[연평도 포격 도발 4주년]
북한군 4년전처럼 일제타격훈련 두차례 실시… 서해 NLL 긴장 고조
3“적이 도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 4주년을 사흘 앞둔 20일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대 고위 관계자는 “모든 해병대원이 산화한 동료의 한과 그날의 치욕을 열배 백배로 되갚아줄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북한이 어떤 유화 공세를 펼쳐도 서북도서 도발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일분일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3주년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 불바다’ 운운했던 북한의 호전성으로 볼 때 언제든지 ‘불장난’을 벌일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 북한의 서북도서 전력배치가 심상찮다
북한은 서북도서 맞은편 4군단 예하 도서와 내륙부대에 막대한 포병전력을 운용 중이다. 연평도 포격 당시 사용한 76mm 해안포와 122mm 방사포 200여 문을 비롯해 최대 사거리가 54∼65km인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다연장로켓) 60여 문을 해안선을 따라 촘촘히 배치했다.
특히 한 차례 공격으로 축구장 4∼5배 면적을 파괴할 수 있는 240mm 방사포를 백령도 맞은편 황해남도 내륙지역에 집중 배치해 놓았다. 군 관계자는 “서북도서의 K-9 자주포 등 한국군 포병 전력이 닿기 힘든 먼 거리에서 ‘긴 펀치’로 기습타격을 감행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군은 유·무인정찰기와 감청전력 등을 총동원해 이 지역 북한군 포병 전력의 관련 동향을 24시간 추적하고 있다.
북한은 또 KN 계열의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이 탑재된 이동식발사차량(TEL) 10여 대를 서해안과 내륙 지하갱도에 숨겨놓고 있다. TEL은 발사 직전까지 포착하기 힘들고, 발사 뒤 곧바로 이동 은폐가 가능해 최대 위협으로 꼽힌다.
군은 북한이 올 4월과 7월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모든 종류의 포를 총동원해 해상의 특정지점으로 발사하는 일제타격(TOT)식 사격훈련을 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이 훈련을 참관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연평도 도발 석 달 전에도 NLL 인근에서 이런 훈련을 실시한 점에서 단순한 무력시위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북한이 상부의 지시만 떨어지면 백령도와 연평도에 집중 포격을 감행할 준비를 끝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아울러 NLL 인근 태탄비행장에 기습침투용 헬기 수십 대를 전진 배치하는 한편 백령도 맞은편 고암포 기지에 70척의 공기부양정이 정박할 수 있는 해군기지도 운용 중이다.
○ 군, 포병 전력 강화
이에 맞서 우리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에 연평도 도발 이전보다 4, 5배 이상 강화된 포병 전력을 운용 중이다. K-9 자주포 40여 문을 비롯해 130mm 다연장로켓(구룡),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배치해 놓고 있다. 최대 사거리 25km, 무게 70kg인 스파이크 미사일은 차량이나 헬기에서 발사한 뒤 적외선으로 유도해 갱도 속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은 올 7월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한 도서상륙훈련 때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스파이크 미사일 진지를 가상표적으로 지목했다. 북한군의 서북도서 기습 강점에 대비해 코브라 공격헬기도 여러 대 배치했다. 해병대에 공기부양정과 고속단정을 갖춘 전투주정대(고속상륙부대)를 창설하고, 군단급 무인정찰기(UAV)와 2.75인치(약 7cm) 유도 로켓을 백령도에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만 서북도서 인근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관측하기 위한 전술비행선 도입 사업은 시험평가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전력화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서북도서의 한국군 화력은 북한보다 수적인 열세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군은 북한이 도발하면 육해공 가용전력을 총동원해 대응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유사시 서북도서사령부가 아닌 합참 차원에서 공군 전투기의 정밀폭격이나 사거리 60km 이상의 육군 다연장로켓포(MLRS)와 사거리 160km급의 전술지대지미사일(에이테킴스) 등으로 도발원점과 지원, 지휘세력을 보복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군은 또 김포지역에 주둔한 해병 2사단 병력의 서북도서 신속 증원 훈련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중대 규모로 실시한 증원 훈련을 올해는 대대급으로 확대 실시했다”며 “서북도서와 NLL에서 국지전이 발발하는 상황을 가정해 최단 시간에 전력 증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도발 때 포병 중대장으로 교전에 참가한 김정수 해병대 대위(33)는 “연평도 도발 이후 모든 장병이 투철한 군인 정신으로 무장했다”며 ”적이 또 도발한다면 다시는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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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동아일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http://news.donga.com/3/all/20141121/68033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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