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상륙돌격장갑차에 대한 정리와 개인적 의견 (유용원의 군사세계, 2015.01.20)
안녕하세요.
maxi(김민석)입니다.
오늘은 차기 상륙돌격장갑차 에 보도와 토론이 된 내용을 정리하고, 차기 상륙돌격장갑차에 대한 제 의견을 나누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약
-국내개발 역량이 낮아 순연되었다가 다시 재개됨
-40mm CTA 장착을 전제로 설계됨
-EFV의 요구성능보다 낮추지만, 개념은 유사하게 갈 것이다.
-중국제보다 못하다느니 하는 것은 허풍이 너무 심하다.
차기 상륙돌격장갑차는 이미 독도함 소요제기 및 고속상륙함(LSF-2) 소요제기가 받아들여지면서부터 해병대의 장기 소요제기로 마련해 놓은 오래된 계획입니다. 기본적으로 LST 방식의 해안 접근을 전제로 한 상륙함에서 운용하는 것이 현재 KAAV (LVT-9) 의 운용방식이기 때문에, LSF-2 및 상륙기동헬기와 보조를 맞추는 장갑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의 추종모델이었던 미국의 EFV(AAAV) 상륙장갑차가 개발이 취소되어, 해병대는 소요제기를 장기로 돌리고 개발 결정을 잠시 연기했습니다. EFV가 취소된 이유로 기술적인 어려움, 개발비 및 비용 상승을 들지만 사실 근본적인 이유는 강습상륙작전과 행정상륙작전의 중요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아군이 확보하지 못한 해안을 통해 상륙작전을 하는 것이 강습상륙작전인데, 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꽤 오래된 주제거든요.
사실상 가장 오래된 강습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입니다. 해안 방어 무기의 발달과 상륙작전의 근본적인 한계-바다에서 땅으로 전력을 투사한다는 것-은 적에게 전력을 쉽게 노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지요.
물론, EFV와 같은 고속 상륙돌격장갑차가 있다면 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상륙기동헬기와 고속상륙함은 단순히 속도가 빨라서 좋은 것이 아니라, 교두보를 확보하지 않아도 내륙의 적을 타격할 수 있거나 교두보 확보에 들어가는 희생을 최소한도로 줄이기 위한 장비거든요.
하지만 강습상륙작전을 포기할 수 없는 군이 전 세계에 딱 두나라가 있었는데 그게 하필이면 중국과 대한민국입니다.
핵심적인 전쟁 전략에서 강습상륙작전 개념을 포기할 수 없다는것은 두 나라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거든요.
참고로 미 해병대는 "연안 통제" 전략을 입안하고 준비중인데, 중국의 A2AD에 대항하는 군사전략 중 하나로 나중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암튼 다시 요약하자면
-미 해병대는 강습상륙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EFV를 취소함
-한국 해병대는 그래도 강습상륙 개념을 준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결정.
자, 이런 이유로 EFV와 유사한 성격의 장갑차를 만들 수 있는가 탐색개발을 시켰는데, TRL 기준 6 이하로 나온 핵심 기술들이 꽤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TRL은 제가 보라매 이야기 할때 자주 인용한 개념인데 간단히 정리하자면, TRL 9단계면 이미 그 기술의 개발이 완료된 것이고, TRL 6단계면 이제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단계, TRL 3단계 이하는 이론적으로 정립된 단계입니다.
차기 상륙돌격장갑차에 필요한 기술 중, TRL을 측정한 핵심기술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활주형 선체 제작에 필요한 차체 설계 및 활주 스키 설계 제작기술
-수상주행과 지상주행을 같은 추진체계로 수행하기 위한 동력전달기술
-수상 주행 시 고출력을 내기 위한 파워팩 기술
-경량 복합재 장갑 기술
-40mm CTA 무장 제작 기술
이중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추진체계 기술로, EFV를 추종해서 추진체계를 만들기 위해선 이런 것들이 필요했습니다.
-수상 주행시 터보차져, 해수 냉각 등 다양한 기술로 파워팩의 출력을 극대화 해야 하고,
-수상 주행과 지상주행시 변속기와 동력전달 계통이 빠른 속도로 변경되어야 하고,
-무게중심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엔진을 중앙에 배치한 상태에서 차체를 배치고 동력을 전달
세 가지 부분이 기술적으로 무척 어렵고 복잡하며, 신뢰성을 담보하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에 다시 ROC를 조정하고 개발 수준에 맞는 성능을 설정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나온 정보입니다.
의견 파트
-예측하기로는 소형화된 EFV 방향으로 갈 거 같다.
-그러지말고, 실제 사례가 없더라도 기술적 어려움이 낮은 방향으로 가자
-차기 상륙돌격장갑차의 개발기술을 이용해서 차세대 장갑차량에 적용하자.
지금까지 나온 연구 의 방향성으로는, 저는 차기 상륙돌격장갑차가 이런 방향성을 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1. EFV에 비해서 더 작은 크기에 더 작은 인원을 실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 EFV와 비슷한 동력 구성을 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3. 활주선체 관련 연구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륙돌격장갑차는 여러 이유로 소대급 병력을 운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좁은 상륙함의 격납구역 안에서 개별 차량의 인원 수송능력이 높을수록 더 많은 해병을 상륙시킬 수 있고, 둘째, 상륙 해안에 전개 시 일정 규모가 되어야 적 진지에 대한 화력투사가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기 상륙장갑차에 대한 기술적 난이도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저는 탑승 보병 숫자를 줄이고, 줄어든 중량을 활용하여 동력기구의 기술적 수준을 낮춘 다음, 40mm 경량형 기관포를 운용하여 인원 부족을 메꾸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미국 FMC 사는 AAV-7 장갑차의 로우앤드급 전력으로 LTVP(X)를 연구한 적이 있었는데요.
AAV-7보다 적은 크기에 유사한 구동체계를 적용하여 더 저렴하지만 분대급 수송이 가능하도록 제작한 바 있습니다.
전차급 파워팩을 개조하여, 바다에 있을때에는 터보차져와 냉각 기능으로 고출력을 낸 다음, 지상에서 트랜스미션을 바꾸어 운행하는 매커니즘은, 현재 그 대안이 연구되지 않는 점을 미루어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설명한 듯이 40mm CTA 무인포탑도 줄어든 수송량을 감안한다면 아마 EFV의 2700마력보다는 줄어든 2000마력에서 2300마력 정도 수준으로 수상 주행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으로 봅니다.
기사에는 현재 KAAV 장갑차의 선체를 운용한다고 쓰여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며, 활주선체 제작을 위한 기술적 고려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KAAV 장갑차에 엔진을 강화시킨다고 해서 그 능력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며, 기본적으로 EFV오 유사한 동력계통을 가지려면 차체의 배치가 완전히 달라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명 문제로 이야기를 하자면, 기본적으로 상륙돌격장갑차는 운용수명이 짧다는 점을 볼때 그렇게 늦은 것이 아닙니다.
KAAV 가 전량 대체를 하기 전 장비인 LVTP-7A1도 86년까지 우리 군에 도입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금 개발계획이 결정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요.
종합하자면, 저는 차기 상륙돌격장갑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방향성이라면 EFV보다는 해상 주행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도, 공격력, 방어력이 향상된 차기 상륙돌격장갑차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최신 상륙돌격장갑차보다 수상 주행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교 대상인 ZBD-05 상륙장갑차는 EFV보다 훨씬 적은 크기의 파워팩 출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상 주행시 1500마력을 낸다고 하지만 이것은 EFV의 터보차징과 해수 냉각 방식이 아닌, 단순히 지상 주행시 출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또한, ZBD-05가 대형 파도막이를 가지고 있어 EFV와 같은 활주형 주행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EFV보다 물에 잠기는(저항을 받는) 부분이 훨씬 많아 단순히 같은 수준의 활주형 선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오히려 AAV-7이나 BMP-3에 장착된 파도막이와 유사한 역할로 봐야 합니다.
현재 한국형 차기 상륙돌격장갑차는 ZBD-05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며, 특히 화력과 방어력 면에서 ZBD-05보다 뛰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ZBD-05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8명) 상륙 인원에 대한 보호용으로 105mm 저압포를 장착한 경전차 버전을 같이 상륙작전에 투입하는 모습이 관측되는데요, 이 방식은 화력부족을 메꿀 수 있지만 장갑차 한 부대가 편제 내에서 상륙시킬 수 있는 인원이 크게 줄어들기에, 모든 차량에 40mm CTA 기관포를 장착하는 편이 상륙지역에서의 지원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수준이 여전히 난이도와 개발 리스크가 크고,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어 제안하고자 하는 점이 있습니다.
1. 날개 전개식 활주형 선체 외의 다른 대안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2.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 보아야 한다.
3. 전투실 규격을 맞추어, 향후 무인장비 운용과 개량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먼저 EFV가 적용한 활주식 선체 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는, 이미 실용화된 수륙양용 차량 중 Gibbs사가 실용화한 활주선형 차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고, 차체의 모습을 제트스키와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가동부위가 작기 때문에 EFV와 같이 25노트의 고속을 낼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봅니다.
Gibbs사의 수륙양용차량들은 해상 전개시 바퀴를 접는 기능을 구현했는데, 이미 검증되고 기술적으로 문제가 덜 생긴다고 보고요.
두 번째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수상 주행시에는 추진기관을 워터제트로 직결시키고, 지상주행시에는 휠 내장형 모터로 바퀴나 구동계를 돌리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변속기의 구성을 수상 주행에만 국한시키면 하이브리드로 인해서 추가되는 캐피시터나 모터, 전지 등으로 인한 손해보다 이득이 더 큽니다.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의 또 다른 장점은 무게중심 배치입니다.
K-21도 그랬고, 추진체계의 구조로 인한 무게중심 문제는 수상주행이 가능한 장갑차에게 큰 골치거리였습니다.
너무 큰 엔진을 전방에 장착하면 병사가 빠졌을 때 무게중심이 변하거나, 수상 주행시 저항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EFV와 같은 차량들은 엔진을 중앙에 배치하고 병력 구역을 그 위에 얹는 식으로 대응하여 차체의 크기가 너무 커졌죠.
마지막으로, 상륙돌격장갑차의 병력탑승구획을 모듈화하여, 목적에 따라 빠른 교체나 개조가 편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2차 세계대전의 LVT 암트랙 시절부터 상륙돌격장갑차는 병력만 수송한 것이 아니라, 소형 차량과 탄약 등 다양한 장비와 물자를 수송해야 하는 임무가 많았습니다. KAAV-7의 병력실 천장에 대형 출입구가 있고, APC보다 체적이 큰 이유도 이 때문이었지요.
현대에 와서는 LCAC나 헬기 등 대체할 체제가 많이 등장했지만, 저는 차기 상륙돌격장갑차가 화물 수송에 적합한 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박격포 차량, 전자전 차량, 지휘차량, 공병 차량 등 파생형 개발을 염두해 두어야 하는데, 200여대의 제한된 수량 안에서 단일 목적으로 해당 차량들을 사용하고 개조하는 것보다는, 병력 수송형을 기본으로 두고, 상황과 임무에 맞게 해당 모듈로 교체하는 것이 효율과 예산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성은 무인 차량입니다. 체계개발이 완료될 2025년 이후에는 병사와 함께 행동할 각종 무인 국방로봇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 뿐만 아니라 UGV 등의 출격과 회수가 간편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를 쉽제 장착하는 고려가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유용원의 군사세계, 김민석 님
http://bemil.chosun.com/nbrd/bbs/view.html?b_bbs_id=10040&pn=1&num=8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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