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한다! 야시장비(Night Vision Devices)
밤은 낮과 달리 인간에게 가장 취약한 시간이다. 낮에 비해 시계가 극히 제안되고, 피로가 가장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밤에 전투를 수행할 경우 기습효과가 높아지며, 적의 사기를 초전에 꺾을 수 있다. 야시장비란 야간 또는 제한된 시계 조건하에서 적의 활동상황을 관측 및 식별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장비이다. 이러한 야시장비의 발달로 인해 오늘날의 전쟁은 낮이 아닌 밤에 벌어진다. 지난 1990년대 초의 걸프전과 2003년의 이라크 전은 낮이 아닌 밤에 시작되었다.
미 육군이 사용중인 AN/PSQ-20 강화형 나이트 비전 고글
밤눈이 어두운 인간
인간에 비해 야행성 동물은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분간 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 차이는 눈의 크기와 생김새에서 발생한다. 야행성 동물들의 경우 몸집에 비해 사람보다 큰 안구와 수정체와 넓은 홍채 그리고 세밀하고 많은 시신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의 시력은 낮에는 인간보다 떨어지지만, 밤이 되면 눈동자가 커지면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인간의 수 배에 달하게 된다. 고양이와 달리 야간에 시야가 떨어지는 인간은 빛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경우 자신의 위치가 뚜렷하게 노출된다. 이 때문에 야시장비가 없던 시절에는 지형을 훤히 아는 경우나 달이 밝은 경우가 아니면 주로 낮에 전투를 했다.
▲ (좌)인간의 눈은 빛이 있는 낮에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밤에는 시력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우)고양이의 망막에는 많은 간상세포가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인간보다 6~8배 정도 잘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개발된 야시장비
빛의 도움 없이 어둠 속을 보기 위해 인간은 과학의 힘을 빌려야 했다. 야시장비를 제작하는 데 기초가 되는 기술은 1930년대에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당시에는 수천 볼트가 흐르는 광전막과 형광물질이 발려진 스크린을 겹쳐,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대역의 적외선을 간신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군은 최초로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야시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ZG 1229로 알려진 이 장비는 뱀파이어(Vampire)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초의 야시장비는 병사들이 운용하기에 매우 불편했다. 조준경의 형태로 제작된 야시장비는 장착된 총보다 컸고, 적외선 증폭능력이 떨어져 보조 랜턴이 필요했다. 이러한 보조랜턴을 밝히기 위해 사용되는 외장형 배터리는 등에 짊어져야 할 정도로 컸다. 독일군에 이어 미군도, 태평양 전선에서 일본군의 야간 옥쇄돌격을 저지하기 위해 M1적외선 저격수 조준경이란 이름의 야시장비를 개발했고 오키나와 전투에서 일부 사용되어 큰 효과를 보게 된다.
▲ (좌)제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군은 최초로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야시장비인 ZG 1229 뱀파이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우) 미군이 개발한 M1 적외선 저격수 조준경.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선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한국전쟁 때는 개량형인 M3 적외선 저격수 조준경이 등장했다.
미광증폭형 야시장비의 등장
독일군이 개발한 ZG 1229는 능동형 야시장비로 분류된다. 능동형 야시장비는 감시하고자 하는 표적에 적외선이나 가시광선을 방사하여 그 반사파를 이용하여 사물을 식별하는 것이다. 하지만 능동형 야시장비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다.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을 직접 표적에 쏘게 되므로 육안이나 적외선 감지장비에 직접적으로 발각될 우려가 컸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새로운 방식의 야시장비가 등장한다.
바로 미광증폭형 야시장비다. 미광증폭형은 달빛이나 별빛과 같은 미세한 반사광선을 감지하여 수 천, 수 만 배로 증폭시켜 사물을 관측하는 방식이다. 1965년 미 육군이 채용한 AN/PVS-2 스타라이트(Starlight) 스코프는 최초의 미광증폭형 야시장비로 기록된다. 조준경 형태인 스타라이트 스코프는 야간전투의 혁명을 일으켰고, 1975년에는 개량형인 AN/PVS-4가 등장한다. 뛰어난 성능으로 인해 AN/PVS-4는 15만 개 이상이 미군에 납품되었다. 또한 지금도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미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 (좌) 미광증폭형 야시장비인 스타라이트 스코프는 기존의 능동형 야시장비에 비해 가벼웠으며 이전 장비들에 비해 사용도 편리해 야간전투의 혁명을 이끌었다. (우) AN/PVS-2 스타라이트를 개량한 AN/PVS-4는 지난 1975년 등장한 이래 15만 개 이상 미군에 납품되었다. <출처: 미 해군>
나이트 비전 고글의 등장
오늘날 휴대용 야시장비는 크게 두 종류로 분류된다. 총에 부착되는 조준경 형식의 나이트 스코프(Night Scope)와 머리에 쓰고 다니는 나이트 비전 고글(Night Vision Goggles)이다. 초창기 야시장비는 나이트 스코프가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나이트 스코프는 사용 범위가 한정되었고, 본격적인 야간전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병이 착용할 수 있는 야시장비가 절실히 필요했다.
결국 1972년부터 나이트 비전 고글형인 AN/PVS-5 야시장비가 미군에 배치되었다. 제2세대 미광증폭형 야시장비인 AN/PVS-5는 특수부대에 우선 지급되었고, 1980년대에는 일반 병사들에게 보급되었는데 특이한 외형으로 인해 그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오늘날 야시장비는 제3세대를 거쳐 제4세대로 발전하고 있다. 발전된 반도체 기술로 인해 야시장비의 화상은 갈수록 개선되는 한편 배터리 성능도 커져 충분한 사용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나이트 스코프와 나이트 고글로 모두 사용이 가능한 다용도 야시장비가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다.
▲ (좌) 지난 1972년부터 미군에 배치된 나이트 비전 고글형인 AN/PVS-5 야시장비는 특수부대에 우선적으로 지급되었으며 1980년대부터 일반 병사들에게 보급되었다. <출처: 미 국립문서보관소> (우) 지난 2009년부터 미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AN/PSQ-20은 미광증폭과 열 영상이 결합된 야시장비로 낮에도 사용이 가능하며 야간 악천후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다. <출처: 미 육군>
1970년대 후반부터 생산된 국산 야시장비들
우리 육군은 미군의 군원에 의해 한국전쟁 이후 능동형 야시장비를 운용하였으며, 베트남전 참전과 함께 미광증폭형 야시장비인 스타라이트 스코프를 사용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국내 최초로 스타라이트 스코프와 유사한 미광증폭형 야시장비를 국내 개발하게 된다.
이후 1980년대부터는 소형화된 개인화기 및 공용화기용 야시장비를 개발하였으며, 전차와 자주포 조종수 야시장비도 생산하게 된다. 미광증폭형 야시장비 외에 물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에너지 차이를 이용하여 영상화면으로 관측하는 열 영상형 야시장비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특히 우리 육군이 자랑하는 K-11 복합형 소총에는 열 영상형 야시장비가 적용되어 주야간에 상관없이 뛰어난 명중률을 자랑한다.
▲ 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대 말 미광증폭형 야시장비를 국내 개발한 이후 대부분의 야시장비를 국내에서 생산하여 군에 배치하고 있다. <출처: 국방부>
글 김대영 군사평론가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에서 국방조사팀 팀장, <디펜스 타임즈 코리아>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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