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레인저스쿨 세번째 女수료자 탄생…"두 아이 엄마"
석유회사에서 일하던 37세 예비역 장교 리사 재스터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 여성이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전투 훈련 과정으로 불리는 미국 육군의 '레인저 스쿨'(Ranger School)의 세 번째 여성 수료자가 됐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육군은 예비역 육군 소령인 리사 재스터(37·여)가 레인저 스쿨을 이수했다고 밝혔다.
재스터에 앞서 악명높은 레인저 스쿨의 훈련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여성은 헌병대대 소대장인 크리스틴 그리스트(26) 대위와 아파치 조종사인 사예 하버 중위(25) 등 두 명에 불과했다.
레인저 스쿨을 수료한 리사 재스터의 사관생도 시절 (리사 재스터 페이스북 캡처)
레인저 스쿨이 지난 4월 60년 만에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후 지금까지 19명의 여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재스터의 경우 61일 만에 레인저 견장을 단 두 '선배'와 달리 수료까지 180일이 걸렸으나, 30대 후반의 나이와 예비역이라는 신분을 고려하면 이수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이자 석유회사 '셸'의 엔지니어로서 이뤄낸 성과여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앤드루 액섬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여자라는 사실은 잊어라. 난 37세가 레인저 스쿨을 졸업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라며 "내가 지금 37세인데 난 22세 때 레인저 스쿨을 나왔다. 37세는 너무 많은 나이"라고 말했다.
재스터는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지난 2000년 임관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지원 임무를 수행했고, 해병대 중령인 앨런 재스터와 결혼한 뒤 지난 2007년 전역했다.
전역 후 셸에 취업해 오염된 옛 산업단지 관리 업무를 맡으면서도 텍사스 주 역도대회에 출전하고, 둘째를 낳은 뒤에는 크로스핏(여러 종목을 섞어서 하는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는 등 체력 관리에 힘써왔다.
재스터는 지난해 예비역으로 군에 복귀한 뒤 고참 사병들의 권유로 레인저 스쿨에 도전했다고 페이스북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간다면 여성에게 더 많은 문이 열릴 수 있다"면서 "올바른 길에는 더 프로페셔널해지는 것, 얼굴이 두꺼워지는 것, 그리고 특별 대우를 최소화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레인저 스쿨을 최초 수료한 여성 장교인 미 육군의 사예 하버 중위(가운데)와 크리스틴 그리스트 대위(오른쪽) (AP=연합뉴스)
[연합뉴스] 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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