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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군, 총알보다 빠른 미래형 '레일건' 첫 공개 시연

머린코341(mc341) 2016. 6. 4. 17:02

미해군, 총알보다 빠른 미래형 '레일건' 첫 공개 시연
 
음속 7배로 200㎞ 밖 표적 타격, 전쟁 양상 바꿀 '게임 체인저'
스텔스 구축함에 실전 배치 추진, 기존 함포ㆍ야포 발사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해군이 총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원거리 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미래형 무기 '레일건'의 첫 공개 시연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미 해군연구처(ONR)는 최근 미 동부 버지니아주 델그린의 지상화력 시험장에서 레일건의 첫 발사 시험 장면을 공개했다.


미 해군과 국방부가 13억 달러(1조5천3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지난 10년 넘게 개발에 주력해온 레일건은 원거리 적 함정 타격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꿈의 무기'다.


레일건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발사 속도다. 소형발전소와 대용량 콘덴서 시스템(capacitor bank)을 통해 만들어지는 25㎿ 용량의 전기 힘으로 기존 포탄보다 분당 10배 빠르게 발 수 할 수 있다. 이 전력은 1만8천750가구의 전기량과 맞먹는다.


이런 전력을 이용해 25파운드(11.3㎏) 무게의 텅스텐 탄환을 10.6m의 포신을 통해 시속 4천500마일(7천242㎞)의 속도로 200㎞가 넘는 거리의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해 무력화할 수 있다고 onR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는 초당 속도가 1마일(1.6㎞) 이상이라는 얘기다. 함포 등 기존에 운용되는 포가 화약의 폭발력을 이용해 탄을 발사하는 것과 달리 전자기에 의존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미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자기포 레일건[연합뉴스 자료 사진]


"레일건이 전쟁의 양상을 바꿀 것"이라는 매트 윈터 onR 처장의 설명처럼 레일건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애초 미 해군은 이를 적 함정에 구멍을 내 파괴하거나 테러 기지 타격용으로 개발했으나 저렴한 비용에 대량으로 적의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방부 수뇌부의 관심을 끌어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더구나 국방예산 삭감으로 함정과 지상군 병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제경찰'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미 국방부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국방부의 이런 고민을 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 것이 바로 레일건이다.


레일건의 대표적인 지지자인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유럽에서 냉전 시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항공기, 미사일, 탱크 등 거의 모든 것을 저렴하게 무력화할 수 있는 레일건은 대단한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윈터 처장의 말처럼 레일건은 새로운 전쟁 양상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한 사거리와 파괴력 정확도 문제로 거포(巨砲) 시대는 막을 고하고 대신 미사일과 제트 전투기에 자리를 내주었다.


미국 해군이 실전 배치를 앞둔 줌월트급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이 구축함은 차세대 전자기포 레일건을 장착할 예정이다[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레일건 개발자인 BAE 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 제리 드머로는 "거포 시대에서 벗어나려는 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화약과 사거리 문제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레일건은 화약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대량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해군이 운영하는 6인치(152㎜) 함포의 사거리는 15마일(24㎞)에 불과하다. 2차 대전 당시 대형 전함에 장착된 16인치(406㎜) 함포의 사거리도 고작 24마일(38㎞)이다. 반면 레일건의 사거리는 125마일(201㎞)이나 된다.


지난해 비공개로 한 시험에서는 6인치 함포로 레일건 포탄을 발사해본 결과 사거리가 38마일(61㎞)로 늘어났다. 또 육군이 사용하는 155㎜포 발사시험에서도 역시 사거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일건의 파괴력도 상당하다.워크 부장관은 "초속 ㎞가 넘는 발사체의 운동에너지는 엄청나고, 현재로써는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대응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 해군 구축함의 미사일 장착 수는 방어용과 공격용을 합쳐 96발 정도다. 그러나 레일건을 장착한 구축함은 1천 발이 넘는 포탄 장착이 가능해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기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랫동안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졌다.


지난 1980년대 냉전 당시 '별들의 전쟁'이라는 전략방위구상을 추진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레일건을 미사일 요격체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한번 발사한 후에 포신을 교체해야 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로 이를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그러다 기술적인 보완책과 국방예산 삭감에 따라 다시 재조명된 레일건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당연하다.


그러나 실전 배치까지 레일건이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도 만만찮다. 우선 중국과 러시아의 위기감이다. 미국이 개발 중인 레일건과 미사일 분야의 우위로 힘의 균형이 깨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해커들을 동원해 관련 기술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 해군은 우선 레일건을 2년 후 취역할 최신 줌월트급 구축함에 실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줌월트급 구축함이 최대 78MW(메가와트)를 생산해 레일건 장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줌월트급 구축함의 건조 척수가 3척에 불과하므로 기존 함정과 육군의 야포에도 이를 사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201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