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29기 노영호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10부"

머린코341(mc341) 2016. 8. 23. 08:32

해병대 훈련병..이병시절부터 전역까지 "10부"


오늘의 제목.."간첩은 아무나 잡나??"

두~~둥!!


"김.......일........성......사......망!!"


6.25.를 일으킨 장본인..
어릴적 똘이장군에 나오던 김일성은 돼지의 형상이었고..국민학교때
배웠던 김일성은 혹부리영감 이었죠..웅변대회 나가면.."때려잡자! 김일성!!"을 외치곤 했는데..
"바로 그..김일성이 죽어? 세상에 맛나고 몸에 좋다고 하는건 다쳐먹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연구소까지 만든놈이 뒤져?"....낄낄낄


"근데 왜 비상이고..이 난리야?"..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저는 선임들의 무장과 병기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죠..요리조리~후다다닥=3=3=3


소대장은.."현재 김일성 사망으로 인해..전군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어쩌구 저쩌구..
실탄을 지급받게 되는데..확인 잘하고..궁시렁 궁시렁~각초소에서 별도 지시가 있을때까지..
대기한다.."


상병이상 선임들이나 바를수 있다는 3색 위장크림을..소대 일수선임의 명령으로.."웬일이지??"
얼굴에..코만도처럼..머찌게..바르고 ㅋㅋㅋ (평상시엔..있으면 검정위장크림..그마저 없음..구두약..)
출동준비완료!!


일수선임.."야 쫄병들도 쌍판때기 예쁘게 칼라로 발라줘~~이따 sbs방송국에서 촬영온데.."
"캑~그런거야~우리생각해서 그런게 아닌거야~~?어~~그런거야~~"


훈단에서 만져보고 처음 만져보는 실탄과 수류탄.."그놈들 참 예쁘게 생겼다..ㅋㅋㅋ"
매일 흘러나오던.."이리 넘어오시라요~~조선인민.." 이런 대남방송도 조용하더라구요..


우리애비.."아...저게 진짜 디지긴 디졌나보네..조용한걸보니.."


또 다른 병장000해병님.."아~씨바 존나 피곤해지게 생겼네..저번에 불바다 어쩌구 할때도 이지랄
하더니..옷벗고 잠자긴 다틀렸네..어우~~"


소대장.."야~뭐해! 비상인데..빨리 호에 배치붙어~"
"아~~저 씨바 쏘가리(소대장)새끼 뭔 큰일났나..존내 호들갑이네..디질놈 디진건데..뭐 우짜라고~"
우리애비 궁시렁~궁시렁~


토요일..평소같았으면 이날은 쫄병들도 나름대로 한가한 오후를 즐길수 있는데..이날은 일성이 때문에..
저는 그때 사실 김일성이 죽은건 별로 관심 없었고..오직 쉬는 시간을 뺐겼다는게 더~~열받았습니다ㅋㅋ
"닝기미..토요일날 이게 뭐야..빨래도하고 맏선임이 이발도 해주신다고 했는데..아~~일성이..평일날..
죽지..왜 오늘 죽어..ㅅㅂㄻ!!"


그러던 찰라에..북쪽에서 갑자기..무슨 장송곡같은게 흘러나오더니..무슨 기집에가 존내 서글픈 목소리로
"경애하는..어버이 수령..김일성..어쩌구 저쩌구..흑흑~뒤졌습니다..흑흑~" 이런식의 방송이 나오더니..
이게 아주 뽕을 뽑을라고..밤에도 초소에서 잠좀 잘라고 하면.."흑흑~어버이수령님"...밥좀 먹을라고하면..
"흑흑~장군님~"...아주 미치겠더라구요..ㅋㅋㅋ우리애비.." 왜죽어서 우릴 이렇게 피곤하게 만들어..
나 제대하면 죽지..아~개쉐이~~"


그때 일성이 사망때..인근 마을분들도 전쟁나는거 아니냐고 소초에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셨고..짐싸서..
피난 준비하신분들도 계셨다고 하더라구요..ㅋㅋㅋ 그만큼 일성이의 덜덜덜한..거시기는 있긴 있었나
봅니다..어르신들이 그렇게 덜덜덜~하신걸 보면요..아무래도 6.25.세대 이기에..


결국..일성이 사망으로 전쟁이나..뭐 그런건 없었고..우리만 존내 고생했죠..ㅋㅋㅋ 그렇게 거의 일주일
정도를..일성이사망 헤프닝으로 보내고..다시 평상생활로..돌아갔죠..근무의 연속..


그러나..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김일성이 죽고 얼마 안지나서 우리애비와 또다시..취약시간인 새벽 3시~5시 근무를 나갔습니다..
예비대 적응 체력단련을 위해 캔통물고 108계단 오리걸음신공 연마도 계속됐죠..ㅋㅋㅋ


초소에 들어가서..여느때와같이..우리애비..판쵸우의 촥~펼치시고 다시 꿈나라로~~"아들..앞을 주시하지
말고 뒤를봐..뒤를..중대장님 오시나 안오시나..아라찌!!".."예~알겠습니다..편히 쉬십쇼~필..................승!"


그렇게 저의 선도병..즉 우리아부지의 편한 잠자리를 위해 모기약도 뿌리고..잠을 쫒기위해 허벅지를
꼬집으며..전방..아니 후방을 주시했습니다.." 그날따라 바람 한점없고 존내 더웠습니다..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육수가 줄줄줄~~덥고 해무가 짙게 껴서 아주 짱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갑자기..강쪽 철책넘어 갈대밭에서...


"스르륵~~스르륵~~~~" 소리가..적막을 깼습니다.."허거덕~뭔소리래??" 뒤로돌아~~~!
뚫어져라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습니다..사실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였습니다..또 "사사삭~사사삭~~"
저는 침을 꿀꺽 삼키고..배터리 아껴야한다고 못쓰게하던 야시경을 켰습니다..그리고 소리가 나는쪽을
쳐다봤죠..해무가 짙기는 했지만..분명히 갈대밭이 움직였습니다..뭔가 거무티티한 사람의 형체도 보였구요
..덜덜덜~


"야~이거 이거..간첩인가?? 아부지 깨워야겠다.."..조심스레 아부지를 깨웠습니다.."000해병님...000해병님
"..."아~잉....왜?"....."저기..저기....그게 아니라..갈...갈...갈대밭에서 뭐가 움직이는데 말입니다.."....
"야..씨바..고양이야~~저기 고양이 존내 많아..음냐 음냐~~"...."아닙니다..존내 큽니다..사람같습니다.."


그소릴들은 우리아부지..마치 죽은사람이 일어나듯..스르르~~일어나시더니.."어디? 진짜야?? 아니면
뒤진다..야시경 줘봐~~"..."제가 미리켜놨지 말입니다..11시방향 입니다.." 물론 우리둘의 대화는 존내 기도
비닉상태 였습니다.."


한참을 야시경으로 살펴보신 우리애비는.."아들..니 잘하면 위로휴가 안가고 헬기타고 집에 가겠다.."
"뭔소리야? 휴가가야지..왜 헬기를 타고 집에가?? 미친거야? 얼마나 기다리던 위로휴가인데.."
"뭔소린지 몰라..간첩잡으면 집에 보내준다고..시발라마!! 저거 100%간첩이다.."


조용히..소초와 연결된..TA-312 즉 딸딸이를 돌리시는 우리애비..소초와 연결됐는지.."야~난데...
쏘가리 깨워~~빨리~~"...저는 전방을 주시했고..한쪽귀는 통화내용을 귀기울여 들었습니다..다들리데요~
ㅋㅋ "어 소대장이다..무슨일이야?".."예..00초소 전방11시 방향 거동수상자 출현..통문따고 들어갑니까?"
"아니다..그대로 대기..어쩌구 저쩌구.."...


잠시뒤..20여분이 지났을까요? 소대장이 존내 포복으로 초소로 들어오더니..바로 잠시뒤 살아있는 다스
베이더 중대장님께서..3색 위장크림으로 단장하시고..등장!!


여전히 갈대밭은 "사라락~~스르륵~~~" 거무티티한게 움직였고..그광경을 소대장..중대장님이 다 확인
했습니다..중대장님.."분명히 사람이다..대대에 보고해야겠다.." 소대장왈~"수색대에 연락해야하지 않겠
습니까?".."니 상급부대가 수색대야? ㅆㅂㄻ! RT티내냐?


"ㅋㅋㅋ큭"...우리애비와 저는 자연스럽게..깨지는 소대장을 보며..비웃음을..중대장님은 대대에 보고를
하시고..또 잠시뒤 대대장님등장..상황파악후.."일단 지금은 해무(안개)가 짙고 이상물체도 움직이질
않으니까..잠시후 일출이 시작되면..진입한다!" 그사이 초소 주위에는 우리소대 병력이 전부다~~집결
했습니다..


bmnt가 지나고..해가 떠오르자마자..통문을 열고..일 이 삼조로 나뉘어..이상물체가 있는곳을 조금씩
포위해갔습니다..남은 병력은 철책밖에서 조준을 하고 있었구요..


우리소대장..이상물체를 향해.."손들어 움직이면 쏜다!!~~"....사삭거리던...물체가
움직이질 않더군요?...후덜덜덜~"씨바 갑자기 총뽑아들어 갈기고..수류탄 까면 어쩌지.." 그때저는 정말
바지에 오줌싸는줄 알았습니다..ㅋㅋㅋ...저만 그랬을까요??


"손들어..움직이면 쏜다.." 우리소대장 또 재방송을하며..공포탄을 한발~~"땅야~~"
"앗! 깜딱이야~~~씨바..저거 교범대로 하는거야?? 미친쉐리~~~" 아무런 반응이 없자..계속 갈대밭을
헤치고 들어갔습니다..거의 그위치에 도달하여..그앞의 갈대숲을 헤쳤는데..


남자로 보이는 사람이..겟뻘에 쭈그려 앉아 있더라구요.."손들어~~"....무반응....."손들어~움직이면..쏜다.."
그러자..그남자..벌떡 일어나면서 우릴보더니.."사회주의 만세! 위대한 김정일 장군 만세!!..공산주의 만세!!"
를 외치는거 아닙니까..ㅋㅋㅋ 저는 속으로.."이새끼뭐냐?..간첩이야? 뭐야?"


더 웃긴건..온몸에 자전거 튜브를 칭칭감고 있더라구요..ㅋㅋㅋ 얼굴은 머드범벅이고..계속..우릴보며..
사회주의 만세를 외쳤고..말투는 남한 말투였습니다..


어찌됐건..거동 수상자인건 틀림없기에..달려들어.포박을했고..철책밖 초소쪽으로 끌고 왔습니다..
수통에 물로 얼굴을 씼기고..사진을 찍었고..간단한 신상에 대해 중대장님이 물었죠..


그사람은 약간 정신이 없는듯..어리둥절해있는 상태였습니다..
중대장님.."이름?"....무반응...
"이름? ㅆㅂㄻ!!"....무반응...
다혈질인 중대장님..k-1소총의 노리쇠를 당기셨습니다.."찰칵!"...."이름?"


약간 상기된 얼굴로..그사람.."여기가 어딘가요?"....
우린 어리둥절...
중대장님.."대한민국...김포다...난 대한민국해병대..2사단 1연대..3대대 11중대..
중대장..대위 김00 이다..


그사람.."허이구.."한숨을 쉬며.."나 잡아가쇼~~나 여기 하성사는 000인데...잡아가쇼~~
니미 좆또..되는게 없구만.."


"뭐야 이새끼?? 하성살아? 그데 왜 저안에 들어가있어?? 간첩아냐?? 우리나라 사람이야??"


소대장..중대장님..대대장님..모두 어안이 벙벙...뻥찌다는 표정으로 그놈을 쳐다봤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구요..


그당시 관할 경찰서가 양곡경찰서였기에..신고를하고 헌병대차가 아닌..경찰차가 와서
연행을 해갔습니다..존내 황당했습니다..


"뭐야?? 간첩아님..헬기타고 집에 못가는거야??...-,.-a"
우리애비.."아들..좋다 말았다..씨바..민간인이네..ㅠ.ㅜ"


대대장님과 말씀을 나누시던 중대장님.."최초발견 근무자..누구라그랬지?"...
소대장.."예! 병장..양00하고 이병 노00입니다.."
중대장님.."앞으로.."....저희 눈썹이 휘날리게..후다다닥=3=3=3=3


중대장님 웃으시며.."너희둘이야? 오늘은 잠안자고..간첩 잡은거야? 아깝다 진짜 간첩이 아니래서..
진짜면 헬리콥터 한번 타는건데..그렇지만..내 새끼들이 장한일을 해서 중대장 기분이 아주좋다..
수고했다!!"


저흰..목이 터져라~"알아보겠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ㅋㅋㅋ


중대장님..
"대대장님께서 연대에 보고하신다고..너희둘 특별 포상휴가를 명하셨다..노00은 다음주에
위로휴가지?...음..그거 2박3일 하고..더해서 넌 일주일 휴가가..양00도 일주일..내일 바로 출발!!
잘했다! 중대장 기분이 아주좋다!!..수고했으니..얼른들어가 쉬어라..소대장이랑 선임하사도 수고했다..
들어가라~"


대대장님..중대장님 짚차에 오르시고..대대로 출발!!  우리 소대장.."총원 차렷! 필승!!"
경례를 때리셨고..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여러 선임들.."오~~~~~노00 좋겠다..씨바...오~~일주일..
아들하고 애비가..같이 포상휴가 나가네..야~~씨바 존내 축하한다..오~~~~왜 내근무시간에
저런게 안걸리냐..ㅋㅋㅋ"


우리애비야..병장이니까..당연히.."약오르냐..ㅆㅂㄻ들아..앗싸~~~낄낄낄"하며 약올리고..
저는 속으로.."오~~호....일주일.....일주일...일주일을 집에서...럴수 럴수 이럴수가...만쉐이~~"
겉으로는 무표정..의연한척...ㅋㅋㅋ


이렇게..저와 우리아부지의 "대간첩작전"은 이렇게 끝이났습니다..따끈한 포상휴가와 함께요~~


나중에 경찰에서 수사한 결과가 사단으로 전해졌는데..그사람은..하성에 사는 사람이고
빚보증을 잘못서서..엄청난 빚을 짊어지게 되어 갚을 능력은 없고..월북을 결심하고..자전거 타이어
튜브를 몸에감고..물때를 맞춰..월북을 시도한겁니다..


그렇게..물이 빠져 나가는 시간에..염하강을 건너 북쪽으로 들어갔는데..그사람 짙은 해무때문에..
그만 착각을하여..
"아~씨바..내가 물길을 잘못타서..북쪽으로 못들어 간것같다..여긴..아직 김포야.."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완전 개념상실..븅딱..ㅋㅋㅋ


그래서..다시 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갈대밭에서 꼼짝도 안하고 숨어있다가..물이들어올때..
다시 강을 건너..우리초소 앞으로..온겁니다..ㅋㅋㅋ 하룻동안..월북했다가..다시 월남한거죠..
이정도면 북파 공작원..hid는 저리가라 아닌가요? ㅋㅋㅋ 들키지도 않고..


여러분들도 알다시피..김포,강화 지역은..우리사단이 전부 커버를 하는데..인원이 부족하여..
근무섹터도 존내 길고..그래서..어찌보면 월북하기 딱 좋은곳이..이곳이 아닐까? 합니다..
개구멍도 많고..ㅋㅋㅋ


그렇다고..월북생각은 마세요..여기만큼 살기좋은 곳도 없답니다^^ 또 넘어가면 수많은 지뢰와..
고압철책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그사람은 해무가 살렸습니다..


오늘의 뽀인뜨는 이병시절..지금까지..제 기억창고에 생생하게 남아있는..어리버리 하성아저씨의
월북 에피소드였습니다..ㅋㅋㅋ
사진은 어제 소개한 훈련의 연속인데요..상륙지원훈련 끝나고 복귀하다가..
한장 박은겁니다..^^


출처 :해병대 인터넷전우회, 사당동해병님  http://www.rokmc.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