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소총 공장 가보니…포격 대비 요새형 공장서 연 10만정 생산
S&T모티브 공장, 적 포격 대비 산골짜기에 위치
축구장 3배 크기 공장서 연간 10만정 이상 생산
K2 등 국산화, 한국 체형에 맞는 소총 시대 열어
총기는 초정밀 장비, 0.001mm 오차도 허용안해
[부산=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부산광역시와 경남 양산시 경계에 있는 철마산과 공덕산 골짜기에는 S&T모티브(064960)(46,500원 1,000 -2.11%)의 총기 생산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부산역에서 차로 50여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전국을 훑어본 뒤 선택한 곳이라고 한다.
소총은 전쟁을 수행하는 장병의 기본 무기다. 유사시 안정적 보급이 가능한 공장입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S&T모티브 총기 생산 공장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적의 포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S&T모티브 차량용 부품 생산 공장 전경. 총기 생산 공장은 뒷편으로 보이는 산 넘어 위치해 있다. 방위산업 생산시설은 군 부대와 마찬가지로 보안등급이 높아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S&T모티브 제공]
◇ 적 포격에도 안전한 요새형 공장
지난 9일 찾은 S&T모티브 공장은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정문을 지나 차량용 부품 등을 생산하는 민수용 공장을 2Km 정도 지나고 나서야 총기 생산 공장이 나타났다. 이 공장은 40도 이상의 급경사를 이룬 해발 605m 높이의 산을 등지고 있었다. 그 앞으로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 총기 제조는 수차례의 세척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상당량의 물이 필요한데 공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인공 저수지였다.
총기 생산 공장에 들어서자 ‘정밀조병’(精密造兵)이라고 새겨진 돌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휘호라고 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무기로 조국을 지키겠다는 신념이 담긴 글이다.
이 곳은 지난 1973년 국방부 조병창으로 출발한 공장이다. 1981년 대우정밀공업으로 민영화 된 뒤 2006년 9월 S&T그룹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S&T모티브는 차량용 부품을 만드는 민수용 사업과 총기류를 생산하는 방위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해 기준 매출액 1조2000억원 중 약 10%가 방위사업 분야 매출이다.
총기 생산공장 본관 앞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정밀조병’(精密造兵) 휘호가 새겨진 돌이 세워져 있다. [S&T모티브 제공]
◇K2 소총 개량형 모델, 3년간 1억4000만 달러 수출
국산 총기의 역사는 월남전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월남전을 계기로 우리 군에는 미국산 M16 소총이 보급됐는데 1974년부터 이 공장에서 약 60만 정의 M16A1 한국형(콜트 603K 모델)을 면허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M16 소총 등 외국계 화기들은 우리 체형과 맞지 않아 사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M16 면허생산 계약 종료를 앞두고 국산 소총을 개발하기로 했다. 국산 소총 개발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맡았다.
현재도 우리 군의 대다수 장병들이 사용하고 있는 K2 소총이 1985년 첫 양산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S&T모티브는 K3기관총, K4유탄기관총, K5권총, K7소음기관단총, K201유탄발사기, K11복합형 소총, K14 저격용 소총 등 한국형 총기를 지칭하는 다양한 ‘K’ 계열 총기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S&T모티브는 K2를 가볍고 총열이 짧은 카빈(carbine) 소총으로도 개량했다. 근거리에서 강한 화력을 필요로 하는 특수부대용으로 만든 이 K2카빈 모델은 해외에서 인기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 4000정 이상을 수출해 최근 3년간 약 1억40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전사 요원들이 국산 기관단총인 K7을 이용해 적진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K7은 대테러, 은밀 적진 침투용 총기다. [S&T모티브 제공]
◇공장 규모 축구장 3배 크기, 연간 10만정 이상 생산
S&T모티브 총기 생산 공장은 축구장 3배 크기의 면적을 자랑한다. 400여명의 엔지니어가 일하는 이곳은 연간 10만정 이상의 소총 생산이 가능하다.
공장에 들어서면 정문 근처에서는 쇳덩어리 형태로 있던 것이 공장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총열·총몸·노리쇠 등의 부품으로 변한다. 맨 끝에는 총기 모양이 완성되는 형태로 배열돼 있었다.
만들어진 부품은 모래알과 돌을 이용해 표면을 다듬는 전처리 과정과 화학 약품으로 색을 칠하는 보호피막 처리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부품이 넘어오면 국방규격 대로 제작됐는지를 평가한다. 이 곳에서 0.001mm까지의 오차까지 잡아낸다.
최종 조립장에서 조립을 마치고 총기로 재탄생한 이들은 각종 검사를 받는다. K2 소총의 경우 △기능시험(30발 사격) △분당발사속도시험(700~900발/분) △명중률 측정(91.44m 거리에서 12.192cm 이내) △내구도 신뢰성 평가(6000발 사격) △호환성 시험(부속품 교환 후 60발 사격) 등을 거쳐 일선 부대에 보급된다.
S&T모티브 공장은 현재 K2의 개량형 모델인 K2C1 소총 생산 재개를 위해 ‘로트’(lot·동일공정 생산단위)를 재배치하고 있다.
김회영 특수영업팀 차장은 “지난 40년 동안 국가안보와 우리 군의 전투력 향상을 위하여 노력해 왔다”면서 “그 결과 세계에서도 유래가 드물게 권총부터 저격용 소총에 이르는 소화기 분야 풀 라인업 기술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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