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를 읽고] 팔각모는 해군에 맞지 않는다
오대석·소설가·예비역 해군 중위
국방부가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 강화를 위해 해군 장병의 원형 전투모를 해병대의 팔각형 전투모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3월 27일 A6면)를 읽고 육전과 해전의 차이를 간과한 무지함에 놀랐다.
해군 전투모가 하얀 것은 군함이 침몰하거나 장병이 물에 빠졌을 때 멀리서도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고, 원형인 것은 바닷물에 잘 뜨게 하기 위해서다.
팔각모
해군 세일러복의 깃이 넓고 크게 고안된 것도 바람이 심한 해상에서 둘 혹은 여럿이 깃을 세워 바람을 막고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함이다. 해군 복장에는 이처럼 함상 생활에서 얻은 지혜가 녹아 있다.
게다가 함상 근무를 하는 해군은 하루에도 수십 번 해치와 맨홀을 통과한다. 좁은 해치와 맨홀을 지날 때 팔각모가 얼마나 거추장스러울 것인가.
또 해병대 팔각모는 오래 물에 떠 있지 못하고, 바닷물과 색이 비슷해 잘 보이지도 않는다. 모자 교체 예산도 만만치 않다.
그 돈으로 전력 강화나 사기 앙양을 위한 복지비로 써야 옳지 않겠는가. 해군의 작전 능력 및 수병의 생존과 관련된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임관식'이 끝난 신임 소위들이 동기들과 모자를 던지며 자축 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조선닷컴]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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