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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략자산·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문정인 발언 논란

머린코341(mc341) 2017. 6. 20. 10:30

'美전략자산·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문정인 발언 논란(종합)
 
정상회담 앞두고 엇박자 우려…靑 "청와대 공식 입장 아니다"
"비핵화 최종단계서 나올법한 카드" vs "테이블 위에 고려해볼만"


오찬 연설하는 문정인 특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특보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제5차 한미대화 행사에서 오찬 연설을 하고 있다. 2017.6.17 lesli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는 16일(현지시간)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공동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 및 문답을 통해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가 문 대통령의 특보라는 위치에 있으므로 그의 발언을 단순한 '개인 생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번 발언이 한미 간에 새로운 엇박자 소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는 긴급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문정인 특보가 특보라는 지위는 있지만, 개인 자격의 방문"이라면서 "청와대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특보가 개인 학자적 견해라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셨다"며 "문 특보가 워낙 다양한 말씀을 많이 하시는 분이신데 조율이 된 것 아니다"고 해명했다.


오산 착륙하는 B-1B


문 특보의 발언과 '공식 입장이 아니다'는 청와대의 이어진 설명에 미국측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앨리시아 에드워즈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문 특보의 언급과 관련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우리는 이런 시각이 문 특보의 개인적 견해로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을 반영한 게 아닐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원칙적인 언급이긴 하지만 미국 정부의 불만 기류가 우회적으로 반영된 반응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략자산(무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의 기본 정신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그동안 양국은 강조해 왔다.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의 중단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시기적으로나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발언이 아닌 것 같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우리가 대비태세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미국과 한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雙中斷)'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카드로 쓸 수는 있는 발언"이라면서도 "미국도 한미연합훈련을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데 지금 단계서 이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예비역 중장)은 "북한이 가장 높은 값을 매기는 연합훈련과 평화협정, 제재 해제 등을 비핵화의 어느 단계에서 연계시키느냐가 문제의 본질"이라면서 "그러나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 축소 방안을 핵 동결에 대한 보상으로 써버리면 핵 폐기에서 쓸 수단이 없어지므로 비핵화 포기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 참가 연합훈련 장면


군 일각에서도 전략무기 전개와 연합훈련을 북한 핵·미사일 활동 중단 카드로 활용하자는 데 대해 불편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훈련(FE)에 미국 전략무기가 전개되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미군 증원전력이 한반도 지형을 숙달하고 전개에 걸리는 시간 등을 단축하는 훈련의 의미가 크다"면서 "한미연합훈련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으므로 최근 더 강하게 시행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 과거 한미 팀스피릿훈련을 중단한 이후 북한의 핵 능력이 없어졌느냐"고 반문했다.


신 예비역 중장도 "90년대 초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을 계기로 한국에 배치됐던 전술핵이 철수되고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릿훈련이 폐지됐는데 북한은 이런 조치를 핵과 미사일, 대남협박으로 갚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충분히 개진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 교수는 "한반도 긴장 국면이 대화국면으로 가야 한다는 답답함을 돌파하고자 하는 표현으로 내용상 새로운 것(발언)은 아니다"면서 "북한으로부터 우리가 느끼는 안보 우려 상황과 북한이 느끼는 안보 우려 상황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보자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장외에서 전문가들이 해법을 제시하고 당국자들이 이를 참고해서 촘촘하게 해법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문 특보의 발언을) 무조건 한미동맹 균열로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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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들 "신정부 대북정책 우려 …한미 불협화음 가능성"
 
'문정인 대북 발언' 비판…"정상회담 중요성 커져"


오찬 연설하는 문정인 특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특보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제5차 한미대화 행사에서 오찬 연설을 하고 있다. 2017.6.17 leslie@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의 '워싱턴 발언'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파열음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물론 한미 관계가 과거처럼 다시 냉각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준비를 '북한이 하지 말았어야 할 일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일'을 앞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과 교환하는 것은 좋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수석 보좌진의 일부 아이디어는 오래전 실패한 햇볕정책의 먼지를 털어내는 듯하다"며 "북한과 일정 부분 대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더욱 강력한 제재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한 "현재의 '동결 요법' 아이디어 중 많은 것들은 북한에 의해 조작될 위험이 있다"며 "만약 문 대통령이 그들(보좌진)이 제기한 일부 아이디어를 진전시킨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대북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문 교수의 발언이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가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문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한과의 대화 노력은 북한의 도발 행위 중단과 유엔 결의안 준수를 전제로 한다고 말했고, 사드 문제는 한국 내 행정절차일 뿐 배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문 교수는 워싱턴 방문에서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대통령의 발언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북한에 대한 더욱 일방적인 대화 정책과 사드 배치에 대한 강한 회의 혹은 심한 저항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교수의 워싱턴 방문은 미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보다는 오히려 고조시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공통 위협에 대한 동맹정책 조율을 위한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불편한 양국 관계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예측하기에는 너무 이르긴 하지만 이것(문 교수 발언)은 그런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교수는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훈련에 항모와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할 필요는 없다"며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과 논의해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학자로서의 입장이라며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한미동맹이 깨진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반문해 논란을 낳았다.


[연합뉴스] 2017.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