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경제학]
①실제 남북 국방비 비교해보니…4분의 1 수준?
문재인 대통령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국방부, 국가보훈처 핵심정책토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방비를 거론하며 군을 강하게 질타했다.
문 대통령이 막대한 돈을 쓰면서도 국방력이 북한을 압도한다는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실제 남북한의 국방비 차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문 대통령은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송영무 장관과 군 수뇌부를 앞에 두고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고도화하는 만큼 우리도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하는데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의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면 남한이 북한의 45배에 달한다. 그러면 절대 총액 상으로 우리 국방력은 북한은 압도해야 하는데 실제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느냐"고 했다.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해 오로지 연합방위능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남한과 북한의 국방비는 실제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 예산은 GDP의 2.4% 수준인 40조3000억원이다. 2018년에는 6.9% 늘어난 43조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에 GDP의 2.9% 수준까지 인상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목표대로 시행되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에는 5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은 국방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추정할 수밖에 없다. 미국 CI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북한의 GDP는 400억 달러였다고 한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GDP는 1조5000억 달러 수준이었다.
문 대통령이 남한의 GDP가 북한의 45배에 달한다고 한 것도 이와 얼추 비슷하다.
그런데 북한은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로 분석된다. GDP 규모는 작지만 국방비는 여느 나라 못지않을 수 있다.
미국 국무부의 '2016 세계 군비지출 보고서'에서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 1위에 오른 나라가 23.3%인 북한이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평균값이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GDP를 400억 달러로 볼 때 국방비는 93억2000만 달러인 셈이다.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10조5000억원이다. 결국 북한의 국방비는 우리나라의 4분 1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②경제격차 45배인 남북, 재래식 전력차이는 얼마나 날까?
남 ·북한의 경제력 격차가 45배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북한군의 재래식 전력은 상당한 것으로 흔히 알려져있다.
육해공군을 합쳐 128만여명에 달하는 대군과 예비병력 762만여명을 보유한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숫자상으로는 엄청나다.
국방부에서 출간한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북한의 육군은 110여만명, 해군은 6만여명이며 공군은 11만여명으로 3군 총합 128만여명에 이른다.
이는 육군 49만여명, 해군 7만여명, 공군 6만5000여명으로 도합 62만5000여명에 달하는 우리 군과 비교해 2배가 넘는 숫자다.
병사 머리수 뿐만 아니라 장비도 숫자로는 북한이 월등하다. 전차는 우리 군이 2400여대, 북한은 430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야포는 우리가 5700여문, 북한이 8600여문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흔히 방사포라고 부르는 다련장 로켓포의 경우에는 우리 군이 200여문, 북한은 5500여문을 보유하고 있다.
육군 장비 중 우리 군의 수치가 더 높은 것은 장갑차(2700여문)로 북한보다 200여문 정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남북 군사력 현황(자료=국방백서)
해군 전력도 북한이 수치상으로는 우위에 서있다. 전투함정이 우리군 110여척, 북한은 430여척으로 나와있고, 상륙함정은 우리군 10여척, 북한은 250여척이다.
지원함정도 우리군은 20여척, 북한은 40여척이다. 잠수함의 경우에는 우리군이 10여척, 북한은 70여척으로 북한군이 압도적 수치를 자랑한다.
공군의 경우에도 숫자상으로는 역시 북한군이 앞선다. 전투기 보유대수가 우리군은 410여대, 북한은 810여대에 이르며 공중기동기도 우리군은 50여대, 북한은 330여대에 이른다.
다만 헬기의 경우에는 우리군이 690여대, 북한은 290여대로 우리 군이 앞선다. 이처럼 그저 일일이 숫자로 전력을 세는 고전적 방식의 전력분석대로라면 북한이 훨씬 앞서있다.
북한 남성들의 군복무는 10~13년으로 군인들은 훈련보다는 각종 시설공사나 노역에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남북한의 경제격차가 45배에 이르는 상황인만큼, 국방비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국방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방비는 335억달러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6% 수준으로 전세계 10위 안에 드는 국방비가 투입되고 있다.
전력 또한 각종 최신예 전투기와 무기를 구비한 상태로 낡은 구소련 시대의 재래식 무기를 보유한 북한군과는 사실상 비교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또한 가용 전력을 움직일만한 자원들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히 항공전력은 거의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지상군 숫자는 우리 군의 2배에 이르지만 이 병력 중 전시에 제대로 움직일 가용 병력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발생한 대기근인 이른바 '고난의 행군'기간을 거친 이후 병력부족문제에 시달렸으며 급기야 2015년부터는 여성들에게도 병역의무가 지워졌다.
북한에서 남성의 병역의무는 병과에 따라 10~13년으로 매우 길며 여성도 무려 7년을 복무한다.
대북제재 이후 지속 중인 식량난과 경제난 속에 이들 병사들은 민가를 약탈하거나 밀수행위를 하면서 겨우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③북한은 왜 비대칭전력 개발에 목을 멜까?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이 주변 4개 열강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처하면서도 핵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핵무기가 가지는 '비대칭전력'으로서의 매력 때문이다.
비대칭전력 개발 전략은 흔히 경제력으로 도저히 상대국을 따라잡을 수 없어 재래식 전력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되는 국가들이 이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고자 쓰는 전략이다.
비대칭전력은 한마디로 해당 전력 하나를 보유함으로서 적국과 군사력 비대칭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무기들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핵무기가 있다.
핵무기의 가장 큰 위력은 '상호파괴확증(Mutually Assured Destruction ·MAD)'을 담보하는 무기라는 점이다.
이는 전쟁이나 전투의 결과와 상관없이 양측 모두가 파괴될 것이 확실하다는 의미로 특히 상호 선제공격과 이후 보복공격으로 양측 모두가 초토화될 수 있는 핵무기는 상호파괴확증을 가장 강력하게 가진 무기로 손꼽힌다.
이것은 북한처럼 폐쇄경제체제에 놓인 독재국가들에겐 매우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재래식 병력을 크게 확장해 미국과 맞붙었다가 패망한 이라크의 전례를 비춰봤을 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재래식 전력을 추격하는 것보다는 시간과 돈이 그만큼 적게 든다는 것.
북한 ICBM(사진=연합뉴스)
현재 핵무기를 비롯한 북한의 비대칭전력이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을 상대로 상호파괴확증 단계까지 갔다는 평가를 받진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도시 한 두개 정도의 막대한 피해는 입힐 수 있다는 '비례억지전략(deterrence by the weak of the strong)'을 쓸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비례억지전략은 미국과 소련간 냉전기 프랑스 드골 행정부에서 나온 전략으로 당시 프랑스는 핵전략을 공포하면서 적성국가의 핵이 프랑스로 떨어질 경우 자국도 모든 핵무기를 발사해 상대국가의 대도시 한두곳은 파멸시킨다는 일종의 배수진 전략을 폈다.
현재 북한의 경제력이나 국방비 수준으로 봤을 때, 북한이 비대칭전력 개발 움직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전 세계 국가들의 평균 국방비를 비교한 '세계 군비지출 보고서'에서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170억 달러 수준이며 국방비는 40억40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국방비만 봐도 지난해 338억달러로 세계 10위권에 속하며 북한의 전체 GDP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점점 벌어지는 이러한 경제, 국방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더욱 비대칭전력에 목을 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경제]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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