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안전할까?… 북핵 시뮬레이션, 용산 아니라 평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서울 용산 상공에서 20kt의 폭발력을 가진 핵탄두가 터지면 반경 1km 안에 있는 사람은 90~100% 사망하고, 방사능 장기 피해가 32km까지 미친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올 6월 실시한 국내 첫 시뮬레이션 결과다.
▲그런데 서울 용산에 있던 주한미군사령부는 올 7월 11일,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Camp Humphreys)로 이전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한다면 목표는 용산이 아니라 평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반영해 다시 따져본 피해 범위는 다음과 같다.
국내에서 실시한 핵폭발 모의실험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한국국방연구원(이하 국방연)이 9월 작성한 ‘국군화생방 방호사령부의 역할 제고 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다. 팩트올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을 통해 16일 해당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에는 20kt 규모의 핵탄두가 서울 용산 일대에서 지상 폭발했다고 가정했을 경우의 피해 정도가 나와 있다. 기준 날짜는 6월 25일, 시각은 정오(12시)다. 보고서가 밝힌 거리별 피해 상황에 따르면 반경 1km 이내에 있는 사람은 90~100% 사망하게 된다. 거리별 피해 상황은 다음과 같다.
△반경 1km; 90~100% 사망/ 도로파괴/ 건물붕괴/ 대량화재
△반경 1~2km; 10% 이상 사망/ 100% 사상/ 가시성 장애증가/ 도시인프라 중단(상수도, 가스, 전기, 통신, 수송)
△반경 2~5km; 50% 이상 사상/ 상수도 파괴/ 음식 오염
△반경 5~32km; 장기간 방사능 피해
용산이 아니라 평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보고서는 용산에서부터 반경 △1km △2km △5km △32km 이내에 포함되는 지역이 어디까지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서울 용산에 있던 주한미군사령부가 올 7월 11일,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Camp Humphreys)로 이전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한다면 목표지는 용산이 아니라 평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가 있는 서울 효자동 일대를 목표로 삼을 가능성도 크다.
팩트올은 이를 고려해 △서울 용산구 △경기도 평택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청와대) 일대로부터 △1km △2km △5km △32km 반경 안에 속하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살펴봤다. 지도는 구글 기반의 직선거리 계산 사이트를 활용했다.
용산~서울역~경복궁~남양주~의정부~성남 치명적
우선, 서울 용산 기지가 있던 용산공원 근처 상공에서 20kt짜리 위력의 핵탄두가 터질 경우 반경 1km 이내에 포함되는 지역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강로동 △신계동 등이다. 만약의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이 지역에 있던 사람들은 90~100% 사망하게 된다.
또한 도로와 건물이 파괴되며, 대형화재가 일어날 수 있다.
용산에서 2km 반경까지는 △한남동 △이촌동 △청파동 등이 포함된다. 이 근방에 있던 사람들 중 10% 이상은 사망하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는 상해를 입게 된다. 상수도, 가스, 전기, 통신, 수송 경로 등 도시 인프라는 사용할 수 없다. 가시성 장애가 증가할 수 있다.
5km 반경 이내 지역으로는 △서울역 △시청 △광화문 △경복궁 △신촌 △여의도 △사당동 △방배동 △서초동 △논현동 △성수동 등이 있다. 이곳 사람들의 50% 이상은 사망하거나 다칠 수 있다. 또한 상수도가 파괴되고 음식 역시 방사능에 오염된다.
‘장시간 방사능 피해’가 예상되는 반경 32km 이내 지역으로는 경기도 △양주시 △의정부시 △남양주시 △광주시 △성남시 △수원시 △안산시 △부천시 △김포시 및 인천광역시까지 포함된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 photo=유투브 캡처.
평택, 수원, 충남까지 방사능 피해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연이 시뮬레이션 날짜로 설정한 날은 지난 6월 25일 12시다. 당시에는 미군기지가 용산에 있었다. 하지만 미군기지의 주요 병력과 가족 군무원 등은 7월 11일 평택 캠프 험프리(Camp Humphreys)로 이전했다. 나머지 병력도 단계적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만약 핵탄두 폭발지점이 서울 용산이 아닌 경기도 평택일 경우에는 어디까지가 피해 지역에 속할까? 해당 거리에 포함되는 지역은 다음과 같다. 거리는 미군기지의 주소인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반경 1km;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일대(90~100% 사망)
△반경 1~2km;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송화리 △함정리 △원정리 △추팔리 △대사리 일대(10% 이상 사망, 100% 사상)
△반경 2~5km; 경기도 평택시 △평택동 △둔포면 △도두리 일대(50% 이상 사상)
△반경 5~32km; 경기도 △용인시 △오산시 △안성시 △수원시 △화성시, 충남 △아산 △당진 △천안 △예산시 일대(장기간 방사능 피해)
청와대 상공에서 터지면? 평창동, 성북동 100% 사상
그런데 북한이 미군기지를 목표로 삼지 않고 대한민국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청와대 상공에 핵무기를 터뜨릴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각 거리별 포함 지역은 이랬다.
△반경 1km; 서울 △삼청동 △청운동 △가회동 △옥인동 △경복궁 일대(90~100% 사망)
△반경 1~2km; 서울 △부암동 △성북동 △평창동 △공평동 △광화문 △시청 △창경궁 일대(10% 이상 사망, 100% 사상)
△반경 2~5km; 서울 △성북구 △은평구 △서대문구 △중구 △마포구 일대(50% 이상 사상)
△반경 5~32km; 경기도 △양주 △의정부 △고양 △김포 △부천 △안산 △수원 △성남 △광주 △남양주 △인천광역시 일대(장기간 방사능 피해)
“2km 이내에서 사상자 집중”
국방연은 보고서에서 “2km 이내에서 사상자가 집중적으로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 폭심지에서 500m 이내 지역에서는 방호되지 않은 채 노출된 상태로 피해를 본 경우 즉각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또 “지하철이나 지하 구조물에서 직격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생존 가능하지만, 열과 폭풍파편 등에 의한 심각한 부상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국방연은 “(방사성) 낙진은 약 48시간에 걸쳐서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낙진’(radioactive fallout)은 핵폭탄의 폭발로 인해 생긴 방사성 물질로, ‘죽음의 재’라 불린다. 공중에서 핵무기가 터질 경우 방사성 물질이 땅으로 떨어져 음식물이나 상하수도, 농장, 식수원 등에 떨어져 방사능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외곽지역부터 초동조치 실시해야”
핵폭발로 인한 낙진효과는 핵무기의 위력, 폭발 고도, 기후, 지형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국방연은 “실제 방사선 선량을 기준으로 작전 가용시간을 판단하는 것이 초동조치 인원의 생존성을 보장하고 작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보다 합리적인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폭발 원점으로부터 떨어진 외곽지역부터 초동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며 생존 가능성이 높은 사상자에 대한 후송과 응급조치를 하고 점차 폭발원점 방향으로 들어오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비책은 마련돼 있을까? 연구원은 “2016년 말을 기준으로 핵피격 상황에 대한 준비나 훈련은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국방 차원에서 핵공격에 대한 대비 요구를 개별 연구 형태로 산발적으로 해왔지만 정책화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FACTOLL]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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