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병식에 ICBM '둥펑-41', 중·단거리미사일 '둥펑-17' 첫선(종합2보)
'全지구 타격' 둥펑-41 대거 등장…둥펑-17은 '사드 무력화' 가능성
스텔스기 젠-20 편대 비행…스텔스 기능 공격형 및 초음속 정찰 드론도
건국 70주년 국경절 열병식에 등장한 둥펑-41
[CCTV 캡처]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열린 대대적으로 열린 열병식에서 중국의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이 대규모로 첫선을 보였다.
둥펑-41을 각각 실은 초대형 차량 16대는 1일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지상 무기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에 등장했다.
이 미사일은 길이 16.5m, 직경 2.8m이며,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총중량은 60여t에 달한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인용, 이 미사일의 사거리가 미국 미니트맨(LGM-30 Minuteman) 미사일의 1만3천km를 뛰어넘는 1만4천k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둥펑-41은 미국 수도 워싱턴 등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또 공격목표 오차범위가 100m에 불과하고 최대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둥펑-41은 도로기동 발사대, 철도기동 발사대, 지표고정 발사대 등 3가지 방식으로 배치할 수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우젠은 발사 차량이 다수 등장한 데 대해 "중국이 충분하고 믿을 수 있는 전략핵 능력을 갖췄고,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결정자들이 둥펑-41을 선보이고 사용할 자신감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둥펑-17 미사일
[CCTV 캡처]
이날 열병식에서는 남중국해·대만해협·동북아시아를 사정권에 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7도 첫선을 보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둥펑-17이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 음속의 10배를 낼 수 있고, 비행 중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등 상대 방공망을 뚫을 능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둥펑-17은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는 게 AP 통신 설명이다.
중국 미사일 전문가 양청쥔은 한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일본에 SM-3 요격 미사일이 배치돼 있어 중국에 안보 위협이 된다면서도, 실제 전투에서 이들 방공 시스템이 둥펑-17을 요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요시토미 노조무 일본 니혼대학 교수는 둥펑-17이 미국과 일본이 구축 중인 방공 시스템의 효과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더 정교한 방공망을 만들지 못하면 미·일 양국이 대처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정찰드론 우전-8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으로 전 세계적으로 드론(무인기)이 주목받는 가운데, 스텔스 기능을 갖춘 공격형 드론 '공지(攻擊·GJ)-11'도 차량에 실린 채 열병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적 방공망을 뚫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작전 반경이 괌을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 이르는 초음속 정찰 드론 '우전(無偵)-8'은 물론 무인 잠수정에 해당하는 'HSU-001'도 선보였다.
중국 당국이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들이 모두 실전 배치된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들 무인기 역시 배치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에서는 또 중국의 최신형 경전차인 15식 탱크도 등장했다.
기동성이 뛰어난 15식 탱크는 티베트 같은 고원지대를 비롯해 상륙작전 등 다양한 지형에서 사용할 수 있다. 경전차지만 장갑 관통탄을 탑재하고 있고 105㎜의 주포를 갖추고 있어 화력이 강하다.
그뿐만 아니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2'와 핵상겸비(核常兼備)형 ICBM '둥펑-31AG',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5B',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초음속 미사일 'DF-100', 함대함(함대지) 미사일 'YJ-18A'도 소개됐다.
중국 베이징 열병식장 상공을 비행하는 젠-20 5대
[AP=연합뉴스]
공중에서는 중국 최신예 스텔스기인 전투기 '젠(殲·J)-20' 5대가 함께 비행했다.
젠-20은 중국 내에서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 F-35와 대적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으며, 작전 반경이 2천㎞에 달하고 공중 급유 때 4천km까지 작전 반경이 넓어진다.
공중 재급유 능력을 갖춘 '훙(轟·H)-6N' 폭격기와 '즈(直·Z)-20' 무장 헬리콥터도 선을 보였고, '윈(運·Y)-20' 대형수송기, '젠-15' 항공모함 함재기, '젠-10'과 '젠-11B' 등 주력 전투기들도 톈안먼 광장 상공을 비행했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이 특정 국가를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의 샘 로헤베인은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극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분명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군 총참모부 상교(대령) 출신의 군사전문가 웨강은 AP 인터뷰에서 이번 열병식에 대해 "'해외 이익'을 보호할 중국의 능력과 자신감을 외부세계에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차병섭 특파원 bscha@yna.co.kr
[연합뉴스]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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