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항공모함, 전략무기인가 손쉬운 표적인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군사AtoZ 시즌2-18] 국방부가 내년부터 경항공모함 건조를 위한 개념설계에 착수한다고 군사력 증강 5개년(2020~2024년) 계획을 통해 지난 8월 14일 공개했다. 이후 우리나라가 경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항공모함은 전투기를 탑재하고 다니면서 원하는 목표물을 신속하게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매우 공격적'인 군사력이다. 항모 전단을 구성해 공해를 항행하는 모습은 대외적으로 강한 무력시위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국방부가 공개한 계획에는 2030년대 초반까지 다목적 대형수송함, 즉 경항공모함 1척을 보유하는 내용만 담겨 있다.
이 때문에 경항공모함은 주변국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굳이 경항모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지 타당성 논란도 있다.
지난달 발표한 '2020~2024 중기계획'에서 군은 "한반도 주변과 원해 해양권익 보호를 위해 다목적 대형 수송함을 추가 확보하겠다"면서 "상륙작전 지원뿐만 아니라 원해 해상기동작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해, 즉 먼바다에서 우리나라 국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전투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먼바다는 서태평양 적도 위쪽 부분으로 추정된다.
군 소식통은 "원해 해양권익은 우리나라 주요 에너지원인 중동 석유 운송로를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으로는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그 끝은 말라카 해협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해역은 석유 운송뿐 아니라 무역국가인 우리나라 해상 물동량 중 상당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생명줄과 같은 해상 운송로 대부분이 중국 영향권이라는 것이 전략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항공모함을 2030년대 중반까지 4척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사거리가 2000㎞ 넘는 '둥펑-21' 대함탄도미사일(ASBM)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항모를 기함으로 하는 항모전단을 꾸려서 동중국해 또는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할 때 중국군과 전력 차이가 기본적으로 워낙 크다.
중국은 미국의 10만t급 항공모함이 이끄는 전단에 대응하기 위해 해군력과 ASBM을 구축해 놓았는데, 한국의 경항모는 3만5000t급에 항모전단을 구성하는 전력 동원도 미 해군의 핵추진항공모함 전단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예비역 장군 인사는 "중국의 대함미사일이 서태평양 먼 곳까지 타격 범위 안에 두고 있는데 우리 경항모가 그 해역에 들어갔다가는 생존성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망망대해에서 너무나 잘 드러나는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은 경항모 보유량을 4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즈모급 항공모함은 F-35B를 탑재하고 센카쿠(댜오위다오) 등 중국과 맞서는 최전방에서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4척이 있으면 해군의 '작전·훈련·정비 및 대기'라는 3체제 운용이 가능해진다. 이런 것으로 보면 한국이 항공모함을 1척만 건조하겠다는 것은 군의 이러한 3체제 운용 원칙과도 배치된다.
군의 계획이 타당한지 의심을 받는 이유는 이처럼 1척뿐인 경항모를 가지고 중국의 우세한 해군 전력을 상대로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인지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항모를 보유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최소한의 즉각 대응 능력을 갖게 하는 목표에 부합한다고 군은 설명하고 있다.
필요한 상황에 투입할 수 있는 (경)항모전단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략적으로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전략에 밝은 한 인사는 "우리나라 국익을 위협할 수 있는 주변국에 항모전단의 존재가 억제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계획으로는 경항모로 전단을 1개만 구성할 수 있다"면서도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2030년대에는 기존의 수상함도 전단의 기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두원 기자]
'★군사무기·장비 > 해상무기·장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시아, 내년 신규 인양선 건조 착수한다는데 그 특징은 (0) | 2019.10.08 |
---|---|
인천급 호위함, 덩치 키우고 무장 업그레이드… 호위함 새 시대를 열다 (0) | 2019.10.03 |
세종 대왕함 Batch 2 (0) | 2019.10.03 |
대한민국 군함이야기_목록&링크 한 자리에 (0) | 2019.10.02 |
한국형 경항공모함,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0) | 2019.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