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남수단 파병부대 공백 상태 오나
[중앙일보] 이근평 기자 = 아프리카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의 정상적인 교대가 어려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남수단이 한국군에 대해 사실상의 입국제한 조치를 했기 때문이다.
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남수단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새로운 유엔평화유지군(PKF)의 자국 입국을 중지해달라고 유엔을 통해 요청했다.
여기엔 한국을 비롯 중국, 인도, 네팔, 캄보디아 등 5개국이 포함된다. 남수단은 한국군의 입국을 제한하면서도 현재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교대 시기 연기에는 남수단뿐 아니라 우리 측 우려도 반영됐다”며 “타국 파병군과 접촉해야 하는 한국 장병들 역시 감염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현재 남수단에 주둔하는 한빛부대 12진은 지난 9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11진과 교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남수단의 요청에 따라 300명 규모의 12진은 앞서 1월 편성을 마친 상태로 한국에서 대기 중이다. 11진은 12진의 남수단행과 별개로 이달 한국에 복귀한다고 한다.
지난해 7월 인천시 계양구 국제평화지원단에서 한빛부대 11진 환송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12진의 남수단행 일정을 기약할 수 없게 되면서 현지 한빛부대의 공백 상태가 불가피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세부 교대 일정에 대해선 현재 검토 중”이라며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코로나19가 다른 파병부대의 교대에도 영향을 미칠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크 부대가 파병돼있는 UAE는 한국인의 입국을 막지 않은 상태다.
반면 아덴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작전구역으로 하는 청해부대의 경우 모항이 위치한 오만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동명부대가 있는 레바논은 한국, 중국, 이란, 이탈리아 등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 금지를 발표한 상황이지만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의 파병 부대에 대해선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아크 부대, 청해부대, 동명부대의 교대 시기는 각각 오는 6월, 7월, 8월이다.
군 관계자는 “한빛부대 외 파병부대는 교대까지 3달 이상의 시기가 남아있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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