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전장판도 바꿀 '차세대 게임체인저' 개발 후끈
미군, 자주포로 65㎞ 밖 차량 정밀타격…장갑차에 레이저·초음속무기 탑재
한국군 '10대 차세대 게임체인저' 구상…레이저·초장사정무기·생체로봇 등
U.S. Army releases new video of Extended Range Cannon Artillery [출처 Defence Blog 유튜브]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국과 미국 육군이 전장의 판도를 뒤집을 '차세대 게임체인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포와 전차, 단거리 미사일 등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육군 무기체계와 전술·전략에서 벗어나 공중위협과 공중전투를 겨냥한 무기체계 확보와 전략 수립이 눈에 띈다. 미국 육군은 더해 우주 공간에서의 전투(스타워즈)에 대비한 무기체계까지 개발하고 있다.
미국 육군 신무기체계 개발과 전술·전략의 변화는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본토 육군 병력과 장비가 주한미군에 정기적으로 순환 배치되고 있어 새롭게 등장하는 무기체계가 언젠가는 한반도에 순환배치 또는 고정 배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미군, 자주포로 65㎞ 밖 차량 정밀타격…장갑차에 레이저·초음속무기 탑재
지난 7일 패트릭 도나휴 미 8군 작전부사령관(준장)의 트위터에 이목을 끈 영상이 올라왔다. 'Air Power'라는 게시자가 이 트위터에 올린 12초 분량의 영상은 차세대 자주포(XM1299)에서 발사한 유도폭탄(M982)이 65㎞ 떨어진 곳에 세워둔 SUV 차량을 정확하게 맞춘 장면이다.
미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개량 사실은 알려졌으나, 실제 이 자주포에서 시험 사격을 한 장면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험은 'XM1299'에서 M982(엑스칼리버) GPS(인공위성위치정보) 유도폭탄과 XM1113(로켓추진탄·RAP)을 각각 발사했다. M109를 개량한 이 자주포는 포탄 사거리를 늘리고자 포신 길이를 9m가량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개량한 차세대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는 7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자주포 XM1299 발사 장면
[출처 Air Power @MIL_STD 트위터 영상 캡처]
포가 화염을 뿜자 M982 유도폭탄이 공중으로 날아가 SUV 차량 위에서 수직으로 방향을 잡은 다음 차량으로 내리꽂혔다. 자주포가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게 흔하지 않은 장면을 보여줬다. 미국은 이번처럼 지상 고정표적 뿐 아니라 움직이는 표적까지 자주포로 때릴 수 있는 유도폭탄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중동지역에 있는 기지에 XM1299 자주포를 배치해 테러 용의자를 제거하는데 동원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앞으로 XM1299 사거리를 더욱 늘리는 데 성공할 경우 무인공격기(드론) MQ-9 리퍼(Reaper)에 필적하는 무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레이저 무기와 초음속 무기도 대표적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이들 무기는 미국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SMDC)에서 시험과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미국은 1992년 육군우주사령부와 전략방어사령부를 통합해 우주전략방어사령부를 편성했고, 5년 후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로 개칭했다. 우주전투와 중고도 이상의 미사일(유도탄) 방어 임무를 맡는다.
사령부 예하로 콜로라도스프링스의 피터슨 공군기지의 제1우주여단, 제100 미사일방어여단, 육군위성운영여단 등을 두고 있다.
SMDC는 최근 출력 50㎾의 레이저 무기로 공중에서 비행하는 드론을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대니얼 캐블러 사령관(중장)은 이번 시험 후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적들이 우주 영역에서 도전하고 있다"며 "우리는 적의 그런 위협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이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50㎾ 출력의 레이저 무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앞서 2018년 유럽에서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처음으로 레이저 무기를 탑재해 드론을 격추하는 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상용 드론 12대를 격추했으나 레이저 무기의 사거리가 길지 않아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내리꽃는 유도폭탄
[출처 Air Power @MIL_STD 트위터 영상 캡처]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미 육군이 분쟁지역에 신속히 투입해 임무를 수행하는 신속 기동여단(스트라이커 여단)의 기본 장비다.
2002년 실전 배치된 8륜 구동 장갑차로 M1A1 전차나 브래들리 장갑차보다 가벼워 C-130 수송기 등에 실을 수 있다. C-130에 탑재해 전 세계에 96시간 만에 투입할 수 있다. 최고 속력은 시속 98㎞에 달한다.
스트라이커 장갑차 탑재 레이저무기는 단시간에 여러 대의 드론을 격추할 수 있다. 드론에 취약한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와 오산과 평택기지 등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보완용으로 배치가 가능한 무기로 꼽힌다.
나아가 미 육군은 2012년 진행된 100㎾급 레이저 무기를 탑재한 전술차량 개발 프로그램 성과를 바탕으로 4대의 시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2024 회계연도까지 300㎾급 전술차량 개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미 육군은 2023년에는 신형 초음속 무기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명중한 유도폭탄
[출처 Air Power @MIL_STD 트위터 영상 캡처]
◇ '10대 차세대 게임체인저' 수립 한국 육군…자주포용 정밀유도폭탄 등 개발
한국 육군은 작년 10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전장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차세대 게임체인저'의 개발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육군은 이런 차세대 무기체계로 레이저, 사이버·전자전, AI 무기, 초장사정 타격체계, 고기동 비행체 등을 거론했다.
아울러 미래 드론전에 대비하기 위해 근거리에서 소형 드론을 제압할 수 있는 레이저 대공무기 개발을 2023년까지 추진하고, 원거리에서 폭발물을 탐색·제거할 수 있는 레이저 폭발물 처리기를 장기 신규 소요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전장 판도 바꿀 차세대 게임체인저 개발'
(서울=연합뉴스)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12월 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개최한 '19-2차 코리안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Korean Mad Scientist Conference·K-MSC)' 기조 강연을 통해 10개 분야의 차세대 게임체인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10대 차세대 게임체인처 기조 강연자료 캡처. 2019.12.3 [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서욱 육군총장은 작년 12월 3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개최한 '19-2차 코리안 매드 사이언티스트 콘퍼런스(K-MSC)' 기조 강연을 통해 '10대 차세대 게임체인저' 개발을 공식화했다.
서 총장은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레이저와 초장사정 무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지상무기의 스텔스화 및 고기동화, 양자기술, 생체모방 로봇, 사이버 및 전자전, AI(인공지능), 차세대 워리어플랫폼 등을 제시했다.
육군은 "AI의 군사적 활용과 지상전력 스텔스화 및 고기동화는 기동군단과 드론봇, 특수전 전력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할 수 있다"며 "적의 재밍과 해킹을 회피할 수 있는 초장사정 무기는 미사일 전력을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탱크와 야포 등의 위주로 수립된 지상작전 개념에서 벗어나 공중 위협 등으로 대응 전략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미국 육군의 미래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도 155㎜ 자주포에서 발사해 지상 고정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유도폭탄을 개발 중이다. 작년 말에 핵심기술을 개발했고, 2022년부터 탐색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은 2025년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 대공 무기도 2023년까지 전력화한다. 이 무기는 드론을 실질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Hard kill) 방식이다. 지난 1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안티드론(Anti-drone) 무기인 레이저 대공무기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방위사업청과 군은 앞으로 전투기와 위성까지 요격할 수 있도록 성능을 지속해서 향상하는 일명 '한국형 스타워즈'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트라이커 장갑차 탑재 레이저 무기
[미국 육군 우주미사일방어사령부(SMDC) 홈피 캡처]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
[연합뉴스] 202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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