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병대의 위상과 당면과제
1. 문제의 제기
오늘날 탈냉전시대의 국제안보 정세는 지역분쟁의 다발과 대량파괴무기의 확산으로 인한 불안정과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한반도를 중심한 동북아 지역은 일본의 군사대국화, 중국의 패권주의 지향, 러시아의 강대국위상 회복 움직임, 미국의 군사전략 변환추세와 함께 핵무장한 북한의 군사적 대남 위협이 가일층 고조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전쟁억제는 이 같은 주변정세와 불가분의 연계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우리의 안보역량에 그 처방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국가안보전략은 미래의 번영과 통일도 중요하지만 당면한 생존과 평화가 더욱 중요한 선결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반도의 휴전선을 중심으로 세계최고 밀도의 200만명에 가까운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은 휴전선뿐만 아니라 상륙 가능한 동서해안에도 상당한 병력과 화력을 신장 배치하여 우발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지상 휴전선의 방어강도를 그 만큼 약화시킨 효과로서 우리의 국가전략에비인 해병사단이 상륙출동태세를 완전히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적에게 미치는 전략적 심리적 순기능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면 이는 북한의 전쟁의지를 좌절시키는 결정적인 전략적 억제효과이다. 한미연합사가 존재하는 한, 만약 대북억제가 실패하는 경우 즉 제2의 한국전쟁 발발 시엔 한미연합사 작계 5027에 명문화되어 있는 그대로 한미연합 상륙군은 지체 없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적에게 보복응징과 동시에 평화를 되찾을 수 있는 연합수륙양용작전을 북한 동해안에 전개하게 되어 있다.
이는 한미상호 방위조약에 의한 한미군사협력의 기본 틀로서 북한에게는 전략적 컴뮤니케이션을 통해 평시에 가시적으로 무력시위의 효과를 거양하고 있음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해병대의 평시를 통한 전략적 효용가치이며 합목적적 존재의미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자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여건이나 집단안보를 위한 동맹군의 파트너로서 군사력의 분담 여건을 전제 할 때,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기능군이 상륙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해병대임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따라서 해병대는 평시에는 전쟁억제의 도구로서 1개 사단이 지상군 수 개 사단을 능가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전시에는 통일의 선봉군으로서 북한의 후방 깊숙이 우회기동 투입됨으로서 적 주력에 대한 측방 포위섬멸이 가능한바, 시간과 노력의 절감은 물론 피해의 최소화를 도모하는 등 그 다목적성과 다용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같은 한반도 전쟁억제 및 북한 흡수통일 전략이 전 정권에 의한 2012년의 한미연합사해체 결정으로 말미암아 무산되고 말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현재 참전 단체에서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자주국방 성취 시까지 한미연합사해체를 유보하도록 요구하는 1천만명 서명운동이 유종의 미룰 거두어 가고 있는 바, 미국의 신임 대통령이 덜어서는 내년 초에는 대한민국국민 다수의 이 뜻을 모아 미국과 한국안보문제를 재 협상토록 강력하게 정부당국에 요구하게 될 것이다.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에서 입증된바와 같이 상륙군에 의한 수륙양면작전은 적 후방에 대한 해상우회기동으로서 우세한 적을 양단 격파하여 포위 섬멸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승전방법일 뿐만 아니라, 평시에는 북한의 휴전선 전진 배비 노력을 후방해안선으로 분산 신장 고착시키고 적에게 대 상륙작전 자원 배분을 강요함으로서 효과적인 힘의 분산과 억제수단이 되고 있음은 앞에서 언급한 바이다.
2. 한국 해병대의 어제와 오늘 재조명
금년으로 창군 59주년을 맞은 한국 해병대는 해상세력의 일부로서 1949년 4월 15일 창설된 이래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상승 무적 선봉 철제부대로서 혁혁한 전공을 수립한 바 있으며, 베트남 파병 시에 입증된 바 있듯이 육해공군에 앞장서서 가장 먼저 대공전선에 투입됨으로서 상시 출전태세가 잘 갖추어진 긴급배치군이고 해상투사전력임을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켜 국민의 사랑과 믿음을 독차지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1973년 10월에 해병대 사령부가 해체됨으로서 조직의 구조와 기능이 국가전략예비로서의 몫을 다 할 수 없는 머리 없이 몸둥아리 만 남은 반신불수가 된 체 14년간 겨우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1987년 11월에 해병대사령부가 해군의 한 예하부대로서 회생하였고 1990년에 정식으로 오늘의 해병대로 거듭나는 법제화가 이뤄 졌다.
그러나 현재 2만 7천명의 병력을 가진 작은 해병대는 국군조직법상 해군의 일부로서 상륙작전을 주 임무로 하고 이를 위하여 편성 장비 되며 필요한 교육 훈련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다음과 같은 5가지의 현실적 한계 때문에 본연의 임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① 상륙작전을 위해 편성 장비 훈련된 2개 사단과 1개 여단 규모의 세계유수의 잘 훈련된 가용상륙부대가 있으나, 1개 사단만 후방에 집결 보유되어 있고, 나머지는 휴전선의 서측방 도서와 한강하구 그리고 NLL을 연한 6개 전략도서에 투입된 작전부대로 운용되고 있다. 상륙작전을 위한 출전태세를 취하고 있는 이 1개 사단마저 미제7함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목표해안으로 상륙군을 수송할 상륙함정과 상륙주정 및 주차가 전술탑재를 전제할 때, 1개 대대 규모에 불과한 현실은 우리 해군력이 전력 전략부조화의 불균형함대세력임을 입증하고 있다. 금번 건군 60주년 관함식에서도 해군당국은 유사시 민용선박을 동원할 경우 1개 사단급의 변형된 상륙작전을 수행 가능하다고 궁색한 변명을 한 바 있다.
② 국군조직법에 명시된 해군의 양대 작전인 해상작전과 상륙작전을 위한 자원배분에 있어서 후자에 대한 우선순위와 배려가 격하 등한시되는 경향이 있어 수륙양용전력의 건설 및 유지뿐만 아니라, 해군 해병팀워크를 이루는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 해군은 대양 해군을 지향하면서도 그 근간인 수상함, 잠수함, 해군항공 및 수륙양용군의 4위1체 균형해상세력 건설을 외면함으로서 사실상 함령이 100년이 가까운 낡은 일부 LST/LSM을 아직도 보유한 체 단 한 척의 신형 LPH(독도함)와 수 척의 상륙함 밖에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 지난날의 1개 연대급 상륙작전 능력이 1개 대대급으로 오히려 축소되었고, 동서해의 3개함대로 된 현 해군작전사령부가 창설되기 이전의 한국함대 시절엔 제1전단이 전투함정 제2전단이 상륙함정 전단으로 해군의 양대작전(해상작전과 상륙작전)에 대한 균형된 해상세력을 유지했으나, 현재 제2전단은 상륙함 세력이 도태해 버린 나머지 왜소한 작전사 직할의 특수전대로 격하된 상태에서 상륙군은 오히려 1.5개 사단에서 2.5개 사단으로 늘어난 기형적이고 파행적인 인 조직구조와 기능 의 부조화 시스템을 심화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재래식 수평상륙작전에서 현대화된 수직 및 초수평 상륙작전을 가능케 하는 공격기동헬기가 전무하며, 공기부양 수륙양용장갑차의 도입도 지연되고 있음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③ 1990년에 국군조직법이 개정되어 합동군체제로 전환 될 당시에 김포반도 및 강화도에 배치된 1개 사단을 육군과 교대시켜 서해안에 집결보유토록 하여 제2의 국가전략예비로 지정함으로서 국내외 긴급사태지역 투입을 전담하고, 적도 평양에 대한 상륙위협기능을 수행토록 한다는 건전한 국가전략이 집행직전에 무효화된 바 있다. 현재 김포사단은 병력과 장비가 포항해병사단과 상이한 육군사단에 준하는 불완전 편성의 상륙사단으로서 육군 수도군단의 작전 통제 하에 휴전선 서측방과 한강하구를 방어하고 있다. 적의 주 지상접근로와 해상침투로를 차단 봉쇄하여 인천국제공항과 항만은 물론 한국인구의 과반이 집결된 수도권의 심장부를 안전 보장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에서 NLL을 연한 6개 전략도서에 배치된 1개 여단과 부대병력 4천명을 감축하고 그 빈자리까지 김포사단이 홀로 담당함으로서 전 지상 휴전선의 근 2배나 되는 광역 해상 및 도서 연안 방어를 해병1개 사단으로 잔담시킨다는 불합리한 계획을 국방개혁2020에 포함시켜 현재 이를 추진 중에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는 평화경제란 미명하에 NLL을 북한에게 할양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여 해상국경선을 적이 맘대로 왕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천부당 만부당한 노무현의 평화번영공동선언의 일환이었다.
만약 이 무모한 계획을 실행할 경우 대한민국의 서측방 전략도서가 적의 수중에 덜어가고, 경인지역이 하루아침에 적의 지해상세력 침투로 쑥대밭이 되고 말 것이 자명한데도, 이를 이명박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면 절대로 용납 못할 직무유기나 태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69만 병력을 50만으로 감축하되 정예강군으로 현대화하고 3군 균형발전을 도모한다하면서 소군인 해군 속의 해병대를 오히려 4천명이나 줄이기로 한 노무현- 윤광웅의 근시안적 졸작품은 반드시 바로 잡고 고쳐야 한다.
④ 1973년 이전의 해병대 사령부는 해병대 사령관을 각 군 참모총장과 동격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어 가군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이 동계급 동격이었고, 해병대 사령관이 해병대관련문제 심의시 합참회의 정위원으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해군참모총장이 행정권을 해병대 사령관에게 위임함으로서 해군의 외청 개념에 의해 육해공군의 3군종 외에 해병대를 추가한 준 4군체제로 운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해군이 제한된 행정권 만 해병대에 위임함으로서 사실상 해병대 고유의 상륙작전을 위한 자율성과 전문성 그리고 특수성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비록 작전권은 합참의장이 국군의 전 작전부대에 대하여 행사하도록 법제화되어 있으나, 해병대 사령부의 직제령이 독자적으로 존재함으로서 행정적으로는 해군작전사와는 달리 해병사가 해군으로부터 행정권을 위임받도록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그 유권적 해석과 지난날 관행 그리고 현행 임무 수행 상은 물론 기능의 특수성을 전제 할 때, 독립된 위상을 유지하도록 자유재량권을 부여함이 지당하다. 그렇다고 해서 해군의 일부인 해병대가 완전히 딴 살림을 차려 제4군이 되려는 것은 아니다. 해병대와 해군은 다 같이 해상세력이며 해상 투사전력의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현재의 해병대 사령관은 1990년 국군조직법 제정당시 3성장성 중 최선인 직위로 인정한다는 법 조항을 만들지 않고 국방부가 구두로만 합의한 것이 화근이 되어 오늘날 해병대 사령관의 위상은 육군의 군단장 격 예우밖에 받지 못하고 있음도 전략기능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큰 문제이다.
⑤ 해군본부와 해군육상부대의 직제(T/O)에 해병요원을 배제함으로서 해병장교들은 고위직급 보직이 상대적으로 제한 당하고 인사처리상 제도적인 불이익이 수반됨으로서 해군 해병간의 갈등이 상존한다. 예를 들면 장성진급이나 후방부대근무 등에 있어서 대등한 자질이나 경력자임에도 해병요원이란 이유만으로 원천적 불평등의 차등관리를 벗어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하니 같은 해사 출신으로서 해병장교는 조기 도태 당하지 않을 수 없고, 고급장교가 되어도 경력관리를 위한 다양한 보직처가 없기 때문에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방부와 합참 그리고 국방부 직할기관이나 부대의 해군장교정원을 해군이 독식함으로서 병력에 비하여 해병 장성 정원이 해군의 절반도 안 되는 기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공군에도 육균으로부터 전군한 방공포사령부가 있어나 그 요원의 인사처리에 공군과의 차별대우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3. 해병대의 전략적 가치와 수륙양용전략의 효용성
한반도에 있어서 해병대에 의한 수륙양용전략의 효용가치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국가전략 내지 대전략(grand strategy)의 차원에서 수용되어야 할 것이며 그 타당성과 합리성을 몇 가지 측면에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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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군사적 측면에서의 수륙양용전략
① 집중의 원칙, 병력 절약의 원칙, 공세의 원칙, 지휘통일의 원칙, 그리고 융통성의 원칙 등 전쟁의 제 원칙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작전 용병전략이다.
② 국방자원의 최적화배분과 더불어 군사력과 군사잠재력 그리고 국가의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일체화할 수 있는 대전략으로서의 국가전략이다.
③ 제병연합의 합동기동부대로서 군사력의 통합적 집약에 의한 전력발휘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협조된 연합 및 합동작전전략이다.
④ 가장 진부화(陳腐化)되지 않은 군사교리와 무기체계 및 조직으로 융통성과 기동성을 최대로 창출할 수 있는 누적적 승전전략이다.
⑤ 가장 효과적인 해상투사전력으로 한반도 장차전에서 우세한 적군을 양단 격파 마비 섬멸할 수 있는 해상전략이다.
또한 21세기의 신형전쟁인 대테러전을 수륙양용전략의 연장 변형으로 수행 가능하다.
나. 정치적 측면에서의 수륙양용 전략
① 유리한 조건 하에서 전쟁의 조기종결을 위한 협상을 강요할 수 있는 억제전략이다.
② 동맹국간의 연합작전을 통한 집단안보체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국가안보전략이다.
③ 선제공격이 최악의 대안임을 적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평화지향전략이다.
④ 세력균형을 역전시키고 전세를 만회할 수 있는 약자의 강자에 대한 상쇄전략이다.
⑤ 전쟁이외군사작전(MOOTW : 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과 평화유지작전을 가시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저강도분쟁(LIC: less intensity conflict )처방 전략이다.
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수륙양용전략
① 적의 군사력과 군사잠재력의 낭비를 강요하고 적을 혼란시킴으로서 공세력의 종말을 촉진시킬 수 있는 간접접근전략이다.
② 아방의 자원을 절약하면서 적에게 최대의 피해를 강요할 수 있는 전쟁성과 극대화 전략이다.
라. 사회심리적 측면에서의 수륙양용전략
① 지난날의 전과와 헌신을 전제로 국가위기 시에 해병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통해 국민의 사기를 앙양시키고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대민 심리전략이다.
② 적에게 6.25전쟁의 콤프랙스를 강요하여 학습된 무기력화(learned helplessness)를 촉진 할 수 있는 부전승 전략이다.
③ 탈냉전시대의 협력적 안보를 선도하는 인간 환경 안보적 차원의 안보의식 개혁 및 사회발전전략이다.
따라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대 북한 군사전략 구상은 상륙군을 국가전략예비로 재건 배비함으로서 전평시의 억제와 방위 그리고 공세 기능을 군사, 정치, 경제, 사회심리적으로 극대화 발휘하도록 하여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 당국은 위협평가, 전략형성, 군사력소요제기, 자원배분, 전력건설, 전력유지 및 전력운용의 국방기획 순환과정에서 상륙작전과 상륙군의 효용가치를 재인식하여 국가군사전략과 군사력의 상호 용납성 및 조화를 도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해병대는 다목적 전천후의 정예부대로서 명예와 전통을 간직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초가치(metavalue)로 삼는 특수조직이다.
뿐만 아니라 유사시 국가통수체제를 가장 충성스럽게 근접방호 및 사수할 수 있는 유일한 근위부대 이기도하다. 미해병대의 경우, 백악관 경비는 물론 대통령 경호와 전용기조종사가 모두 해병이며, 전 세계의 미국대사관 경비을 미해병대가 담당한다.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전제할 때, 비용 효과 면에서 가장 경제성과 생산성이 큰 공세적인 전투조직이 해병대인바, 이를 오늘날처럼 이렇게 전쟁 가능력을 제도적 모순 때문에 위축 내지 무력화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국가자원의 유휴화이며 ,군사전략의 오용이다.
해병대는 국가전략 예비답게 국방의 119로서(미국은 이를 911이라 함) 평시의 한반도 전쟁 억제는 물론 장차 전에서 국토통일을 위한 선봉군으로서 실지회복에 앞장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것은 조직구조와 기능상의 자율성과 특수성 발휘를 용납하는 여건 마련이고, 상륙작전을 위한 해군의 완벽한 지원태세확립이다. 이는 곧 해군과 해병대가 운명공동체로서 공존공영 공생하는 길이며 미래에 해군이 한국군의 제1 군종으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미국은 이미 육해공군이 아니라 해육공군으로 위상과 기능이 바뀐 지 오래다)
우리 해병대는 전쟁시엔 해상투사전력의 주력으로서 방어된 적 해안에 대한 강압진공타격군일 뿐만 아니라, 국가위기사태 발발 시엔 하시 하처라도 직응 투입 가능한 신속대응군으로서 출전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해병대에게 부여된 구가전략에비의 특수임무부대로서의 사명이다.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가장 많은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란 조직구성원의 좌우명이 창출된 것이다. 해병대는 당면한 국방개혁과제인 병력 4천명 감축과 구조조정의 난제를 스스로 슬기롭게 해결하고 거듭나도록 해병대 출신의 근 10명이나 되는 현직 여야 국회의원들이 이에 대한 입법활동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이 특히 해병대를 사랑하여 근위대로 사용하고 세계도처의 분쟁지역에 국제경찰의 기능으로 제일 먼저 파송함으로서 해병대를 믿고 사랑하듯이 한국 대통령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용맹을 떨친 해병대를 강하고 미더운 군대로 양성하여 사랑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4.미 해병대의 존재 가치와 한국해병대의 현실
한국해병대는 미국해병대를 모방하여 탄생 성장 발전해 온 바, 미 해병대는 금후에도 존속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관심이 크다. 이는 다른 말로 미국은 앞으로도 해병대를 필요로 할 것인가 란 물음과 맥을 같이 한다. 전 미 해병대 사령관 빅타 쿨락 장군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편 바 있다. 유질동형인 한국 해병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
해병대의 존립 필요성과 당위성을 우수한 육군과 강력한 해군의 결합된 기능에 의한 수륙양용작전수행 기능보유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기능은 오늘날의 육군이나 해군이 하지 못할 이유도 없는 바 설득력이 없다.
단순히 기능적 능력만을 따진다면 해병대의 기능을 육군이나 해군도 대신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병대가 없으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한 마디로 차가운 기계적 합리적 측면보다는 따뜻한 인간적 비합리적 측면에서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국민은 누구나 해병대가 이룩한 지난날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성과를 지금도 믿고 있다.
첫째, 국가안보 위급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해병대가 앞장서서 해결해 주었다.
둘째, 해병대는 항상 전투에서 극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셋째, 해병대는 사나이다운 미국시민의 상징이 되어 왔고, 지금도 미숙한 젊은이들을 자신에 찬 늠럼하고 믿음직한 시민으로 연단시킨다.
미국이 해병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이와 같은 논리를 뛰어넘는 국민의 믿음과 사랑 때문이다, 만약 해병대가 소박한 프로의식(lean professional simplicity)과 실수 없는 준비태세(unfailing preparedness)를 갖추지 못한다면 해병대의 존재적 가치는 소멸하고 말 것이다.
미 해병대는 수륙양용작전 기능만으로 자군의 정체성(identity)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자아 정체성은 주어진 사명과 영역(domain)을 그 가치로 내세운다. 미 해병대는 이것으로 만족치 않고 조직의 존립가치를 고양하기 위하여 꾸준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함상경찰에서 전진기지방어부대로, 그리고는 전진기지방어부대에서 수륙양용작전능력을 개발하여 전진기지탈취부대로, 환경변화를 선취함으로서 주체적으로 사명과 영역을 혁신해 왔던 것이다. 한마디로 해병대는 공세적인 부대이다. 그 기능이 방어된 적 해안에 대한 해상공격인 바, 맡은 역할과 사명이 국가이익수호와 직결된다. 오늘날 미 해병대는 전지국적 소방관의 임무를 담당한다. 그 다음으로 대규모 해병대를 가진 대만의 경우 본토수복의 선봉군으로서 ,한국의 경우도 한미연합사 작계에 의하면 제2한국전쟁시엔 한미연합으로 북한의 동해안에 상륙 진공하여 국토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주력군이 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명과 영역을 바탕으로 한 기능적 가치만으로 생존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에 버금가는 조직문화로서의 보편적 핵심가치(core value)가 조직의 영원한 존재가치를 뒷받침하게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유사이래 미국 현역군인의 최고직급인 합참의장(chairman of JCS)이 미해병대 4성 장군으로 임명된 것은 물론 통합군의 하나인 중부사령부(Central Command) 사령관을 맡은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미 해병대의 핵심가치는 신병훈련소에서 주입시킨 의무에 대한 헌신, 다시 말하자면 충성(Semper Fidelis)으로 상징되는 하나님, 조국, 해병대 그리고 전우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기희생(self-sacrifice)이라고 하겠다. 이는 미 해병대의 군가(marine hymn)의 다음과 같은 구절에 잘 나타나 있다.
.........We fight for right and freedom and to keep our honor clean, we are proud to claim the title of USMC.
(.........우리는 정의와 자유 그리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고, 우리는 매 해병대의 칭호보존을 자부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충성과 자기희생은 조직 내에서의 성실과 이타주의의 규범가치를 뜻한다. 특히 미 해병대의 경우, 이는 바로 전우애와 직결된다. 해병들은 전투에서 전우를 위해서 싸우고 전우를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죽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라면 해병이 아니라고 감히 말한다.
조직엔 부여된 영역과 사명을 바탕으로 한 기능적 가치와 조직구성원의 전인적 관여와 존립근거가 되는 존재적 가치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변화를 지속하지 않으면 안되고, 후자는 그것을 상실하게 되면 조직의 소멸을 맞게 될지도 모르는 차원 높은 공유가치라고 하겠다. 조직의 존재적 가치가 확립 견지되어 있어야 기능적 가치가 자기혁신을 도모 할 수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쿨락 장군은 앞에서 지적한 바 있거니와 기능적 합리적 가치로서의 수륙양용작전은 타 군종에 의해 대행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해병대의 존립 필요성과 당위성으로서의 존재적 가치는 국민의 사랑과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인바, 타군의 불가침 영역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병대의 자기혁신 전략이 어떠해야 할 것인지 살펴본다. 조직진화론은 진화를 학습의 과정으로 보는바, 이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학습을 뜻한다. 그래서 모든 조직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취사 선택함으로서 생존해 나간다. 그러나 조직의 자기혁신은 학습만으로 부적합하다. 학습은 과거의 성공체험에 과도 의존함으로서 과잉적응이란 위험이 수반하기 마련이며, 새로운 환경적응이 도외시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혁신조직은 주체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함으로서, 기존의 지식을 부분적으로 폐기 또는 재 구축하여 스스로의 지식체계를 혁신해 나가는 것인 바, 신지식의 창조없이는 조직의 자기 혁신이 불가능한 것이다.
조직적인 지식창조의 기본은 개념의 창조와 그 결정화(結晶化)인 바, 조직변혁과 연관되는 상위개념의 지식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위개념과의 연계적 의미상관성을 도모할수 있는 다의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미 해병대의 역사를 보면, 창설 당시 함상 경찰로서 적국인 영국의 왕실해병대를 모방한다는 것 이외는 다른 주체적 조직개념의 창출이 없었다. 그후 마한의 해상권력론이 미국의 국가전략을 풍미하게 되자, 비로소 해군의 전진기지방어란 개념이 창출되었고, 그후 제1차 세계대전시엔 주로 육군의 지원부대로서의 개념이 통용되었으나 해병대의 독창적인 사명과 영역을 전제한 조직혁신을 이룩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과 더불어 전진기지탈취란 개념이 해병대역사상 처음으로 대두됨으로서 수륙양용작전이 해병대에게 전매특허로 주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함대해병대란 해군 해병기동편성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태평양제도의 상륙작전을 미해병대가 주도적으로 수행했던 것이다. 물론 이때 때로는 육군의 지휘 하에서, 때로는 육군을 지휘하여 작전을 수행하였다.
한국전쟁시에는 미 해병대가 처음으로 헬리콥터를 전술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개념을 개발했고, 세기의 상륙작전인 인천 상륙작전을 통하여 핵시대에도 수륙양용작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였다. 특히 한국전쟁시 낙동강방어선 사수와 장진호철수 작전시의 용전분투는 해병대의 기능적 가치 이상의 존재적 가치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어서 베트남전쟁을 통하여 처음으로 헬리콥터에 의한 수직상륙작전개념이 정형화되고 또한 세계도처의 분쟁사태 발발시 해병대가 제일먼저 투입될 수 있도록 한 직응부대 (force in readiness)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된 것이다.
그 후 1980년대에 와서는 공기부양정과 단거리 수직이착륙기에 의한 초수평(over-the-horizon)상륙작전 개념이 도입됨과 동시에 해병공지기동편성(MAGTF)에 의한 자족적 원정군의 위상을 확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의 미 해병대의 기능적 가치와 존재적 가치는 최근의 걸프전쟁을 통하여 재확인되었다. 탈냉전시대에 와서 육 해 공군이 모두 근 25%나 되는 급격한 병력과 예산상의 삭감이 단행되는 가운데서도 미 해병대는 별로 큰 영향을 안 받고 건재해 있다.
오늘날 세계 최강의 군대로 알려져 있는 미 해병대는 230여 년의 긴 역사를 가진 미국 유일의 전략적 기동력을 구사할 수 있는 직응부대이고 자족적 원정군으로 편성되어 있는 수륙양용작전부대이다. 법적으로 3개 사단(division)과 3개 항공단(air wing) 그리고 지원부대(force troop)을 유지하도록 국가안보법(national security act)에 오직 해병대만 조직규모를 명시해 놓은 국민이 믿고 사랑하는 미국 최 정예 군대이다.
그러나 미 해병대도 지난 2세기 여의 긴 역사를 통해 볼 때 수많은 존폐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온 역전의 용사다운 군대중의 군대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독립전쟁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전쟁을 치렀으며 특히 20세기의 5대전쟁인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그리고 걸프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피를 흘렸다.
미국의 국가이익을 가장 잘 지키고 국가의지를 가장 잘 시현 할 수 있는 엘리트 집단으로서 일당백의 정예화 된 공세적 해상투사 전력인 것이다. 미국의 동서해안에 각 각 1개 사단씩 그리고 일본 오끼나와에 1개 사단이 자리잡고 있으며, 서태평양, 지중해 그리고 가리브 해의 함상에 각 각 1개 대대의 상륙강습부대가 출전대기태세를 취하고 있다.
미 해병대는 오늘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조직의 자기혁신에 정진해 왔다. 전항에서 설명했듯이 생존영역의 진화, 독자능력의 유기적 집중발휘, 조직분화와 통합의 극대화, 핵심기능의 습득과 공유, 인간. 기계시스템의 정보화, 기능적 가치와 존재적 가치의 유기체화 등을 통한 자기혁신적 조직발전을 꾸준히 도모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미 해병대는 조직의 기능적 가치의 극대화 발휘는 물론, 조직의 존재적 가치의 국민적 승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이타적 전우애를 상징하는 충성과 희생을 미국시민의 가슴에 와 닿도록 시범 보이고 있다. 신병훈련소의 지옥훈련과 청소년 교육을 위한 영마린(young marine)제도 같은 것은 미 해병대만 갖고 있는 유효한 프로그램이며, 국민교육도장으로서의 효용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미해병대는 군대중의 군대요, 미 해병(marine)은 수병(sailor)이나 항공병(airman)을 훨씬 앞서는 국민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명성을 간직하고 있는 군인 중의 군인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시밭길을 걸어온 지난 반세기 여 동안의 한국해병대는 미 해병대를 모방하여 탄생하였으나, 오늘날 우리의 안보환경과 군사문화 ,국민의 의식구조 그리고 정치풍토가 해병대의 기능적 가치는 물론 존재적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해병대 자체의 창조적 자기혁신 노력도 부진하다.
미 해병대와 한국해병대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혈맹의 전우로서 닮은꼴의 조직문화와 전통을 승화시켜 상부상조하면서 공동의 적을 물리치는데 궁합이 참으로 잘 맞아 헌신적으로 충성스럽게 잘 싸웠다. 그러나 많은 피를 흘렸다.
현재 2개 사단과 1개 여단의 대규모 해병대이지만, 미 해병대의 사명과 영역에 비추어 본다면, 전진기지 방어(서해6도 방어 와 수도권 서측방 방어),전진기지 탈취(수륙양용작전)'또는 직응부대의 기능과 사명을 현실과 교리에 맞도록 합리화 및 명확화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포항의 1개 사단이 세력투사 내지 수륙양용작전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송 및 함안이동(艦岸移動) 수단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유사시 적의 허를 찌를 잠재역량이 유휴화되고 사장될 수 있음에도 당국이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한국해병대는 조직의 기능적 가치가 개념화되지 못한 가운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 요원들이 조직구성원에서 대부분 도태됨으로서 전우애를 바탕한 결집력이 이완된 나머지 존재적 가치마저 상징성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국방기본법이 제정 시행되는 2006년부터 한국해병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주둔한 독립부대가 제2사단에 폐합되고 전체 병력도 4천명이 감축된다고 하니 앞으로 전방에 투입된 전투사단으로서 해군 및 육군과의 지휘권 및 행정지원 관계정립 및 생존 발전전략의 창의적 강화혁신이 요청되고 있다.
해병대의 기능적 가치와 존재적 가치가 고양되지 못하면 국가와 국민의 관심과 애정이 멀어질 수밖에 없으며, 조직의 공유가치가 소멸하게 된다. 속히 특유한 해병대 조직의 이 두 가지 가치를 재창출하여 이를 극대화 발휘할 수 있는 결사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이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현역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고, 기왕에 몸담았던 해병 전우회를 구심점으로 한 예비역들도 필요한 형식정보와 의미정보를 제공해주는데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과 인천상륙작전의 상징적 존재가치를 지닌 인천 자유공원에 우뚝 선 맥아더 동상을 해병대의 예비역 노병들이 윤번제로 근무를 자원 담당, 철거세력들과 대항하면서 철벽수비를 하고 있음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란 조직과 국가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가 아직도 이들에게는 살아 있기 때문이다.
5. 한국해병대의 位相, 그 허와 실
-해병의 진가와 진면목을 바로 알고 말하라 !-
전항에서 언급한 바를 재 강조하고자 한다. 해병대는 1949년에 창설되었다. 6.25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귀신 잡는 해병, 무적 해병, 신화를 남긴 해병 등 찬사를 받을 만큼 잘 싸워 참전 전 장병이 1계급 특진하는 영예를 독차지 할 정도로 그 위상을 국내외에 떨쳤던 것이다.
특히 한국해병대 단독의 통영상륙작전으로 낙동강 방어선의 서측방 돌파를 저지하여 부산 임시수도를 보전했으며, 한미연합해병대에 의한 인천상륙작전으로 적 병참선을 양단격파 하여 공세이전으로 수도서울을 탈환하고 38도선을 돌파 북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베트남전쟁에 투입된 청룡여단은 주로 월맹정규군과 싸웠으며 백마사단보다도 오히려 많은 전사상자를 낼 정도로 피를 많이 흘렸다. 국군의 날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인 해상관함식때 해병대의 위용이 소개된 바 있으며, 얼마 전엔 인천 앞 바다에서 해군과 해병대에 의한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모의 해상기동 및 수륙양용작전이 재현되어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그래서 당연히 오늘의 해병대가 해상투사전력으로서 명령 일하에 적전상륙을 감행할 제반 여건과 능력을 잘 갖춘 국군의 선봉 鐵製部隊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러하지 못한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재 해병 1개 사단은 포항에 집졀보유되어 국가전략예비로서 유사시 사태지역에 즉각 투입토록 대비하고 있으며, 한미연합사가 존재하는 한 일본에 있는 미해병3사단과 연합하여 북한 동해안에 상륙돌격을 감행하도록 훈련 및 준비되어있다. 그리고 1개 사단은 적의 주 침투접근로인 김포반도와 강화도 일대를 방어함으로서 한국인구와 부의 과반이 집중된 수도권의 서측방 취약 지역에 대한 안전을 보장한다. 또한 1개 여단 및 부대가 지상 휴전선의 해상 연장선인 NLL 남방 6개 도서를 점령 방어함으로서 영해수호를 위한 전진기지 및 不沈航母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같은 중차대한 임무를 감당하는 해병대는 국민과 정부 그리고 국회의 이해가 부족하여 현재 말못할 고민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포항사단은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나면 해군의 능력으로는 1개 연대규모의 상륙작전을 뒷받침할 수송 및 함안이동 수단 밖에 없기 때문에 잘 훈련된 정예상륙군이 遊休化되고 말 운명이다.
설상가상으로 당국이 NLL을 방어하고 있는 해병부대의 병력을 4천명 감축시키고 김포사단으로 하여금 전 지상 휴전선의 근 두 배로 긴 한강 하구로부터 백령도까지의 NLL을 연한 대소 10여 개 섬과 김포반도 방어를 홀로 책임지도록 한 국방개혁2020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대한 시행착오와 더불어 더욱 안타까운 것은 광역 도서 및 연안방어 담당부대에 단 한 척의 전술헬리콮터와 고속정조차도 편제에 없으며, 아직도 신형 국산전차가 아닌 한국전쟁시의 구형전차가 김포반도에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납세자인 국민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는 분명히 倒行逆施이고 本末顚倒이다.
이 같은 국토 방어의 무력화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전 정권에서 평화경제란 미명 하에 NLL을 북한에 할양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여 인천 앞 바다에 적군이 자유로이 접근토록 공공연히 허용하려는 평화번영공동선언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상승해병이란 역사와 전통이 있다해도, 전투작전의 4대 요소인 임무와 적정 그리고 지형과 가용부대가 완전히 상충되는 불합리한 여건으로 어떻게 승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해병대가 당하고 있는 고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교들은 경력관리와 인사처리상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자의에 따라 해병대장교로 임용되어 영관 장교가 된 다음엔 승진과 보직에 있어 해군장교보다 결정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한다. 한 지붕 밑에서 한솥밥을 먹는 해군과 해병대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해군본부와 해군 육상부대 그리고 대외기관에 해군 장교 정원만 있어 해병이 설자리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해군과 해병대의 병력 차이는 많지 않으면서 고급장교 정원은 해군이 몇 곱절 더 많다.
1973년 이전엔 해병대 사령관이 4성 장군이었고 합참회의의 정위원으로서 각 군 참모총장과 동격이었던 바, 해병대 사령부가 국방부와 직거래하는 준 4군의 해군 외청 개념으로 운영되어 해병대의 자율성과 전문성 그리고 특수성이 보장되었던 것이다. 지금은 국군조직법 상 해군에 해병대를 둔다는 조항에 따라 해군에서 해병대에게 제한된 행정권만 위임한 상태로 부대지휘관리를 위한 자유재량권이 없다. 법적으로는 해군의 임무를 해상작전과 상륙작전으로 포괄하면서도 해군은 전자를 위한 수상함과 잠수함 그리고 항공세력 확보에 만 주력하지 후자를 위한 상륙함정 획득에는 우선순위를 뒤로 미룬 결과, 오늘의 기형적이고 파행적인 임무 조직 부조화의 모순을 자초한 것이다.
육군의 기계화부대는 현대화하면서 해병대의 숙원인 초수평상륙작전 수단이 될 공기부양 수륙양용차 도입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는 국방정책결정과 자원배분에 있어 해병대의 위상이 지상군 우위사상에 의해 평가 절하되기 때문이다.
69만의 현유 병력을 50만으로 줄인 3군 균형과 작지만 강한 군대 지향이 자주국방개혁의 목표라면, 군사력불균형하의 남북대치현실과 한반도의 장차전 양상을 전제할 때, 상륙작전 뿐만 아니라 긴급배치군으로서 전략적 전술적 다목적 다용도의 효용가치가 가장 큰 해병대의 감축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특수 임무수행에 걸맞도록 조직구조와 작전기능 그리고 무기체계와 장비는 물론 인력관리와 행정지원도 잘 갖춰주어야 한다. 현행 국방개혁기본법을 속히 採長補短하여 해병대 본연의 위상을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기 바란다. 현역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예비역 선배들이 꼭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일이다. <끝>
출처 : 안보제일, 이선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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