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은 장군이냐, 제독이냐?
제독이냐 장군이냐하는 논쟁은 자가 당착
이순신의 호칭은 제독이나 장군보다는 충무공이 합당하다.
이선호 : 전국방대 교수, 한국시사문제연구소장
동양에서는 육군과 수군 지휘관의 호칭이 특별한 구별 없이 사용되어 왔다. 특히 '제독'이라는 호칭은 주요한 성의 수륙양군을 통솔하는 최고위 군사지휘관을 뜻하는 직책으로 사용되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과 노량해전에서 연합작전을 편 명나라 수군 도독(都督) 진린은 수군사령관의 직명이었지 제독이란 장수의 계급이 아니었다.
그후 청ㆍ일전쟁 당시 청나라 북양함대의 사령관이었던 정여창의 공식 직함 역시 '통령북양수사기명제독천진진총병(統領北洋水師記名提督天津鎭總兵)'이었고, 통칭 '수사제독(水師提督)'으로 불렸었다.
명치유신 이후 일본에서 영어의 해군지휘관을 의미하는 'Admiral'이라는 단어를 번역 도입하면서 청나라의 '수사제독(水師提督)'을 참조해, '제독'이라는 어휘로 해군의 장성 계급을 표현했던 것이다.
일찍이 미국에서는 육군 장성을 general로, 해군 장성을 admiral로 호칭하게 됨으로서 해병대와 공군 장성은 육군의 호칭을 따르게 되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해병대 장성을 해군에 준하여 admiral로 부른다.
역사가 일천한 한국 군대의 경우 미국식 편제를 모방하여 창설 성장한 역사적 배경에 따라 장성의 호칭도 미국식으로 관례화 되었다.
그러나 현행 군인사법에는 장군이나 제독이란 명칭구분이 없으며 장관급 (將官級) 장교로 만 포괄기술되어 있다.
그렇다면 충무공 이순신은 어떤 호칭으로 불러야 타당할까?
이순신은 1576년 무과에 급제하여 무인의 길에 들어섰는데 당시의 군제엔 수군과 육군의 구분이 없었고, 1591년 전라좌도수군절도사(오늘날의 해군 지역 함대사령관 격)에 임명되기 전까지 시골의 수군만호, 절충장군, 정읍현감 등 정3품과 5품의 육상지휘관과 문관직에서 대부분의 직위를 역임한 바 있다.
하지만 수군지휘관으로서 이순신의 능력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여 3도 수군통제사(오늘날의 함대 총사령관)로서 7년전쟁 기간 중 연전연승으로 세계해전사상 유례없는 대첩을 기록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이순신을 제독이나 장군으로 호칭한다는 것은 그 분의 당시 직분과 업적에 대한 평가절하이다.
그는 실제로 한산대첩의 공로로 정2품인 정헌대부(正憲大夫)로 현 직급으로는 장관급 장성이 된 이후 대소 해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물론 1598년에 전사 후 오늘날의 국무총리 격인 정1품 숭록대부(崇綠大夫)로 추서된 바 있지만, 현역 시에 엄연히 장관급 해상지휘관으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 분을 왜 제독이나 장군으로 격하시켜 호칭하려고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고위직은 은퇴후 엔 현역시의 최고계급을 불러 줌이 예의이다.
우리는 7년전쟁에서 적함 935척을 격침노획하고 적병 12만6천명을 수장시키면서도 아방의 피해는 겨우 전선 3척 망실과 전사상자 1,022명에 불과한 압도적인 승전을 거둔 성웅 이순신을 한 평범한 제독이나 장군으로 격하호칭하려는 우를 범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장 합당한 호칭은 그 분의 시호(諡號)인 충무공이이어야 한다.
해군이나 육군의 장성 출신 논자들의 제독이나 장군 호칭 시비논쟁은 매우 근시안적인 접근으로서 현실적 보편타당성이나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제독이란 용어는 특정 국가가 특정시대에 사용했던 표현 방법이고, 비록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제독에 대한 정의를 해군 장성으로 풀이하고 있지만, 오늘날 한국외엔 한문 문화권 국가인 중국, 일본, 대만 어디에도 제독이란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 바, 국제관례에도 어긋난다.
단지 해군 장성을 영어로 번역시에는 admiral로 함이 가할 것이다.
출처 : 해병학교 총동문회, http://blog.chosun.com/aakmca0415/677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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