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이 우크라 사태에 책임…반군 진압작전 중단돼야" (연합뉴스, 2015.02.09)
이집트 방문 앞둔 인터뷰서…"IS 공습은 비효과적이고 불법적인 행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책임을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전가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 진압 작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이집트 방문을 앞두고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과 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는 러시아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냉전의 승리자로 자처하면서 모든 곳에서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려는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의 시도 때문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불법으로 침공해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동부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면서 냉전 이후 정착된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이란 서방의 견해와는 크게 차이가 나는 인식이다.
푸틴은 "예전 소련 지도부에게도 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東進) 정책 폐기 약속은 공허한 말임이 드러났다"면서 "우리는 나토의 군사시설이 점점 더 러시아 국경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고 러시아의 이익이 무시되고 있는 것을 보아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유럽연합(EU)이 '동부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옛 소련 국가들을 러시아에서 떼어내고 그들을 러시아냐 유럽이냐의 선택 기로에 서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그 결정판이 우크라이나 사태였다"면서 "우리는 여러 차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내정 간섭의 파멸적 결과에 대해 경고했었지만 그들은 우리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U가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해온 'EU-동부 파트너십'은 우크라이나, 몰도바, 조지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옛 소련권 6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푸틴은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태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정부군이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등의 주거 지역에 대한 포격을 강화했고 대규모 징집령도 내렸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그들의 경제활동을 봉쇄하려는 시도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이는 막다른 골목으로 가는 길이며 커다란 재앙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 안정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서 정부군이 소위 '대테러작전'으로 불리는 징벌적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동부 지역에 대한 경제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분쟁 당사자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모든 정치 세력 및 지역과 공통의 언어를 찾고 합의해야 하며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헌정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으로 제시해온 동부 지역에 대한 특수지위 부여와 연방제 창설 방안 등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분리주의자들과 직접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최근 격화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기지에 대한 공습은 효과적이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대(對)테러동맹 참가국들에 의해 취해지고 있는 행동과 그들의 전략 및 전술은 (IS로 인한) 위기의 규모와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습만으로 위기를 해결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 사회 모두의 단합된 대응만이 테러세력을 잠재울 수 있다는 의미였다.
푸틴은 나아가 "그러한 행동(IS 공습)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공습 대상이 되는 국가의 동의도 없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비합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IS가 국제사회에 던지는 도전은 유례가 없는 것이지만 시리아와 이라크 혼란 사태의 원인도 이 지역에 대한 외부 세계의 무책임한 간섭 정책과 일방적 무력 행동, 테러리스트들을 좋은 자들과 나쁜 자들로 구분하는 이중 잣대 적용의 결과라고 거듭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경제 위기에 대해선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위기대응계획을 마련해두고 있고 이전에도 경제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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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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