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회담 결과에 대한 분석(分析) (코나스넷, 2014.04.11)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9일~11일(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카터 장관은 9일 오후 오산기지에 도착하여 미군장병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10일 오전에는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후에는 한미국방장관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한 후 평택 2함대사령부를 찾아 천안함 희생 장병을 추모했다. 그리고 11일 오전에 태평양사령부(하와이)로 떠났다.
박근혜 대통령 예방
박근혜 대통령은 카터 장관을 만나 “북한의 도발과 위기 조성에 이은 타협과 보상의 악순환은 용납할 수 없다”며 “美 소니사와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등 북한의 사이버공격 위협에 대해 한·미간 사이버 안보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朴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과 관련, “북한의 핵개발, 장거리미사일 발사, 사이버 공격 등이 한국과 全 세계의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과 공고한 한미동맹 유지 등을 통해 북한을 제압하는 ‘부전승’이 최상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카터 장관은 한미동맹과 관련해 “유례를 찾기 힘든 최강의 상태(never been stronger)”라고 평가하면서 “진정한 동맹은 동맹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운명과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동맹국인 한국의 의지를 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균형 정책의 비밀은 첨단 무기체계나 다수의 탱크 확보라는 물(物)적인 것보다는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의 신뢰를 심화하는 것”이라면서 “아태 지역에 미국의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첨단 무기’보다 ‘동맹국과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카터 장관의 이런 발언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국내 논란과 함께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문제에 엇박자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국방장관 회담 결과
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과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대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과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이 상당히 진전됐다고 평가하고 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를 이달 중 출범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합회의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맞춤형 억제전략 구현 방안을 모색해 온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와 미사일대응능력위원회(CMCC)를 통합한 것이다. DSC 공동위원장은 한국 측에서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서는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와 엘라인 번 핵미사일방어부차관보가 맡을 예정이다.
카터 장관은 특히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따라 아태 지역에 배치될 첨단무기와 관련, “새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고 이는 아·태지역에 특히 중요할 것이다. 몇 가지 신형 해군함정을 순환 배치할 예정이고 F-35 스텔스기, 전자전 및 사이버전 최신 무기체계가 있다”며 “하지만 (이들 무기 배치는) 아·태지역 동맹국의 긴밀한 협의로 이뤄질 것이고 여기에는 한국과 일본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괌 기지에서 수시로 B-2 스텔스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北 전략목표물 타격을 상정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오키나와 기지에 배치된 F-22 스텔스 전투기도 여러 차례 한반도에 출동시켜 임시 배치했었다. 카터 장관의 언급은 B-2스텔스 폭격기, F-22·F-35스텔스 전투기 외에도 연안전투함(LCS) 등 신형 함정들을 한반도로 수시로 출동시키거나 순환 배치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국방장관 기자회견 주요 내용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민구 장관은 “최근 북한의 사이버해킹, 대남비난과 위협 등이 심각한 도발행위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을 보장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관련된 조치들을 빈틈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공동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① 미국은 사드를 배치할 생각이 있는지, 그런 생각이 있다면 언제쯤 사드배치 문제를 결정할 것인가.
▶ (카터 장관) : 사드는 오늘 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현재까지 아직 생산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디에 배치할지 그리고 배치할 곳이 (어느 곳이)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치 시기와 관련해서도 생산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훈련이나 배치 가능성이 논의될 것이다. 때문에 全 세계 그 누구와도 아직 사드 배치에 대해 논의를 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한민구 장관) :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사드 배치와 관련해 양국 정부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
②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 강행 징후가 있다고 판단하나.
▶ (한민구 장관) :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는 현재까지 가까운 장래에 징후가 있다고는 우리가 판단하고 있지 않고 확인한 바도 없다. 그러나 과거에 그들의 행태로 볼 때 추구하는 어떠한 전략적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이러한 도발을 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③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며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한반도에 대해서는 어떤 신무기 배치계획이 있나.
▶ (카터 장관) : 제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래를 언급했을 때 말한 것은 3국 軍간에 정보공유협정에 관한 것이다. 이를 통해 3국의 안보를 훨씬 더 증진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었고, 과거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아니다. 아시아지역에서 역사 문제가 얼마나 민감한지는 우리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 당사국 간에 치유와 화해를 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무기와 관련해서 예를 들자면 새로운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것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특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해군구축함을 순환 배치할 예정이며 F-35스텔스 항공기가 있다. 전자전·사이버전에 관련된 최신 무기체계들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아·태지역에 있는 동맹국의 긴밀한 협의하에 이뤄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과 일본도 포함된다.
④ 사드체계 생산은 언제 완료되나.
▶ (카터 장관) : 사드체계의 생산 완료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생산이 완료된 후에 배치 가능성이나 몇 기나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 아태 지역의 미군 방어와 탄도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서는 항상 우리가 한발 앞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알래스카에 지상요격체계를 추가하기도 했다. 그런 방안에서 한반도와 일본의 미사일 방어 협력을 함께하고 있다.
⑤ 중국이 영토분쟁을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미국의 입장은.
▶ (카터 장관) : 미국의 입장은 영토분쟁을 군사화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영토분쟁은 다자적으로, 외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한민구 장관) : 중국의 군사적 조치에 대한 견해는 카터 장관이 답변을 했는데 각자의 국가가 자기들의 주권적 사항을 제대로 유지하고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터 장관이 천안함을 찾은 목적
한미 합참의장이 2013년 3월 22일에 서명한 ‘한미공동 국지도발계획’에 대한 강력한 실천의지를 다짐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북한이 국지전을 도발할 경우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동원하여 한국군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지난 8일 우리정부 관계자는 “천안함 방문 일정은 미국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북한의 어떤 위협과 도발에도 공동 대응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국방장관이 천안함 전시시설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카터 장관은 천안함을 직접 찾는 것에 대해 “천안함에서 희생된 46명의 장병들은 주한미군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미국을 대표해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며 “대한민국과 아태지역에 대한 평화와 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Konas)
출처 : 코나스넷,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http://www.konas.net/article/article.asp?idx=4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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