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항공기명에는 임무·특성 코드가 숨어 있다 (국방일보, 2015.05.14)
<17> 군용항공기 이름의 의미
앞 알파벳은 임무, 뒤 알파벳은 개량순서
F-15K와 KF-16의 ‘K’는 Korea의 약자
숫자는 임무별 항공기의 채택 순서 나타내
지난 시간 해군 함정의 이름에 숨은 의미들을 살펴봤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했던 함정의 명칭에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죠. 그럼 공군 항공기는 어떠할까요? 공군 항공기 역시 해군 함정과 같습니다. 각 항공기의 명칭에는 임무와 특성을 나타내는 일종의 ‘코드’가 숨어 있습니다.
군용항공기 명칭에는 그 임무와 특성을 알 수 있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사진은 우리 군이 운용하는 최신예 전투기 KF-16들이 올해 신년을 맞아 편대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 공군 제공
● 군용항공기 알파벳은 임무 상징
공군 항공기는 주로 영문자(알파벳)와 숫자로 이뤄집니다. 항공기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분들도 F-16, A-37, C-130 등 항공기 명칭을 TV나 신문기사에서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명칭은 얼핏 보면 딱딱한 제품번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명칭은 무작위로 부여된 것은 아닙니다. 의미 없는 숫자나 문자가 없는 것이죠. 항공기는 주로 미국식 명명법에 따라 부릅니다. 군용 항공기에 있어 그 영향력이 그대로 명칭에 투영된 것이죠. 명명법은 크게 고유명칭과 통상명칭(별칭)으로 구분됩니다. ‘F-4 팬텀’과 ‘F-15 이글’의 경우 F-4, F-15K가 고유명칭이 되고 팬텀(Phantom)과 슬램이글(Slam Eagle)이 통상명칭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명명법에는 일종의 숨은 법칙이 있습니다. 이 간단한 법칙만 알아두면 군 관계자가 아니라도 항공기의 특성과 용도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일종의 수학공식과 같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숫자 앞에 붙는 알파벳은 항공기가 맡는 임무를 나타냅니다. A는 공격기(Attacker)를, B는 폭격기(Bomber), C는 수송기(Cargo), F는 전투기(Fighter), H는 헬리콥터(Helicopter)를 의미하는 것이죠. 즉 F-15는 전투기를, C-130은 수송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공격기와 전투기가 눈에 띕니다. 모두 전투용 항공기로 일반인들은 그 차이를 쉽게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A형의 항공기는 주로 공대지 공격에 특화된 공격기입니다. F형 항공기는 전투임무를 수행하는 전투기입니다. 크게 ‘공중우세기’와 ‘다목적 전투기’ ‘대공제압기’ 3가지 형태로 구분되죠. ‘공중우세기’는 말 그대로 공중전에 특화된 전투기로 미군에서 운용하는 F-15C가 있습니다. ‘다목적전투기’는 공대공과 공대지의 능력이 모두 가능한 전투기로 F-4와 F-15, F-16, F-15K 등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대부분의 전투기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대공제압기는 대공위협 무기를 타격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전투기로 우리 군의 (K)F-16가 해당됩니다.
그럼 우리 기술로 제작해 뛰어난 성능을 과시하고 있는 T-50의 T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짐작하신 바와 같이 훈련(Training)을 의미합니다. T-50을 고등훈련기라고 칭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T-50의 개량형인 TA-50의 경우는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훈련 목적을 위해 T-50에 가장 기본적인 공대지 능력을 부여한 항공기입니다. FA-50은 T-50에 정밀유도무장 능력을 추가해 전투능력을 강화한 항공기입니다. FA-50은 우리 기술로 자체 제작한 항공기로 지난해 10월 전력화, 현재 대한민국의 창공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도 덧붙입니다.
● 뒤쪽의 알파벳·숫자는 개량부호
앞서 항공기의 임무는 앞의 영문자(알파벳)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명명법에서 고유명칭에 쓰이는 알파벳은 항상 앞에만 쓰이는 것은 아닙니다. F-4E와 같이 숫자 뒤에 영문자가 표기되기도 합니다. 뒤의 알파벳은 그 항공기의 개량부호를 의미합니다. 기본 임무의 변화 없이 내부구조, 장치의 일부만 개량한 경우 그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죠. 이 개량부호는 숫자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I(아이)와 O(오)를 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개량부호를 살펴보면 그 항공기가 얼마나 많은 개량 작업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알파벳 순서가 뒤쪽일수록 신형 항공기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F-4E는 F-4D보다 많은 보완과 개량을 거쳤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예외인 경우도 있습니다. F-15K와 KF-16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F-15K의 ‘K’는 개량순서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요구에 맞게 성능을 개량한 F-15’라는 뜻입니다. KF-16의 앞에 붙는 ‘K’는 Korea의 약자로, 한국에서 면허 생산된 기체임을 의미합니다.
그럼 숫자는 무엇을 나타낼까요? 숫자는 일련번호로 기본 임무별 항공기의 채택 순서입니다. F-4는 전투기 중 4번째, F-5는 5번째로 채택된 항공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구 소련에서 제작한 전투기 이름은 미국식 명명법과 많이 다릅니다. 대개 항공기를 설계한 사람의 이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미그(Mig)기의 경우 항공기를 설계한 미코얀(Mikoyan)과 구레비치(Gure bich) 두 사람 이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Su(수호이,Sukhoi)와 IL(일류신,ILyushin) 역시 설계자의 이름이 항공기의 이름이 된 경우입니다.
언젠가는 우리 공군도 우리식의 명명법에 의해 이름 붙인 군용 항공기를 갖게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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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일보, 이영선 기자 ys119@dema.mil.kr
http://kookbang.dema.mil.kr/kookbangWeb/view.do?ntt_writ_date=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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