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형드론 킬러 레이저 무기 개발… 실전배치 임박
일본도 내년 G-7 정상회의 경비용으로 배치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정찰 목적에 소형 무인기(드론) 사용이 확대되면서 이를 레이저로 격추할 수 있는 무기가 독일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DN)는 미사일 전문 독일 방산업체 MBDA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일련의 실험에서 3㎞ 거리에서 접근하는 소형 드론을 레이저로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4년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 등장한 소형 드론(AP=연합뉴스 DB)
프랑스 파리에어쇼에서 선보인 이 레이저 무기는 10㎾ 출력의 발사기 4개를 거울을 이용해 한 개의 빔에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40㎾ 위력을 가진 레이저빔으로 움직이는 소형 드론을 파괴했다. 파괴하는 데 걸린 시간은 3.39초에 불과했다.
앞서 20㎾ 위력의 레이저빔 실험에서는 500m 거리에서 접근하는 소형 드론을 화염으로 변하게 해 격추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미해군이 구축함 듀이호에 장착한 레이저포(AP=연합뉴스 DB)
그는 MBDA가 독일 국방부와 공동으로 지난 10년 넘게 이 레이저 무기 개발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100㎾ 위력을 내려면 400∼500㎾의 축전지 전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효율은 아직 30%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무기가 앞으로 5년 내에 실전에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경우 격추 사거리가 5㎞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레이저 무기는 정지된 목표물이나 직선 비행하는 물체를 무력화하는 데는 효과가 입증됐지만, 궤도를 바꿔 비행하는 물체를 타격하는 것은 MBDA가 선보인 무기가 사실상 처음이다.
2015년 1월 26일 미 백악관 건물에 소형 드론이 충돌한 사건으로 비상이 걸린 미국(AP=연합뉴스 DB)
이와 관련해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내년 5월 26∼27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려되는 소형 드론을 통한 테러 가능성에 맞서 이 레이저 무기가 비장의 카드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MBDA 관계자는 이 레이저 무기를 통해 급조폭발물(IED) 같은 다른 목표물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차량에 설치한 5∼20㎾ 위력의 레이저 발사기로 500m 이내의 IED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5㎾의 레이저를 발사해 2.5㎞ 내의 광학 장비를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에어로노틱스도 이번 쇼에서 앞부분에 2.2㎏의 폭약을 적재한 채 적의 목표물을 찾아내 파괴할 수 있는 소형 '자살 드론'도 선보였다.
한편, 미 해군은 차기 항공모함 가운데 초도함인 제럴드 포드(CVN-78)를 시작으로 포드급 항모에 레이저포(LaWS)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제럴드 포드 함의 자체 발전용량은 기존의 니미츠 급 항모보다 3배나 강력한 1만 3천800볼트. 이는 항공기 이륙을 지원하는 최첨단 전자기 사출장치(EMALS)는 물론이고, 레이저포와 최고 음속의 7배의 속도로 탄환 발사가 가능한 '전기포'(electric gun, 레일건)까지 충분히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러시아 역시 10㎞ 이내에서 날아오는 소형 드론이나 미사일 등에 고주파 전자포를 발사해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초고주파포'(Super High Frequency Cannon)을 최근 선보였다고 러시아 국영 매체 스푸트니크 등이 전했다.
레이저 무기는 한 번 발사에 1천 원 미만인 적은 비용과 원거리 표적 타격 성능 등으로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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