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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쟁 뺨치는 軍입대 경쟁… 기술·행정兵, 300 대 1 넘기도

머린코341(mc341) 2015. 7. 26. 20:28

취업전쟁 뺨치는 軍입대 경쟁… 기술·행정兵, 300 대 1 넘기도
 

선발 절차도 대기업처럼,

서류심사·면접 통과해야…마감 직전까지 눈치작전 재수·삼수 불사하기도

2022년까지는 인력 초과,
1991~1995년 출생자 다른 해보다 많기 때문… 현역 판정률 낮추기로

 
94.2대1.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나 대학 인기 학과 입시 경쟁률이 아니다. 지난 13일 접수가 끝난 육군 기술·행정병 모집(9월 입대 예정) 최고 경쟁률이다. 4명 뽑는 39사단 야전공병에 377명이 몰렸다. 51사단 야전공병이 59.6대1, 육군훈련소 야전공병이 56.4대 1로 2~3위를 기록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9월은 입대 비수기다. 이 정도 경쟁률은 높은 축에도 못 낀다"고 했다. '입대 극성수기'인 3월 입대 인원을 선발한 지난 1월 기술·행정병 모집에서는 4명을 뽑는 50사단 야전공병에 755명이 몰려 경쟁률 188.7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 경쟁률은 334대1(3월 입대 32사단 야전공병)이었다.


불경기와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복학·취업에 유리한 시기에 입대하려는 청년들이 몰려 치열한 입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2%. IMF 금융 위기 때인 1999년 6월의 11.3%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병무청 관계자는 "원하는 시기에 입대하려고 재수·삼수까지 불사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히 '군대 고시'라고 할 만한 상황으로 어떻게든 입대 시기를 늦추려고 안간힘을 쓰던 과거와 너무 다른 현상"이라고 했다.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검사장 대기실에 앉아 있다. 지난 1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검사장 대기실에 앉아 있다. 국방부는 최근 취업난과 불경기로 입영 대기자가 급증하자 입대 인원을 9300명 추가하고 현재 9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는 현역 판정률을 85%까지 낮추기로 했다. /성형주 기자


눈치작전에 소신 지원…대입 뺨쳐


20대 미필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편한 곳에서 복무하기를 원한다. 이 중에서 편한 곳이 우선이다. 9월 입대 기술·행정병 모집에서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최상위권 5위까지 부대를 보면 39사단(함안), 51사단(화성), 육군훈련소(논산), 50사단(대구), 32사단(공주) 순이었다. 모두 후방에 있다. 병무청은 "전방에 비해 군 생활이 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며 "후방 부대에 들어가도 일부는 강원·경기 전방 1군·3군 사령부 예하 부대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알려도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기 부대' 경쟁률은 약 2주간의 모집 기간 중 초반에는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이다 접수 마감 1~2일 전부터 급격하게 올라가 최대 3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인다고 한다. 지원자들의 '눈치작전'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이다.


입대자들이 모두 '편한 부대'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빨리 입대하는 게 최고'라는 생각으로 소신 지원을 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강원도 철원 3사단과 6사단은 혹독한 훈련으로 유명하지만 이 부대 야전공병의 9월 입대자 경쟁률은 21대1이다. 겨울에 영하 30℃까지 떨어지는 최전방 부대에 자원해도 20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만큼 '군대 고시'의 관문은 좁은 셈이다.


선발 절차도 대기업 입사만큼이나 까다롭다. '뺑뺑이'(무작위 추첨)로 뽑는다는 것은 과거 얘기다. 기술·행정병의 경우 서류 전형에서 자격·면허증과 전공 관련성 등을 심사하고 면접에서 지원 동기·용모·태도·성장 환경·표현력·직무능력 등을 살펴본다. 서류와 면접을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신체검사를 받는다. 병무청 관계자는 "신체검사는 3등급으로 판정하는데 1등급과 3등급 점수 차이는 2점밖에 나지 않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 1점 차이로 당락이 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군, 현역 판정률 85%까지 낮춘다


군대 가기가 왜 이렇게 어려워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1991~1995년생 남성이 다른 해 출생자보다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입대한 남성은 27만4292명이지만 만19세가 된 1995년생 남성은 37만6000여명이었다.


군 당국은 대책으로 올해 9300명, 내년 7000명을 추가 입대시키고 현역 판정률을 현 90%대에서 85%까지 낮추기로 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입대 인원을 유지하면 2022년까지 입대 대기자가 최대 21만3000명에 이르게 된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상당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이 현역 판정률을 85%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은 2003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군은 ▲신체검사 기준 강화 ▲고교 자퇴 이하 학력자 보충역 처분 ▲특성화·마이스터고 출신 산업기능요원 확대 등을 통해 연 2만8000여명을 보충역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이다. 보병 사단 2개 규모의 자원이다.


병무청은 구체적으로 올 9월부터 BMI (체질량지수) 기준을 완화한 새로운 신체검사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체질량지수란 키에 비해 몸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보여주는 지수이다. 수치가 높으면 과체중, 낮으면 저체중이다. 현행 국방부 시행령에 따라 그동안 BMI가 16~34.9인 사람은 현역으로 복무를 했는데 앞으로는 이 기준을 17~34로 변경해 과체중·저체중으로 보충역 처분을 받는 사람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의로 체중을 늘려 현역을 기피하는 풍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은 "6개월 시한을 두고 불시에 체중을 검사해 고의적인 현역 기피 현상을 막겠다"고 밝혔다.


군은 또 현 입대 인원의 55% 이상을 선발하는 모집병 제도(입대 시기·병과·부대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가 특정 병과의 특정 시기 '입대 경쟁'을 과열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징집병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선발 시 동점을 얻으면 나이 많은 지원자를 먼저 선발해 '고령 입대 대기자'를 최소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군 고위 관계자는 "2023년부터는 입대 인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때는 현역 판정률을 다시 90% 이상으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조선] 201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