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열병식> 세계 정상·원로들 불러 사상 최대 '군사쇼'

<中열병식> 세계 정상·원로들 불러 사상 최대 '군사쇼'-1

시진핑 우측에 푸틴, 박대통령…좌측에 원로와 최고지도부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세계를 향한 사상최대 군사굴기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이 3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로 개막했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이하 동일)를 넘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톈안먼(天安門) 북쪽의 돤먼(端門) 남쪽광장에서 각국 지도자들을 맞이하는 모습이 중국중앙(CC)TV를 통해 비춰지며 행사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노란색 상의를 입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레드 카펫 위를 걸어 들어가 공식 예복인 중산복(인민복)과 붉은색 원피스로 각각 차려입은 시 주석 부부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어 시 주석과 박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은 '신중국 창업자' 마오쩌둥(毛澤東)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는 톈안먼 성루 위로 올라갔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푸틴 대통령, 박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외빈들이 섰다. 왼쪽에는 중국 원로들과 최고지도부가 자리를 잡았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주룽지(朱鎔基)· 리펑(李鵬) 등 전 총리들도 참석해 대내외에 '굳건한 단결'을 과시했다. 장 전 주석은 비교적 건강해보였으나 리 전 총리는 몸을 가누는데 힘겨워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개회 선언과 동시에 톈안먼 남쪽 성루인 '정양먼'(正陽門) 좌우에 늘어선 56문의 예포가 70발의 축포를 쏘며 기념대회의 공식 개막을 알렸다. 중국이 56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고 항전승리 70주년을 뜻이 담겨있다.

톈안먼광장 중심에 있는 인민영웅기념탑 앞에 대기하던 국기호위대가 광장 북쪽 편에 있는 국기게양대를 향해 '121보'를 걸어가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게양했다.

121보는 '갑오전쟁'(청일전쟁)이 발발한 1894년부터 올해까지 121년의 항일과 극일의 역정을 의미한다. 이번 열병식의 주제인 '항일전쟁 승리'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인민해방군(중국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을 보장하는 동시에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15분가량의 기념사를 마친 시 주석은 엄숙한 표정으로 무개차에 올라 도열해 있는 장병들에게 "동지먼 하오"(동지들 안녕하세요) 등을 외치며 부대를 사열했다.

[연합뉴스]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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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열병식> 상공엔 전투기 '70'대형…여군의장대까지 '군사쇼'-2
 
ICBM 등 첨단·신무기 대거 동원해 '군사굴기' 과시
 
사열이 끝나자 전투기 편대가 상공에 '70'자를 그리며 축하 비행에 나섬과 동시에 열병식이 시작됐다.

열병식에 참가한 중국군은 1만2천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지상방진(네모꼴을 이룬 부대진형) 57개(도보방진 30개·장비방진 27개)를 형성했다. 200여 대의 각종 군용기로 조직된 공중편대가 분열을 했으며, 17개국의 외국군도 행진에 참가했다.
   
가장 먼저 항일노병부대를 태운 2개의 방진이 오토바이 부대의 호송을 받으며 나섰고 3군의장대와 10개의 항전 영웅모범 도보방진, 외국군 방진 등이 뒤따랐다.

팔로군 등 항일전에 참전했던 노병들은 저마다 가슴에 훈장을 달고 대형 무개차량에 앉아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열병식에 참여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207명으로 편성된 3군의장대가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였다. 처음으로 참가한 51명의 육해공 여성의장대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여군 의장대 멤버.2015.9.3 (신화=연합뉴스)

지상돌격 부대(9개)가 선두를 서고 방공미사일 부대(3개), 해상공격 부대(3개), 전략타격 부대(3개), 정보지원 부대(3개), 후방지원 부대(3개)의 행진이 이어졌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원거리·중거리·근거리, 핵·일반(재래식)·신형 미사일 등 500여 대의 무기 장비, 200여대의 군용기가 총동원됐다. 전체의 84%가 신무기로 구성됐다.

둥펑(東風·DF)-21D와 DF-26 등 중거리 미사일이 최초로 공개됐다. 젠(殲)-15를 비롯한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 무장헬기 등 첨단 무기도 대거 선을 보였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둥펑(東風)-31B, 둥펑(東風)-41과 같은 최신형 전략 핵미사일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톈안먼 광장 지상 퍼레이드에 이어 '열병식 블루'라고 불릴 정도로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공중쇼'가 이어졌다. 

군용기가 삼각 편대를 이뤄 선두에 서고 헬기편대가 뒤를 이으며 5색의 연막으로 전승절 70주년을 축하하는 비행을 했다.

이어 공중조기경보기 1대, 전투기 8개로 구성된 지휘기 편대와 중국산 신형 공중조기경보기(쿵징(空警)-200 추정) 11대로 구성된 공중조기경보기편대도 하늘을 갈랐다. 동원된 전투기수도 사상 최대 규모다. 

여군 의장대 (AP=연합뉴스)

열병식이 진행되는 동안 1천200명의 육해공 합창단이 군악대 연주에 맞춰 '항일군정대학교가', '보위황하', '유격대가', '태행산 위에서', '강군전가' 등 항일혁명가요 5곡을 불렀다.

초청받은 2천 명가량의 일반시민들도 톈안먼 성루 밑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행진하는 병사들을 향해 환호와 박수 갈채를 보냈다.

평화를 상징하는 수만 마리의 비둘기와 7만개의 형형색색의 풍선이 톈안먼광장 하늘을 수놓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리커창 총리가 11시 37분 '종료'를 선언해 90여 분의 '군사쇼'가 모두 막을 내렸다.

열병하는 서진핑 주석(EPA=연합뉴스)

[연합뉴스] 201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