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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병대원들의 특별한 한가위

머린코341(mc341) 2015. 10. 2. 12:31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병대원들의 특별한 한가위
 
국외 영주권자·다문화가정 출신 병장 접적지서 맞는 추석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북한 황해남도 월내도 해안포 진지에서 불과 11㎞ 떨어진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 섬이다. 인천보다 북한이 더 가까운 군사요충지여서 365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백령도에는 해병대 흑룡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일부 휴가자를 제외한 흑룡부대 장병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고향을 갈 수 없다.


국외 영주권자인 석재우(22) 병장의 고향은 다른 동료 장병들 보다 훨씬 멀다.

 

남미 볼리비아에서 태어나 페루에서 학교를 마친 석 병장은 국외 영주권을 갖고 있어 병역 의무가 없는데도 자원입대했다. 해병대 출신인 사촌형을 보며 입대의 꿈을 키웠고 최전방 백령도에 배치받았다. 


석 병장은 26일 "페루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조국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며 "군 생활 동안 빨간 명찰의 무거움과 서북도서의 중요함을 체감하며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석 병장은 1년9개월의 군 생활을 마치고 11월 말 전역한 뒤 페루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조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추석이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페루로 돌아가서도 한국과 해병대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석 병장과 동기로 해병대 흑룡부대에서 복무 중인 김조나(22) 병장은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다. 파키스탄인인 아버지와 한국인인 어머니 밑에서 크면서 어릴 적부터 한국인과는 다소 다른 외모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 


그는 복무중인 백령도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이 고향이다. 뱃길로 190km, 다시 육로로 420km 떨어진 곳이다. 

 

김 병장은 "입대 전 추석은 그저 공휴일에 불과했다"며 "해병대 입대 후 3번째 맞는 명절인데 선·후임들과 어울리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웃었다.


해병대 흑룡부대 장병들은 추석을 맞아 부대별로 백령도에 있는 요양원을 찾아 봉사 활동을 할 예정이다.

추석 당일인 27일에는 부대별로 합동 차례를 지낸 뒤 직접 마련한 음식을 나누며 조상의 은혜를 기리고 영해 수호의 의지를 다진다. 


흑룡부대 관계자는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 탓에 장병들이 고향을 찾지는 못하지만 부대에서 윷놀이와 씨름 등을 하며 향수를 달랠 예정"이라며 "온 국민이 편하게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경계 근무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