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잡학] 현대의 공격헬리콥터 초간단 상식백과
1943년에 최초로 헬리콥터란 존재는 지구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활주로가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필요했던 고정익 항공기에 비해 편편한 풀밭이건 모래밭이건 몸 한켠 누일 곳 있다면 대충 어디든 뜨고 내릴 수 있는 이 회전익 항공기는 빠른 시일 내에 실용화되어 1947년에는 기념비적인 기체, 상용화의 첫 모델로 꼽히는 벨 47이 등장했고, 군용과 민수용으로 모두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최초의 실용화된 군용헬기 벨 47!)
곧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초창기의 헬리콥터는 정찰과 환자 수송, 연락임무 등에 다용도로 그 능력을 발휘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뒤를 이은 베트남 전쟁에서는 수많은 월남전 소재 영화들에 나오는 것처럼 대량으로 사용되어 보병에게는 택시와 같은 수송수단으로, 보급품을 실어 나르는 트럭으로, 그리고 응급환자를 후방의 야전병원으로 안전히 옮기는 앰블런스로 실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헬기에 쓰인 문구 "더스트 오프", 초창기에 헬기는 야전앰블런스로서 가장 먼저 그 효과를 입증했고 많은 이들이 헬기 덕분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특히 정글과 산악지대를 뚫고 보병을 헬기를 이용해 수송하는 기동전으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현대의 기병대로 자리매김하게 되지요.
초기의 헬기를 이용한 보병강습은 멜 깁슨 감독 겸 주연의 영화 “위 워 솔져스”에서 아주 상세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 쌍팔년도 세대에겐 추억의 TV 시리즈, “머나먼 정글”과 “플래툰”, “지옥의 묵시록” 등 여러 월남전 관련 영화에서 헬기를 이용한 보병 투입은 자세히 묘사됩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가장 인상적인 월맹측 마을 공격장면.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노래 : 발퀴리의 기행"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벌어지는 학살장면은 선악을 초월한 감정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적군을 실어나르는 하늘을 나르는 잠자리들에 대한 월맹군의 적개심은 하늘을 찔렀고, 소련과 중국에서 공여받거나 노획한 각종 대공화기와 기관총을 사용해 장갑 방어력이 취약한 헬기에게 집중공격을 가해 날로 그 피해는 늘어납니다.
그 결과 그전에는 보병만 열심히 실어나르던 헬기가 자체 무장을 갖추고 강하하는 보병을 엄호하기 위해 지원사격을 할 수 있도록 고정적인 무장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무장헬기”, 즉 “건쉽”이라는 용어의 기원입니다.
건쉽의 전성시대
건쉽이라 불리는 무장헬기는 미국이 대규모로 참전한 월남전과, 소련이 뒤질세라 미국에 버금가는 삽질을 저지른 대명사,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두 전쟁을 상징하는 무기로 떠오릅니다.
미국은 당시 보병 수송용으로, 그리고 온갖 용도에 다 써먹던 만능헬기 UH-1 이로쿼이에 기관총과 로켓탄을 탑재해 최초의 건쉽을 만듭니다.
그리고 전쟁 후반에는 아예 본격적인 공격 전용 헬기를 만들어내는데 이 최초의 공격헬기가 바로 AH-1 코브라입니다.
소련은 보병 수송과 공격 용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이한 형상의 무장-공격헬기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까지도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는 MI-24 하인드 헬리콥터입니다.
두 전쟁에서 무장-공격헬기들은 대량으로 투입되어 많은 전과를 올리고, 실전에서 피해를 입어가면서 헬리콥터 운용 전술 노하우를 하나하나 닦아갑니다.
냉전 시기 각광받은 대전차 공격헬기
5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의 동서 냉전 시기, 독일을 경계로 한 유럽의 양편에서는 나토동맹군과 바르샤바조약군이 인류 역사상 최대의 무장력을 쥐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던 시절입니다.
당시 구소련의 전차는 5만대에 육박했고, 서방 역시 숫적으로는 좀 소련에 밀려도 다양한 전차를 개발해 맞서던 시기입니다.
이미 60년대에 프랑스가 선구적으로 헬리콥터에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했고, 1970년대 4차 중동전에서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이 전차에게 막심한 손해를 줄 수 있다는 전과가 입증되자 동서 쌍방은 두 무기체계의 조합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게 됩니다.
미국과 소련은 각각 코브라와 하인드라는 실전경험을 쌓은 공격헬기를 대량으로 양산하게 됩니다.
또한 헬기용 대전차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 결과, 오늘날 대전차미사일의 대명사인 토우 계열이 등장하고 월남전 후반과 레바논 침공작전 등에서 사용됩니다.
그러나 유럽 각국은 대전차전투 외에는 용도가 불분명한 공격전용 헬리콥터 양산보다는 수송헬기 등을 개조해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한 무장헬기로 만족하는데 대표적인 기종들로는 영국의 링스와 독일의 BO-105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량으로 도입되어 소련의 전차 저글링에 대비했고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전차 헬리콥터 : 전차의 손실 교환비율이 1:12 혹은 1:10 정도로 확인되자 전차 좀 굴리는 국가는 거의 전부 최소한 무장헬기는 갖추게 됩니다.
공격헬기 개발 열풍
미국은 코브라에 뒤이어 세계 최고 성능의 나르는 대전차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마침내 AH-64 아파치를 개발합니다.
이 아파치는 현재까지 계속 개량형 모델을 만들면서 세계 최강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요.
하지만 소련은 상당기간 다용도로 마구마구 찍어내던 하인드에 만족하다 한세대 뒤늦게 MI-28 하보크와 KA-50 호컴이라는 경쟁기종을 통해 근접한 기종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재정난으로 이 두 준수한 공격헬기는 현재까지도 대량 배치를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유럽대륙에서는 냉전 시절 쪽수로 승부하던 무장헬기에서 벗어나 분업화의 길을 걷고 이 시기에 이탈리아는 A-129 망구스타라는 기종을 미국-소련 외에 최초로 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독일과 프랑스는 오랜 진통 끝에 정찰과 대전차공격용으로 바리에이션을 갖춘 타이거 헬기 개발을 마치게 됩니다.
예외인 것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자체적으로 루이벌크라는 세계 수준의 공격헬기를 개발하게 되는 점인데 불행히도 수출에 성공하지 못해 제작사인 데넬사가 십수년 넘게 재정난에 빠져 있다고 하지요.
그 외 국가들은 군사강국의 경우 공격헬기를 면허생산해 갖추거나, 중소국의 경우 여전히 무장헬기라도 도입해 굳이 국가간 전쟁이 아니더라도 게릴라 진압이나 다양한 국내문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공격헬리콥터는 대부분 시속 300킬로미터 전후의 고속과 대전차미사일 8 ~ 16발 탑재, 그리고 조준 및 탐색 전용의 광학전자장비와 일부 기종은 저주파 레이다를 탑재해 상당한 고가무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무장은 대전차미사일, 20-30mm 구경 기관포, 로켓탄이며 일부 기종은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 장착이 가능합니다.
※ 공격헬기가 확산되면서 적군 헬기와의 공중전을 상정해 공대공 미사일(주로 보병휴대용 소형)을 장착하는 헬기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주로 스팅거나 미스트랄, 이글라를 탑재하지만 독한 녀석들은 전투기용 사이드와인더나 AA-11 아처 같은 무지막지한 것을 달기도 합니다.
그래서 군사강국을 제외하고는 대량으로 장비하지 못하며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수백대를 보유한 나라는 극소수이고,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정도 국가가 100대 전후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고 중소국은 10 ~ 20대 정도 보유가 고작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강하고, 세계에서 제일 비싼 공격헬기 롱보우 아파치. 날개 위에 달린 공모양 물체가 바로 롱보우 레이더)
AH-64 아파치&롱보우 아파치
현재 유일 군사 초강대국 미국의 주력 공격헬기입니다.
미국 외에는 영국과 이스라엘, 일본 등에서 도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성능 자체는 세계 최강 타이틀을 근 20년째 고수하고 있으나 그만큼 비싸고 미군수준의 군수정비체계가 없이는 감당이 불감당이라는 악평도 종종 받고 있습니다.
성능이 워낙에 출중해 아직도 대체기종 개발에 들어가지 못한 기종이고 이 기종의 최신버전인 D형에서는 롱보우 밀리미터파 레이더를 헬리콥터에 장착해 광대한 지역을 독자적으로 수색정찰하고 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이터버스 시스템을 이용해 네트워크 전투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안 그래도 비싼 헬기 가격이 더 올라가는 바람에 롱보우아파치 1대 + 아파치 3대로 편제를 해서 롱보우가 정찰 및 공격지시를 하면 나머지 3대는 관제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술개념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활도 뛰어나지만 화살도 빼어난데, 아파치가 주로 탑재하는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은 그 최신버전인 2형의 경우 현존하는 전차는 다 박살낼 수 있다고 하지요.
장갑관통력이 철판 1,000mm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라크전쟁 당시 시골 노인이 AK 소총으로 아파치를 격추했다고 프로파간다가 대대적으로 나오기도 했으며 만화 “남벌”이 현실화되었다는 일부 밀덕들의 감동은 슬프게도 기체 고장으로 인한 추락으로 판명된 상황입니다.
근래 주한미군의 아파치 24대가 이동하고 그 빈자리를 F-16전투기와 A-10공격기가 메운다고 해서 대북 전력에 공백이 생긴다고 난리치다 잠잠해진 기억이 새롭네요.
(무기탑재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무지막지하게 중무장한 채 나르는 바이퍼 공격헬기)
AH-1 코브라 & AH-1Z 바이퍼
코브라는 세계 최초의 공격헬기이고 다양한 버전이 존재합니다.
미국 육군의 경우 엔진이 1개(단발)인 모델을 주로 사용하지만 해병대는 해상주행 때문에 안전성을 염두에 둬 엔진이 2개(쌍발)인 모델을 사용하며 미해병대 사용 모델을 특별히 “슈퍼코브라”라 부릅니다.
(바로 이것이 슈퍼코브라!)
코브라는 토우 대전차미사일 8발이 기본 탑재 사양으로 아무래도 아파치에 비해서는 경량급이지요.
그리고 미해병대는 육군이 아파치로 옮겨탄 뒤에도 자주국방을 부르짖으며 코브라로 만족해왔고 21세기에도 코브라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바이퍼로 버틸 전망입니다.
코브라에서 아파치로 기변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빈궁한 해병대 입장에선 어려운 일이고, 성능에서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 기존의 코브라와 호환성이 높은 바이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하는군요.
※ 미해병대는 육군이 UH-60 블랙호크를 수송헬기로 쓰는데 반해, 여전히 UH-1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바이퍼를 개발하면서 동시병행으로 업글버전을 만들어 21세기에도 “구관이 명관”임을 실증하고 있지요.
바이퍼의 경우 롱보우 레이다는 달지 않지만 개량된 전자광학탐지장치를 장착하고 헬파이어 미사일 운용이 가능해 수출시장에선 오히려 더 전망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비용으로는 아파치 2대에 코브라 / 바이퍼 3대를 굴릴 수 있다고 보시면 거칠게 대입 가능합니다. (물론 바이퍼가 예상외로 비싸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곱사등이" 하인드, 다른 공격헬기보다 덩치가 한 체급 더 큼)
MI-24 / 35 하인드
영화 “람보 3”에서 람보를 괴롭히는 나쁜놈으로 나오는 그 헬기입니다. 공격헬기 타이틀을 달고도 보병수송이 가능한 녀석인데 생긴 것도 특이해서 별명이 “곱사등이” 로 불립니다.
보병 수송에 사용될 때는 8명 정도의 구소련 대전차보병반을 통째로 운반 가능하고, 기관총 / 포와 로켓탄을 이용한 보병 화력지원과 대전차미사일을 이용한 대전차공격 등 다용도로 활용 가능합니다.
대량으로 생산되어 과거 냉전 시기 군사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빠지지 않고 일러스트가 나오는 걸작 헬리콥터인데 문제는 구소련 붕괴 후 개발되던 신예 공격헬기들이 다 죽을 쑤면서 현재까지도 당당히 주력임은 물론, 다용도로 쓸모가 많아서 여전히 세계 무기시장에서 각광받는 존재라는 점이지요.
(워낙에 하인드는 그 외형이 매력있어 미래무기 디자인에도 애용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2부터 등장하는 공화국군 클론트루퍼들의 저 전투공격기체도 알고보면 하인드 디자인!)
굳이 동구 사회주의권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많이 구입하고 있고 올해 4월에는 브라질의 공격헬기 구매에서도 특유의 저가 판촉으로 당당히 계약했습니다.
특히 90년대 후반에는 프랑스나 이스라엘 군수메이커에서 하인드의 개량과 업글 사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버전이 나오는데 이 헬기가 얼마나 수명을 이어갈지가 무척 궁금하답니다.
(이탈리아 독자개발의 망구스타 공격헬기)
A-129 망구스타
유럽대륙 최초의 공격헬리콥터로 이탈리아에서 개발했습니다. 망구스타는 독사를 잡아먹는 짐승인데 미국의 코브라를 강하게 의식하고 코브라보다 고성능을 추구한 헬기입니다. 그러나 뒤이어 헤비급의 아파치가 나오는 바람에 어정쩡해진 기종이기도 한데 초기 모델은 기관총 없이 대전차미사일만 탑재하다 이후 다용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으로 수출용 인터내셔널 버전을 만들면서 기관총이 도로 부착됩니다.
하지만 수출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터키의 차기 공격헬기 도입사업에서 면허생산 대상으로 선정되어 대량 양산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상당히 견실한 기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 공동개발 공격헬기 타이거, 사진은 대전차용이 아니라 수색정찰용 버전)
유로콥터 타이거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유럽을 대표하는 공격헬기입니다.
프랑스는 독특하게 정찰헬기와 공격헬기를 같은 계열로 별도 도입하기로 했고, 독일은 공격헬기만 도입하기로 해서 100단위로 양산 중입니다.
덩치는 아파치에 비해 작으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세계 일류 헬기 제작사인 유로콥터사의 기술력은 널리 인정받으니 성능에는 하자가 없다고 봐야겠지요.
역시 냉전 종료 후 수출이 잘 안되어 고민하던 차에 오스트레일리아 등 국가에서 도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전차미사일은 역시 유럽 공동생산 차세대 대전차미사일 트라이갓입니다.
(남아프리카의 루이벌크 공격헬기)
루이벌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과거 인종차별정책으로 인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무기 금수조치를 당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소련의 무기지원을 받은 인접국들과 국지전이 발발하자 독자적인 무기개발을 진행했고, 자국 내에서 운용하던 푸마와 알루엣 같은 우수한 헬기들을 정비 및 분해해 기술을 축적해 마침내 독자적인 공격헬기를 개발하게 됩니다.
세계 수준의 공격헬기로 인정받고 있지만 마침 만델라 정권이 들어선 후 주변국과의 분쟁도 종료되어 남아공 내수도 별로 없고, 수출도 이미 탄탄한 기반을 닦은 경쟁기종들에 밀려 비운의 다크호스로만 머물고 있는 기종이지요.
하지만 기체 성능 자체는 아파치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르사의 하보크 공격헬기)
MI-28 하보크
구소련 붕괴 직전에 아파치에 대적할 공격헬기 프로젝트는 군용헬기의 양대 메이저, 미르와 카모프사 경쟁구도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때 미르사의 카드가 바로 하보크였으며 아파치를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 성격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구소련 붕괴 후 혼란 속에서 경쟁자인 카모프사의 호컴이 채택되면서 자국 내에서 도입하지 않은 공격헬기의 미래는 암울해져갔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말 이후 러시아 군 소요로 수십대 단위로 구매가 이뤄졌다고 하고 여전히 수출을 위해 열심히 다니는 기종이기도 합니다.
(카모프사의 블랙샤크 공격헬기)
KA-50 호컴(블랙샤크) & KA-52 엘리게이터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도 유명하고 그 특유의 외형으로 인해 많은 팬층을 가진 러시아의 차기 공격헬기입니다.
카모프사는 우리 산림청과 군에서 대량으로 운용 중인 KA-32 헬기처럼 이중반전로터라는 특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회사로 이 호컴도 상당히 특이한 점이 많습니다.
호컴을 제외한 전 세계의 다른 공격헬기는 모두 2인승으로 1명이 운전을, 1명이 공격을 맡는데 호컴은 1인승으로 외형과 조종석도 고정익 전투기와 유사합니다.
기동성이나 대 헬기 격투전 성능이 아파치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둘이 붙으면 누가 이기나 하는 게 한동안 헬기 덕후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1인승이란 점 때문에 불신을 받자 제작사는 2인승(그런데 대개 앞뒤로 타는 2인승인데 이 녀석은 옆으로 타는 2인승이라는, 상식 파괴가 취미인 헬기) 버전의 엘리게이터를 개발합니다.
(2인승 버전의 엘리게이터. 호컴 계열은 외형이 헬기라기보다 전투기 스타일이 특징)
그후에 풍문으로는 아파치와 롱보우 아파치 조합처럼 호컴과 엘리게이터를 조합해 운용하는 전술을 수립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수출시장 문을 많이 두드렸지만 버마나 슬로바키아 등 일부에서만 도입이 이뤄졌고 러시아 군에도 대량으로는 아직 도입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선 무장헬기의 개념은 아주 넓습니다.
일반 수송헬기나 정찰헬기에 공격용 무장을 달면 다 무장헬기가 됩니다.
(일반적인 수송헬기에 이렇게 무장을 달면 바로 무장헬기가 됩니다)
최초의 무장헬기(건쉽)인 UH-1도 수송용도로 쓰이던 헬기에다 기관총과 로켓탄을 달자마자 무장헬기로 변신했고 여기에 대전차미사일을 붙들어 매자 곧바로 대전차헬기가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래서 크기나 외형이 다들 제각각입니다.
(인도의 라마 경헬기. 이런 미니 사이즈에도 기관총과 로켓탄 달면 바로 무장헬기가 됩니다. 대게릴라전 등에는 나름 효율적인 병기)
하지만 역시 항공역학 문제나 생존성 문제 등으로 대형 수송헬기에는 이러한 전술용도를 부여하지 않는 게 기본이고 주로 중급 규모에다 엔진 출력이 충분해 무장을 달아도 괜찮은 등급의 헬기를 개조해 무장헬기화하곤 합니다.
90년대 이후 활약중인 대표적인 무장헬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월남전 영화에 이게 빠지면 섭섭해지는 UH-1 건쉽)
UH-1 이로쿼이
월남전에 쓰이던 노익장이지만 워낙에 기본 설계가 충실해 아직 현역이 많습니다.
또한 이탈리아의 A-109처럼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파워업한 버전도 있고 대전차미사일도 넉넉히 달고 다니기 때문에 여전히 세계 각국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당벌레틱한 휴이)
MD-500 / 530 휴이
무당벌레처럼 생긴 독특한 외모로 잘 알려진 헬기입니다.
원래 정찰 및 경공격 전용인데 이스라엘과 우리 나라 등 일부 국가에선 토우 대전차미사일을 4발 정도 달고 대전차 헬기 전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경량급인지라 대전차용으로 사용할 시 사고 위험이 높은 기종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침공(5차 중동전이라고도 하지요)에서 최초로 실전 운용한 기종으로 영화 “블랙호크다운”에서는 대전차미사일 대신 미니건과 로켓탄을 달고 열심히 지상군을 엄호하는 그 헬기입니다. 또한 미군 특수부대가 헬기 문 열고 걸터앉아 있던 그 헬기이기도 합니다.
※ 쌍팔년도 영화 "아파치"에서 아파치 헬기를 괴롭히던 적군 헬기가 바로 이 친구입니다.
체급에 맞지 않게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사기성능의 상대방 기체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고 말더라는...(훌쩍)
(영국육군 대전차전투용 링스 헬기)
링스
해군의 대잠수함 헬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육군 수송&무장헬기입니다.
영국의 주력 헬기로 현재는 롱보우 아파치를 60여대 도입해 사용하지만 90년대 초반까지는 주력 대전차헬기였지요.
(한때 동쪽을 응시하던 PAH-1 / BO-105 헬기, 예상보다 날렵함)
BO-105
냉전 시기 서독의 주력 대전차 헬리콥터입니다. (당시 코드명은 PAH-1) MD-500과 유사한 크기이지만 좀 더 뒤에 개발된 헬기이고 출력이나 전자장비가 더 뛰어나 기동성과 생존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제 HOT 대전차미사일 6발 정도 탑재합니다.
타이거가 도입되면서 대전차전이라는 과업에서 해방되어 쉬거나 본래 현업으로 복귀하는 중이라 전해집니다.
(동구권 공통의 수송 / 무장헬기 히프, 국내에도 한두대 수입됨)
MI-8 / 17 히프
구소련의 대표적인 보병강습 및 수송헬기이지만 큰 체구와 출력을 이용해 로켓탄과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한 무장헬기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이나 사이즈가 괜찮은 편이고, 중소국이 운용하기엔 최첨단 서구제보다 더 편해 하인드 못지않게 오래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히프)
이 헬기 역시 워낙에 많이 찍어낸 기종이고, 저렴한 가격 대비 성능으로 인해 개도국에서 널리 쓰고 있고 다용도성 부여로 일부 기체는 대전차미사일을 달지만 대부분은 주로 보병지원용 로켓탄 정도로 만족합니다.
(블랙호크에 미사일만 단다고 공격헬기화되는 게 아닌데. 암드 블랙호크 무장헬기)
UH-60 암드 블랙호크
이 기종은 원래 무장헬기 용도로 고민하던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차기공격헬기 사업에 참여하고자 급조한 후 가끔씩 수출시장에 들락거리는 기체로, 수송용 블랙호크 헬기에 헬파이어 미사일 달아 사용하는 간이 무장헬기입니다.
다행히도 이걸 사간 나라는 아직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생존성이나 조준능력이 너무 떨어지니까요.
제3의 세력, 스카웃 헬기
원래 스카웃 헬기란 공격헬기에 비해 작고 재빠른 헬리콥터를 정찰 및 수색에 사용하던 것을 이릅니다.
그러나 개념이 무너지는 21세기이다 보니 공격헬기는 롱보우 아파치처럼 자기 알아서 챙겨먹는 시스템으로 접어들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공격헬기를 대량 투입하기에 앞서 맛을 보는 용도로, 그리고 공격헬기와 거의 동일한 기체를 사용해 가격 코스트를 낮추는 방식으로 개발되다 보니 대전차공격용으로도 사용 가능한 기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날개잃은 천사?가 아니라 날개잃은 헬기 코만치)
RAH-66 코만치
이라크전쟁 덕분에 폭주하게 된 미국 국방비로 인해 대표적으로 피본 기체입니다.
최초의 스텔스 헬기로 주목받으면서 아파치처럼 대규모 지상전이 줄어드는 미래 전장환경에서 굳이 아파치 후계기 개발하지 말고 이 기종으로 통합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는데 예산 줄일 데가 없다 보니 거의 완성된 이 기체 도입이 취소되어 환상의 헬기가 되어버린 기종이지요.
성능 자체는 매우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고 호컴 등의 잠재적 적국 헬기에 대비한 공중전 기능도 부여했다고 전해집니다.
후일 정세변화에 따라 다시 등장할 지 모릅니다.
(OH-58D 카이오와 워리어 스카웃헬기)
OH-58 카이오와 워리어
과거 미육군의 대표적 정찰 헬리콥터입니다.
롱보우 아파치처럼 날개 로터 위에 레이다를 달아서 광범위한 지역 수색정찰이 가능하고 대전차미사일도 4발 정도 탑재 운용 가능합니다.
(일본의 항공기술력 현주소. OH-1 닌자 스카웃헬기)
OH-1 닌자
일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스카웃 헬기입니다.
그러나 코브라 이상의 덩치를 갖고 있고 기체 자체 성능이 탁월해 많지는 않아도 대전차미사일 운용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대전차 공격헬기 개발을 준비하는 단계로 보여집니다.
남북한 헬기전력 비교
역시나 공격헬기라는 것이 대전차전 (거의) 전용의 무기체계이다 보니 이 떡밥을 놓치고 지나갈 수가 없지요.
간략하게 남북한 공격헬기 세력에 대해 요약정리하고 두서없는 글을 마치려 합니다.
북한
(구형이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MI-24 하인드, 북한 도입모델은 초기형으로 알려져 있음)
MI-24 하인드를 50대 정도 과거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 하인드 버전은 초기형으로 근래 MI-35 번호를 단 최신형에 비해서는 다소 성능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겠지요. 또한 북한의 하인드는 보병 수송용으로도 쓰일 것으로 보이므로 전체의 대전차전 용도 활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 과거 독일에서 60여대의 MD-500을 밀수한 적이 있으나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해 운용한다는 첩보는 등장하지 않았고 주로 우리 군이 동일한 모델의 헬기를 운용하기 때문에 후방교란이나 침투용으로 사용 (미국 특수전부대의 사용법처럼)할 것으로 봅니다.
남한
(한국군 주력 공격헬기 코브라)
AH-1 J / F 코브라 70여대를 주력으로 운용하고, MD-500 30여대와 BO-105 12대가 보조전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비해 숫적으로 2배가 넘는 규모이지만 야간전 능력이 부여된 공격헬기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MD-500은 200대 이상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정찰용 등으로 사용되고 대전차전용으로는 90년대에 40-50여대가 전용되었으나 사고 등으로 인해 일부 감소했으리라 예상됩니다. 유사시에 연합전력을 구성할 주한미군의 아파치 전력은 72대에서 최근 24대가 타국으로 이동해 48대 체제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한미 양국 세력을 합치게 되면 북한의 4배 가까운 전력입니다.
(이제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한국형 경공격헬기 모델)
오래 전부터 차기 공격헬기 도입(AH-X) 계획을 육군 중심으로 제기했으나 사실상 롱보우 아파치 도입에 필이 꽂힌 육군의 의도에 반대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아 아직 도입을 못하고 있지요.
특히 자체 기술로 한국형 공격헬기를 개발하자는 입장이 한동안 존재했고, 아파치 가격이 너무 세다는 것도 도입 지연의 이유였습니다.
(육군의 비원, 무기 독자개발론자들의 원쑤, 아파치)
최근 중고 아파치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상태이고 가상적국이자 군사동맹국인 일본이 아파치 도입을 진행하는 중인지라 육군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헬기 전력은 공격헬기 외에도 숫적으로 거의 동등하지만 일본이 아파치 공격헬기를 40대 이상 도입하게 되면 질적으론 격차가 발생하게 되지요.
10여년 동안 아파치냐 자체개발 공격헬기냐 논쟁으로 소모적인 시기를 보냈는데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붉은10월] 200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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