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수부대 '네이비 실 마케팅'놓고 논란 격화< NYT>
애국심 고취·이미지 고양 Vs 작전기밀 유출
단행권 발행부터 정계 진출까지 '과도 마케팅'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국제테러 조직 알카에다 창설자 오사마 빈라덴 제거작전을 수행, 국제적인 관심을 끈 바 있는 미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2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이비실을 둘러싸고 수년째 불거진 논란의 핵심은 언론 보도와 영화, 출판물 등을 통한 과도한 노출로 '조용한 프로'를 지향해온 조직 문화와 정체성을 해치고 더 나가 작전 기밀 누출 우려가 크다는 주장과 오히려 성공사례를 일반에 알림으로써 대중적 관심을 더 이끌 것이라는 반박이다.
◇ 개인영달에 네이비실 브랜드 과도 사용…영화와 제품 광고에서 정치까지 마케팅 활발
논란이 가장 뜨거운 부분은 네이비실 브랜드를 개인적 목적을 위해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빈라덴을 직접 사살했다고 주장해온 로버트 오닐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해군 네이비실의 해안침투 장면[위키피디아 제공]
해군 특전단 중에서 최고의 에이스로 손꼽히는 '해군 특수전개발단'(데브그루, 일명 '6팀')출신으로 빈라덴 제거작전 상황을 다룬 저서로 일약 유명해진 그는 이후 각종 강연과 TV 출연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였다.
저술과 리더십 강연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에릭 그레이튼스 사례도 논란을 키웠다. 미국 주류 사회의 대표적인 엘리트 과정인 로즈 장학생과 백악관 펠로우를 거친 그는 네이비실 장교로 근무한 후 '마음과 주먹'(The Heart and Fist)이라는 저서 발간과 리더십 강연 등으로 명성을 얻었고 아시아 지역 특강에서만 강좌당 8천만 원의 강연료를 받는 등 '돈방석'에 올랐다.
미해군 네이비실 무용담 다룬 영화 '론 서바이버'의 한 장면[위키피디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교전 무용담과 전우애 등을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저서 '론 서바이버'(Lone Survivor)의 실제 주인공으로 이후 2013년 마크 월버그가 주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로 유명인사가 된 마커 럿렐도 비슷하다.
네이비실 마케팅은 단행권, 영화, TV 프로, 제품광고에서부터 정치까지 활발하다.
영화의 경우 '론 서바이버' 외에도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 2015년 1월 개봉), '액트 오브 밸러'(Act of Valor, 2012년 개봉), '코드네임 제로니모'(Code Name Geronimo, 2012년 개봉), '캡틴 필립스'(Captain Philipps, 2013년 개봉) 등 다양하다.
단행권은 더 하다. 실제로 2001년 이후 네이비실을 다룬 단행권은 100권 넘게 발행됐다. 이는 델타포스, 그린베레, 레인저 등 다른 특수부대 등을 다룬 책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만큼 네이비실을 소재로 한 단행권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는 얘기다. 폭스뉴스, 히스토리채널 등도 덩달아 네이비실의 '신화' 등을 소재로 한 프로를 내놓았다.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애국심, 충성심, 리더십 등 네이비실 요원들이 갖춘 자질은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레이튼스는 미주리주 주지사 공화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또 '데브그루' 출신으로 하원의원(몬태나주)인 라이언 진크는 재선을 노리고 있으며, 트랜스젠더로 역시 네이비실 출신인 크리스틴 벡도 하원의원(메릴랜드주) 출마를 선언했다.
◇ 빈라덴 제거 이후 봇물…국방부도 모병 활동 지원에 적극 지원
네이비실이 대중의 비상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국방부의 지원 영향도 크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 해외에서 주요 요인 암살, 특수정찰, 테러범 제거 등 위험성이 큰 비밀임무를 전담하면서 사상자 비율이 높은 네이비실의 증원을 위해서는 홍보활동이 절실하다는 판단한 국방부는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2005년 메모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매년 100명씩 증원하도록 했다. 직전에 매년 5명씩 증원하도록 한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방부의 지시에 따라 해군 특전사령부는 현역까지 출연진에 포함하는 등 영화 '액트 오브 밸러' 제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해군 특전사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우호 여론 조성을 위해 32명의 현역 네이비실 요원들로 구성된 특별팀을 발족해 8개월 동안 '글쓰기' 교육을 해 실전 상황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글로 표현하는 임무까지 맡겼다.
이런 일련의 행위에 전· 현직 요원 중 일부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성공사례를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네이비실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은 물론이고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다는 논리다. 조만간 '최후의 응징자'(The Last Punisher)라는 책을 펴낼 전직 요원 케빈 라츠는 "독자들은 네이비실 요원들의 신비로움과 팀 문화에 매료되며, 특히 실전 경험을 가진 출신 작가를 통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수전 웹사이트 운영자인 브랜던 웹도 "미국인들은 입으로만 떠드는 정치인들이나 4성 장군 대신 실 요원들이 어떤 전쟁을 경험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레이튼스 등 다른 저자들도 비슷한 논리로 다양하고 활발한 '네이비실 마케팅'에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
◇ "정치인과 할리우드 입맛 맞추기는 인제 그만" …비판 여론도 만만찮아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현역 네이비실인 포레스트 크로웰 소령은 미 해군대학 석사 논문에서 "미디어 등을 통한 네이비실 마케팅의 증가는 고유한 네이비실 문화를 훼손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이용과 특수전 전술을 대중에게 노출함으로써 "군사적인 효율성을 갉아먹고, 국가안보에 위해를 끼치고 더 나가 민군 관계를 손상시킨다"며 자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군 특전사도 최근 이를 의식한 듯 현역 요원들에게 미디어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특히 신상 정보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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