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찬의 軍] 21세기 육군 보병의 든든한 동반자, 차륜형장갑차 등장
K808 차륜형장갑차. 방위사업청 제공
2020년 0월0일. 충남 서해안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모 부대에 비상이 걸렸다. 잠수정을 이용해 서해상으로 침투한 북한 특작부대가 충남 해안에 상륙해 내륙 지방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된 것.
5분 대기 병력들은 즉각 무장을 갖추고 집결해 대기중이던 장갑차에 탑승, 작전지역으로 이동했다. 대원들을 실은 장갑차들이 적 은신처에 도착하기까지는 20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도로를 시속 100㎞ 속도로 거침없이 내달린 차륜형 장갑차의 뛰어난 기동력 덕분이었다.
은신처에서 이동을 준비하던 북한군은 총을 쏘고 RPG-7 로켓을 발사하며 저항했다. 하지만 아군의 차륜형 장갑차에서 K-6 기관총과 K-4 유탄기관총을 사격하고 5분 대기조가 은신처를 포위하자 전투의지를 상실한 채 도주를 시도하다 전원 생포, 사살됐다.
올해 연구개발을 마치고 일선에 보급되는 차륜형 장갑차를 활용한 작전 시나리오 중 하나다.
◆ 육군 보병의 또다른 ‘발’, 차륜형 장갑차
흔히 장갑차 하면 K-21이나 K-200처럼 무한궤도를 장착한 궤도형 장갑차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퀴를 장착한 차륜형 장갑차도 육군 보병에 있어 중요한 존재다.
우리 군은 차륜형 장갑차를 비정규전용으로 썼다. 1970년대 북한 특작부대의 도심 침투에 대비해 비정규전에 특화된 차륜형 장갑차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탈리아 피아트 6614형 장갑차를 KM900/901이란 이름으로 수백대를 도입했다. 이 장갑차는 12?12 쿠데타 당시 서울에 진주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이후 K-200 궤도형 장갑차가 등장하면서 장갑차 전력은 K-200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해외 파병이 본격화되면서 차륜형 장갑차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에 따라 등장한 장갑차가 바로 ‘바라쿠다’다.
바라쿠다 장갑차는 1979년 독일 티센(THYSSEN)사가 만든 TM-170을 면허 생산한 것이다. 잠재적 적대세력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한 차량으로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철수한 자이툰 부대와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도 바라쿠다 장갑차를 사용했다. 정규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보다는 무장세력을 제압하고 간헐적인 공격을 막기 위한 대테러작전, 폭동 진압용에 가깝다.
궤도형 장갑차 최고속도가 시속 80㎞를 넘지 못하는 것에 비해 바라쿠다는 시속 100㎞로 달릴 수 있다. 타이어는 파손 시에도 시속 30㎞의 속도로 최대 70㎞ 거리까지 계속 주행이 가능하다.
7.62/12.7㎜ 기관총을 탑재하며 50m 거리에서 발사되는 7.62㎜ 총탄을 막을 수 있다. 로켓추진수류탄(RPG) 공격에 대비해 슬랫 아머(slat amor)를 도입해 RPG에 피격됐을 때 차량 본체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량을 둘러싸는 철제 구조물을 설치했다. 로켓포 공격을 받아도 슬랫 아머에 맞아 폭발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차륜형장갑차
◆ 군에 새로 도입되는 차륜형 장갑차는
바라쿠다 장갑차는 해외 파병 작전에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북한의 후방침투 등 국지도발에 투입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육군 보병부대 인원은 감소하지만 작전반경은 확대되면서 기동력 향상에 필요한 새로운 장갑차 도입이 시급해졌다. 도로망이 크게 발달해 전국 곳곳에 고속도로가 놓이면서 빠르게 주행이 가능한 차륜형 장갑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2012년 11월 현대로템 주도로 차륜형 장갑차 개발이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개발이 완료된 차륜형장갑차는 K808(보병전투용)과 K806(보병수송용)으로 구성된다. K808은 전방 지역에서 병력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한편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며, K806은 후방에서 기동타격과 수색정찰에 투입된다.
차륜형장갑차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기술과 현대로템의 전차 핵심기술을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탄, 험지기동, 네트워크전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0여명(조종수 포함)을 태운 채 430마력의 엔진을 이용해 지상 주행 속도는 시속 100㎞, 수상에서도 10㎞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화생방 방호는 물론 차체부터 의자까지 지뢰방호가 적용됐다.
지상 전투는 궤도형 전차와 장갑차가 주력이지만 기동성이 우수한 차륜형 장갑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K-21이나 도태가 시작된 K200 궤도형 장갑차량과는 또다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군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약 600대를 생산해 육군과 해병대를 중심으로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수상 주행을 마치고 육지로 올라오는 K808 차륜형장갑차. 방위사업청 제공
◆ 수출 가능성 놓고 전망 엇갈려
차륜형 장갑차 개발을 주관한 방위사업청은 성능과 가격 등에서 외국의 유사한 무기체계보다 우위에 있어 수출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분쟁 위험이 높은 한국에서 개발돼 한국군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증명되면 동남아 등 외국군의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21세기 전쟁의 핵심인 네트워크전 수행능력을 갖췄다는 것도 이점이다. 미국 스트라이커나 독일 박서 등 해외 유사무기체계에 비해 단가가 절반 수준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시장 전망도 좋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2015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2015~2024년까지 전세계 차륜형 장갑차 생산수량은 3만6978대, 시장규모는 335억2000만달러로 궤도형 장갑차보다 각각 3배, 5배 많다. 전면전보다는 국지적 분쟁 가능성이 더 높고, 도로망 발달로 궤도형보다 차륜형 장갑차의 기동성이 더 높아진 상황이 반영되고 있어 차륜형 장갑차의 시장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차륜형 장갑차 개발에 대한 기술적 장벽이 궤도형 장갑차나 전차보다 낮다는 데 있다. 많은 나라들이 방위산업 육성 차원에서 차륜형 장갑차 자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수출할 대상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차륜형 장갑차 생산국 중 미국이 전체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악재다.
다만 국방예산 삭감 기조와 맞물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차륜형 장갑차 도입 계획이 유동적이다. 비용 절감 노력이 더해진다면 수출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어 시장 변화를 주시하며 성능개량과 비용 상승 억제 등의 조치를 지속해야 수출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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