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특수부대의 주무장 HK416
▲ HK416에 20인치 총열과 유탄발사기를 장착한 독일군 <출처: HK사>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역사적인 총기로 유명한 HK사의 HK416은 미군의 엘리트 특수부대인 델타, 데브그루는 물론 아덴 만의 여명 작전을 성공시킨 한국 해군의 UDT/Seal에서도 쓰이는 총기이다.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LAPD(로스앤젤레스시 경찰청) SWAT(특수기동대)도 HK416을 사용하고 있다.
M4의 대안으로 탄생한 HK416
▲ HK416 <출처: HK4사>
HK416은 1990년대 초반 미군의 제식화기인 M4의 한계가 노출되면서 미군 특수부대가 새로운 총기를 찾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탄생했다. HK416은 개발 단계에서 사용자의 입장을 철저히 반영했다. 미육군 특수부대의 유명 교관인 래리 비커스(Larry Vickers)가 초창기부터 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고 이후 미해병대 병기계 출신인 톰 키블리한(Tom Kivlehan)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이 두 사람은 HK416뿐 아니라 HK417, GMG 40mm 유탄발사기의 개발에도 관여하게 된다. 이들과 명콤비를 이룬 HK쪽 파트너는 에른스트 마호(Ernst Mauch)로, 영국군 제식총기 수명연장 프로젝트(SA80A2) 같은, 이미 개발된 총기에 대한 수명연장 프로젝트의 전문가였다.
M4의 성능 개선 프로젝트를 위해 미군으로부터 콜트사의 M4를 지원받은 독일의 HK사는 가스직동식으로는 총이 과열되고 그을음이 생기는 M4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하여 G36에서 썼던 가스피스톤 방식의 상부를 만들고 이를 HK M4라 명명했지만 콜트사의 법적 대응으로 인해 이름이 HK416으로 변경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 모든 프로젝트가 민간기업 주도로 이뤄졌고 미군은 M4 소총의 샘플을 포함해 약간의 인력만 지원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HK사는 콜트와의 법적 소송으로 인해 시간이 지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시작 후 불과 2년 만에 첫 번째 테스트용 시제품을 미군에게 전달하는 신속함을 보여줬다.
최고의 특수부대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총
▲ HK416에 엘칸사 조준경을 장착한 소총을 사용하는 특수부대 요원 <출처: HK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방 예산을 사용하는 미국에서도 총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부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들 중에 가장 잘 알려진 부대가 바로 육군의 델타와 해군 네이비실의 데브그루이다. 이들은 자신의 주무장과 부무장을 고를 수 있고 언제든 괜찮은 총기가 나오면 즉시 테스트에 들어간다.
HK416이 나오자 이 두 부대는 바로 자체적인 테스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M4를 만드는 미국 내 여러 회사들의 견제로 인해 미국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M4들과 HK416의 비교 테스트가 됐으며 심지어 FN사의 SCAR-L도 포함이 되었다. 테스트 결과 승자는 HK416이었고, 결국 미군 최고의 특수부대들은 HK416을 제식총기로 채택하게 된다.
HK416의 장점
▲ 사법기관에서 사용하는 HK 416D(10.5인치 총열) <출처: 태상호>
HK416은 가스직동식인 M4와 달리 가스피스톤 방식으로 작동을 한다. 따라서 작동부에 불필요한 열이 전달되지 않으며 그을음이나 화약 찌꺼기가 들어붙지 않는다. 이는 총기의 수명을 늘리고, 청소시간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스직동식에 비해 그을음의 70퍼센트만 총기 작동부에 전달되기 때문에 청소가 간소해진다. M4의 평균 청소시간이 12분인데 반해, HK416은 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략 500발 이상을 쏘면 M4는 작동부를 분해해서 청소를 해줘야 하지만 HK416은 총기 윤활유만 살짝 뿌려줘도 된다.
지금이야 냉각단조 총열이 보편화되었지만 HK416이 처음 선보였을 당시만 해도 냉각단조 총열은 고가의 사냥총이나 저격총에서만 볼 수 있었다. HK416은 냉각단조 총열을 과감히 채택해 명중률과 총기 수명을 늘렸다.1) 미군이 실시한 성능 테스트에서 무작위로 뽑은 HK416은 15,000발까지 작동 불량이나 부품 고장이 없었으며 뚜렷한 성능 저하도 없었다.
하지만 미군 제식 M4는 6,000발이 한계수명이라 그 이상을 넘기면 부품교환을 해야 한다. 심지어 몇몇 HK416은 20,000발까지도 작동 불량이나 부품 고장이 없었으며 20,000발을 쏘는 동안 한 번도 총기를 청소하거나 윤활유를 바르지 않았다.
▲ 청소 없이 500발 정도를 발사한 HK416의 노리쇠 뭉치 <출처: 태상호>
HK416은 상부뿐 아니라 하부도 기존의 M4에 비해 개선되었다. 탄창 삽입구가 직선에 더 가까워지면서 신속한 탄창 결합이 가능해졌으며 텅스텐으로 만든 버퍼튜브와 스프링이 노리쇠 뭉치를 내부에서 불필요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줬다. 이로 인해 공이가 충분한 힘으로 탄을 때릴 수 있게 됨으로써, 탄이 발사되지 않는 현상(Light Strikes)을 줄일 수 있었다.
가격 면에서 볼 때 여러 기관과 주문 수량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미국국방부 납품 기준으로 M4가 약 1,300 달러이고(약 400,000정 주문시) HK416은 1,450 달러이다(2010년 기준). 주문 수량이 적거나 특별한 모델을 주문할 경우 가격이 높아질 수는 있으나 2010년 기준에서 보듯이 HK416의 가격은 M4에 비해 150 달러가량 높을 뿐 큰 차이가 나지 않다.
HK416은 나온 지 이미 십 년이 넘은 총기이며 후발주자들 역시 HK416의 장점을 면밀히 연구해 자신들의 총기를 개선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HK416을 디자인한 HK사의 디자이너 로버트 허트(Robert Hirt)가 자신의 디자인팀을 이끌고 시그사로 이직해 만든 총기가 SIG516이며 최근에 다시 UAE의 카라칼사로 이직해 만든 게 816이다. SIG516도 점점 특수부대에 납품을 하고 있지만 특히 최근 개발된 카라칼사 816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HK의 장점과 SIG의 장점을 그대로 따온 총기이기 때문이다.
오사마 빈 라덴의 암살에 쓰이다
▲ HK416 등 HK사 총기로 무장한 특수부대원들의 전술훈련 <출처: HK사>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작전인 넵튠 스피어에 동원된 병력은 미해군 네이비실의 최정예 데브그루 대원들이다. 작전 당시 이들은 다양한 병기를 사용했지만 오사마 빈 라덴에게 탄을 발사한 총기는 HK416이었다.
이들은 왜 HK416을 선택했을까. 미군 최고의 특수부대들이 HK416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이미 앞에서 기술을 했다. 하지만 데브그루가 HK416을 선택한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가스직동식인 M4의 경우 물속에서 사격을 하면 상부가 폭발할 염려가 있는 반면, HK416의 경우 OTB( 해상척후조) 모델을 사용하면 적어도 한 발은 물속에서 격발이 가능하다.
그리고 버퍼튜브에 설치된 배수구를 통해 총기 내에 들어온 물을 신속히 제거해 주기 때문에 총기만 물 밖으로 빼면 바로 사격이 가능하다. 따라서 해군 특수부대인 이들에게 HK416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HK416과 한국 해군 특수부대
▲ HK416으로 무장한 청해부대 검문검색대 요원들의 함상 대테러훈련 <출처: 해군>
한국 해군 특수부대는 미해군 네이비실과 꾸준히 합동 훈련을 하고 있어서, 그들의 총기를 체험하고 연구할 기회가 세계의 그 어떤 특수부대보다도 많은 편이다. HK416에 대한 첩보도 일찍 접할 수 있었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아덴 만의 여명 작전 당시 돌입 팀은 MP5로 작전을 수행해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더 나은 병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아덴 만의 작전 성공으로 해군 특수부대에 대한 지원이 늘자 이들은 자연스럽게 총기교체를 고려하게 됐고 마침내 청해부대 병력은 HK416으로 무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HK416의 실사 소감
▲ HK416 실사격 영상
HK416을 짧은 기간 사용하면 M4와 다른 점을 크게 못 느낄 수 있다. 하지만 1년 이상 사용한다면 M4와의 차이점을 확연히 알 수 있다. HK416의 장점은 명중률과 확장성, 그리고 견고성이다. 단점은 피스톤 방식이라서 가스직동식인 M4보다 상당히 무겁다는 점이다.
특히 경량레일 시스템이 아닌 순정레일을 달면 무게가 더 나가게 된다. 이런 이유로 HK416을 채택한 미군 특수부대의 대부분은 경량레일을 쓴다.
기존의 가스 방식에 익숙한 사수들이 HK416을 들면 일단 묵직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불과 몇 파운드의 차이라 해도 총기에 부수 액세서리가 많이 부착되는 현 추세를 감안하면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격을 시작하면 잘 만들어진 하이엔드 가스 방식 M4가 주는 느낌을 순정 416에서 받을 수 있다. 특히 자동사격 시에는 묵직함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사격을 해도 쉽게 제어가 가능하다.
HK416은 아직까지도 최고의 작전용 총기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군의 엘리트 부대가 이 총기를 채택한 게 벌써 십 년 전이고 이제 슬슬 새로운 총기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우리도 HK416에만 머물지 말고 새로운 추세에 발맞춰야 할 것이다.
저자 태상호 | 종군기자, 전술교관
종군기자이자 전술교관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전투부대와 종군을 했으며 전미사격협회(NRA)와 SUREFIRE Institute, Alias Training 등의 전술교육 기관에서 전술교관 코스를 이수했다.
지속적으로 국내외 특수부대에 전술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방안보와 전술에 관련된 기사를 국내외 매체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주석
1) 매치탄/IMI 55 grain BTHP를 사용했을 경우 HK416 10.5인치 총열의 명중률이 M4 16인치의 명중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100미터에서 1Moa 정도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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