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의 육도삼략]중국 탓에 불붙은 아태지역 잠수함 증강 경쟁
인니,베트남, 호주,한국,일본 등 최신 디젤잠수함 확보 박차
아시아·태평양에서 잠수함 전력 증강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의 전력증강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가 직접 요인이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호주와 인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각국은 최신 스텔스 디젤 잠수함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국가들은 중국 연안을 따라 조밀하게 설치되고 있는 레이더망을 피하면서도 자국의 해양 주권을 지킬 수 있는 방편으로 '수중의 킬러' 잠수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아시아 각국이 확보하는 잠수함들은 비록 수는 적지만 강력한 대함 미사일과 어뢰로 무장하고 있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자국의 '내해'로 만들어 마음대로 통항하려는 중국의 야욕을 견제하기에 충분한 무기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비해 대잠수함 작전 능력이 형편없어 아시아 각국의 잠수함 전력이 증강될 경우 중국을 거부하는 각국 나름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가 건조 중인 스코르펜급 잠수함
◆프랑스산 스코르펜(Scorpene)급 잠수함 도입하는 인도=최근 전투 시스템 등 민감한 정보가 유출된 프랑스 스코르펜 잠수함은 인도가 도입하는 최신 디젤 잠수함이다. 인도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여섯 척을 전부 인수해 취역시킬 계획으로 있다.
스코르펜급은 인도에서는 칼바리급(Kalvari)로 통한다. 인도는 2005년 총 37억5000만달러에 6척을 프랑스 기술협력을 얻어 뭄바이 마자곤 조선소에서 건조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전투체계와 무기는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와 미사일 생산업체 MBDA가 공급하기로 했다.
스코르펜 잠수함의 크기와 배수량은 각국 요구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배수량 1565t에 최저 3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이 61.7m, 너비 6m, 흘수 5.4m 정도다. 선수에 여섯 개의 어뢰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대함 및 대잠수함 어뢰와 미사일 등 총 18일나 기뢰 30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인도는 이 잠수함들의 무장을 위해 36발의 엑조세 대함 미사일도 주문했다.
첫 번째 함인 칼바리는 지난 5월에 해상 시험에 들어가 10월께 인도해군에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조 중인 나머지 5척도 9개월에 한 척씩 인도해군에 인도될 예정으로 있다.
인도는 최근 자국 안마당이라고 생각한 인도양 부근에 중국이 잠수함 운항을 보내자 잠수함 증강에 나섰다.
특히 중국이 앙숙인 파키스탄에 재래식 잠수함 8척을 수출하기로 하자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하는 가장 값진 무기 플랫품인 잠수함 전력 증강을 선택했다.
인도는 긴 해안선을 갖고 있는 나라지만 잠수함 전력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러시아에서 10년간 임대한 배수량 1만2000여t의 아쿨라 2급 핵잠수함 1척과 수중 배수량 3000t의 옛 소련제 킬로급 9척, 배술야 1800t 의 독일제 4척 등 총 14척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인도는 중국의 수중전력 강화에 맞춰 30년 안에 총 24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호주 시드니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언은 스코르펜의 기밀 데이터가 담긴 2만2000여쪽 분량의 상세한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는데 거기에는 스코르펜 잠수함의 소음, 수집하는 정보 주파수, 잠항 심도와 항속 거리, 어뢰 발사관과 전투 체계의 사양, 자기 및 전자, 적외선 데이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인도 측은 이번에 유출됐다는 정보는 제조사의 메뉴얼로 작전과 전술 절차는 잠수함을 인수한 이후 인도해군이 개발하는 것이며, 이번 정보 유출 후 대비 차원에서 건조 중인 잠수함의 설계변경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DCNS가 건조할 쇼트핀 바라쿠다 블록1A 사양
◆'쇼트핀 바라쿠다' 축소형 12척 도입하는 호주=호주는 지난 4월 380억 달러를 들여 스코르펜 제조업체인 프랑스 DCNS를 차기 잠수함 업체로 선정했다. 호주는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을 조달해 기술결함에다 각종 사고를 낸 콜린스급 잠수함을 모두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호주가 도입할 잠수함은 프랑스의 최첨단 핵잠수함 쇼트핀 바라쿠다(Shortfin Barracuda)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 디젤 잠수이다. 정식 명칭은 쇼트핀 바라쿠다 블록 1A다. DCNS는 세계 최첨단 재래식 추진 잠수함이라고 선전하는 잠수함이다.
블록1A의 사양은 쇼트핀 바라쿠다로써 추정할 수 있다. DCNS 의 마케팅 자료에는 길이 97m, 수상 배수량 4500t으로 나타나 있다. 이것만 봐도 인도 등이 도입한 스코르펜 잠수함이나 콜린스급보다 훨씬 크다.
전세계 잠수함에 대한 광점위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블로그 '잠수함이 중요하다'에는 더 자세한 사양이 나와 있다. 지난 4월28일 올라온 자료에 따르면 현 콜린스급 잠수함을 대체할 쇼트핀 바라쿠다 블록 1A는 2030년부터 2070년까지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추정됐다.
길이는 94~97m, 배수량은 4500t(수상)~5000t(수중)이다. 너비(직경)는 8.8m, 함교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15.5m다. 최고 잠항 속도는 시속 20노트 이상이며 해상 작전 기간은 최장 90일이다. 승조원은 60여명이며 특수부대원 16명도 탑승할 수 있다고 한다.
무기는 533mm 어뢰발사관 4문에 약 30발의 중어뢰를 탑재한다. 미국 무기 탑재가 의무인 만큼 미국제 토마호크 미사일, 하푼 대함 미사일, 마크 48 어뢰와 기뢰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무기 탑재능력이나 작전기간이 월등히 향상된 잠수함으로 보면 된다. 게다가 추진은 펌프 제트 방식을 채택해 프로펠러 추진 잠수함에 비해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콜린스급은 길이 77.42m, 배수량 3100t, 수상 10노트 수중 20노트의 속도를 내는 디젤 잠수함이다. 작전 기간은 70일로 530mm 어뢰발사관 6문을 갖추고 있다. 마크 48 어뢰나 하푼 미사일 등 22발이나 기뢰 44발을 탑재한다.
호주는 우선 6척의 디젤잠수함을 취역시키겠지만 2040년께는 핵추진공격잠수함(SSN)을 도입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베트남이 도입한 것과 같은 타입 636 킬로급 잠수함
◆킬로급 잠수함으로 중국 견제 나선 베트남=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충돌하는 베트남도 잠수함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은 2009년 20억달러에 6척의 킬로급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지난 2월에 5번함을 인수하는 등 5척을 실전배치했고 6번함도 연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이 인수한 킬로급 잠수함은 러시아가 제작한 킬로급 중에서도 최첨단형인 프로젝트 636MV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636 기본형만 해도 정숙성이 뛰어나 미 해군은 '바다의 블랙홀'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636MV급 잠수함은 창수구(脹水口· flooding port)를 제거하고 능동소나의 음을 흡수하거나 반향파를 줄이는 흡음 타일을 입혀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다.
이 잠수함은 디젤잠수함 치고는 꽤 크다. 길이 73.8m, 너비 , 9.9 m에 흘수는 6.2 m나 된다. 수상 배수량 2350t이며 4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승조원은 57명이다.
디젤엔진의 성능이 개선돼 최대 항속거리는 9650km이며, 수중에서 2.7노트(시속 5km)로 700km 항해할 수 있지만 최대 속도는 20노트(시속 37km)에 이른다. 베트남의 킬로급 잠수함은 그러나 공기불요장치(AIP)는 탑재하지 않았다.
무장은 함수에 6문의 533mm 어뢰발사관을 갖추고 있으며 어뢰 18발(발사관에 6발 장전)이나 기뢰 24발을 탑재한다. 또한 어뢰발사관을 통해 대함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베트남은 이미 '항모 킬러'로 통하는 SM-54(북대서양조약기구 SS-N-27 '시즐러') 미사일 28발을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이미 미사일은 길이 6.2~8.2m 지름 53.3cm,무게 1.3~2.3t이며 속도는 마하 0.8에서 최고 마하 2.9까지 다양하다. 해수면을 저고도로 비행하는 시스키밍(Sea-skimming) 능력을 가진 대함 미사일로 알려져 있어 중국 인민해방군 수상함정에는 큰 위협이 된다.
베트남은 여기에 더해 중국 잠수함을 추적할 수 있는 미국산 P-3 오라이언 대잠초계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베트남에 대한 무기 수출 금수조치를 해제했기 때문에 베트남이 미국제 대잠 초계기를 도입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킬로급 잠수함 실전배치로 베트남은 자국 연안과 스프래틀리 제도 주변 수역에서 작전하면서 베트남의 베타적경제수역(EEZ)을 박탈하려는 중국 해군과 해경 함정의 인지 및 공격 능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된다.
◆인니, 한국산 등으로 잠수함 증강 박차=현재 2개의 작은 함대를 7대까지 늘릴 계획인 인도네시아도 수중전력 증강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2척의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 구매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2012년 한국에 주문한 3척의 잠수함의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들 일부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나투나 제도(Natuna Islands)에 배치할 예정이다.
[아시아경제]20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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