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구축함의 함명은 왜 세종대왕함일까?
해군 함정 작명법
지난 7월 ‘201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 중인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이 하와이 인근해상에서 다중 위협에 대응해 이지스 전투체계의 자동교전 모드로 SM-II 미사일 2발을 동시에 발사하고 있다. 해군 제공
지난 11일 해군 차세대 호위함(FFG) 6번함인 광주함이 취역식을 열고 힘찬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이에 앞서 8일에는 214급 잠수함 8번함인 이범석함의 진수식이 거행됐습니다.
이렇듯 우리 군은 노후화된 함정을 대신해 최신 함정 도입을 계속하며 더욱 든든하게 해양 수호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함정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종류에 따라 임무와 역할도 구분됩니다. 그럼 우리 군이 운용하는 함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수상전투함 ‘구축함’
육지에 전차가 있듯 해상에는 수상전투함이 있습니다. 수상전투함 중 해군이 운용하는 해상기동부대의 주력함은 구축함입니다.
구축함은 전통적으로 대잠전이 주 임무였지만 현대에는 대잠전뿐 아니라 대함전과 대공전 능력까지 갖추며 더욱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우리 군은 연안해군을 벗어나 대양해군을 지향하기 위해 1990년대 구축함 발전계획, 일명 KDX(Korean Destroyer Experimental)를 추진하고 3단계 사업을 통해 오늘날 광개토대왕급 구축함(DDH-Ⅰ)과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DDH-Ⅱ) 그리고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DDG) 등을 보유하는 해양강군으로 성장했습니다.
구축함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민에게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극복에 크게 기여한 호국인물을 함명으로 제정합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DDH-Ⅰ)과 이순신함을 비롯한 문무대왕함, 대조영함, 왕건함, 강감찬함, 최영함(DDH-Ⅱ)이 우리 바다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지스구축함(DDG)으로는 세종대왕함을 포함해 율곡이이함과 서애류성룡함이 있습니다
해역 수호자 ‘호위함’ ‘초계함’
구축함이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주력함이라면 호위함과 초계함은 우리 해역을 지키는 주요전력입니다.
호위함과 초계함은 평시 경비 및 초계 임무를 수행하고 대함전과 대잠전, 대공전 능력까지 구비해 적의 해상도발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호위함은 도(道), 특별·광역시, 도청소재지 지역명을 함명으로 삼습니다.
지난 10일 취역한 광주함이 이런 기준에 따라 명명되었습니다. 초계함(PCC: Patrol Combat Corvette)은 지 단위급 중 중소도시 지역명을 제정 기준으로 하며 김천함, 충주함, 진주함 등이 있습니다.
유도탄고속함과 고속정은 우수한 기동능력을 바탕으로 적의 NLL 침투 도발에 현장 대응하는 우리 해역함대의 전초전력입니다.
유도탄고속함의 함명은 해군 창설 이후 전투와 해전 희생정신을 발휘한 인물을 제정기준으로 하는데 윤영하함, 한상국함 등이 있습니다. 고속정은 빠르고 신속한 특성을 고려, 참수리와 같은 날렵한 조류명을 함명으로 합니다.
수중의 암살자 잠수함은 은밀성을 바탕으로 대함·대잠전과 감시정찰, 적 핵심표적 타격임무를 수행하는 국가전략 무기입니다.
바다에 관련해 국난극복에 공이 있는 역사적 인물 또는 항일독립운동에 공헌하거나 광복 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함명으로 사용합니다. 장보고함, 이천함, 최무선함(SS-Ⅰ)과 손원일함, 정지함, 안중근함(SS-Ⅱ) 등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상륙함과 기뢰전함
함정에는 수상전투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상에서 목표까지 상륙전력의 수송을 담당하는 상륙함(Amphibious Ship)도 있습니다.
또한 상륙함은 국가 대외정책 지원을 위해 해외파병과 인도적 지원, 재난구조지원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상륙함의 종류에는 대형수송함(LPH)과 고속상륙정(LSF-Ⅱ), 상륙함(LST) 등이 있습니다.
대형수송함은 독도함(LPH)과 같이 한국해역 최외곽에 있는 도서 이름을 함명으로 하는데 그 이름에 대한민국 영토수호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고속상륙정은 솔개(LSF-Ⅱ)와 같이 고속으로 기동하는 특성을 고려해 민첩한 조류명을 함명으로 합니다. 상륙함(LST)은 고지 탈환의 의미를 담아 지명도 높은 산봉우리 이름을 사용합니다.
LST에는 1990년대 취역한 고준봉급상륙함(LST)과 2013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천왕봉급상륙함(LST-Ⅱ)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진수식을 하며 화려한 탄생을 알린 4900톤 신형 상륙함(LST-Ⅱ) 3번함인 일출봉함도 천왕봉급상륙함에 속합니다.
육지에 지뢰가 있듯 바다에는 기뢰가 있습니다. 바다의 지뢰, 즉 기뢰부설과 탐색을 주 임무로 하는 배가 기뢰전함(Mine Warfare Ship)입니다.
기뢰전함은 기뢰부설함과 기뢰탐색함, 소해함 등으로 구분됩니다. 기뢰부설함은 전시 적 항만을 봉쇄하고 우리 항만 보호를 위해 기뢰를 부설하며 기뢰탐색함과 소해함은 부설된 적의 기뢰를 탐색, 소해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함명의 경우 기뢰부설함은 원산함, 남포함과 같이 6·25전쟁 당시 우리 해군이 기뢰전을 수행한 북한 지명을 사용하고 기뢰탐색함(강경함, 강진함, 고령함 등)과 소해함(양양함, 옹진함, 해남함)은 해군 기지에 인접한 군·읍 지역명을 사용합니다.
한편 군수지원함은 해상에서 장기간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전투함정의 군수보급을 담당하는 배입니다. 담수량이 큰 호수 이름을 함명(천지함, 대청함, 화천함)으로 하는데 이는 유류와 깨끗한 물을 적재하는 함 특성을 반영한 것입니다.
구조함은 해상 사고 발생 시 함정과 인원에 대한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데 잠수함구조함(청해진함)과 수상구조함(통영함, 광양함)으로 구분됩니다.
잠수함구조함은 해양력 확보와 관련, 역사적 인지도가 높은 지역 이름을, 수상구조함은 해안지역에 있는 대표적 공업도시명을 배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방일보]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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