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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러 갑작스런 훈풍에… 러시아 단짝 中 속내 복잡

머린코341(mc341) 2016. 12. 25. 21:06

[이슈분석] 美·日·러 갑작스런 훈풍에… 러시아 단짝 中 속내 복잡


트럼프·푸틴 밀착… 국제사회 촉각



중국 해군은 최근 보하이 해역에서 자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함재기를 동원해 대규모 실전훈련을 처음 실시했다고 관련 사진을 15일 공개했다.


위 사진은 랴오닝호에 함재기 젠-15가 이륙 준비를 하는 모습. 이번 훈련에는 항모전단을 구성하는 군함 수십척과 젠-15, 공대공·공대함·함대공 미사일이 선보였다. 랴오닝호의 해상 및 대공, 대잠 방어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나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로 불리는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새로운 미·러 관계를 예고했다. 앙숙이던 미·러가 화해 분위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와 밀월 행보를 보였던 중국이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진핑·푸틴의 끈끈했던 브로맨스


푸틴은 2014년 3월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제재 속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무원의 처지였다. 그때 푸틴의 손을 꼭 잡아준 거의 유일한 친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중국도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으로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러시아와의 동맹이 절실했다.


푸틴과 시 주석은 지난 4년간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2013년 시 주석은 국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둘은 지난해 5월과 9월에는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 각각 열린 2차대전 승전기념일 행사에 교차 방문했다. 국제무대에서 항상 찬밥 신세였던 푸틴은 지난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주빈으로 제대로 대우를 받았다. 중국은 또 올 초 서방의 제재로 돈줄이 막힌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에 20억 유로(약 2조47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는 등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로 궁지에 몰릴 때 중국의 당사국 해결 원칙을 적극 지지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 등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중국과 한목소리를 냈다.


러시아 위상 올라 중국 필요성 떨어져


 미·러의 화해는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위상이 올라가고 중국에 의존할 필요성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윈쑨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러시아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면 그만큼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중국이 갖고 있던 지렛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많은 전문가는 트럼프의 러시아 포용 전략의 목적은 ‘중국 견제’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향후 중국이 자칫 외교적 고립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의 러시아 포용 정책에 이어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강경 분위기도 완화될 조짐이다. EU는 대러 제재를 내년 7월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지만 프랑스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유럽은 푸틴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장기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기에를 비롯해 이탈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그리스 등도 러시아 제재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정책변화를 요구해 왔다.


중·러 잠재된 갈등 불거질 수도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틸러슨의 국무장관 내정과 관련해 “누가 국무장관이 되든지 중국은 그와 함께 노력해 미·중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많은 진보를 이루기를 바란다”며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속내는 아주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최근 점점 더 긴밀해지는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겅 대변인은 푸틴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15∼16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양국 간 우호협력은 지역평화 및 안정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협조자이면서 동시에 경쟁자이기도 하다. 특히 막대한 양의 에너지 자원을 가진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중요한 지역인 만큼 향후 이 지역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 확대 과정에서 잠재됐던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일보]201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