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군대/대한민국 특수부대

“포로체험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특전사 비밀리에 계속 실시

머린코341(mc341) 2017. 2. 15. 18:08

[단독]“포로체험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특전사 비밀리에 계속 실시


적진 침투훈련중인 특전사 요원들


2014년 특전사 요원 2명을 죽음으로 몰았던 특전사령부의 포로체험훈련은 폐지되지 않고 비밀리에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 포로체험훈련은 2014년 사고 당시 특전사령관이었던 전인범 예비역 육군중장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탈퇴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불거져 주목받았다.


■끝나지 않은 포로체험 훈련


군 관계자는 이날 ”과거 특수전사령부 예하 제13공수여단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의 빌미가 됐던 포로체험훈련은 지금도 계속 실시되고 있다“며 ”다만 명칭이 포로체험훈련에서 포로극복훈련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특전사 분위기는 포로체험훈련과정을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였지만 전인범 사령관이 ’오히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밀하게 더 발전시켜야 희생자들에게도 면목이 선다‘며 외국 특수부대의 야전교범(FM) 확보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특전사가 세계특수부대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SAS(British Special Air Service)와 미국 특수부대 등에 포로체험훈련 야전교범 전수를 요청했으나 이들은 모두 ’비밀‘이라며 거부했다“며 ”미국이나 영국군은 특수부대의 훈련 메뉴얼의 공개를 극도로 꺼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전인범 당시 사령관이 개인적 친분이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국가의 군 최고위장성을 통해 야전교범을 확보했다“며 ”전 장군이 미국, 영국과 같은 나토에 속한 한 국가의 특수부대가 특수부대 운영과 관련해 영미 특수부대와 오랜 협조관계가 있어 동일한 포로체험훈련 야전교범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 나라의 특수부대는 전 장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군 특전사 교관 4명의 파견 교육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들 한국군 교관들은 이 나라 특수부대 훈련장에서 보름간 익힌 것을 귀국한 후 야전교범으로 만들어 특전사 요원들에게 전수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


포로극복훈련의 야전교범은 모두 5단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우선 포로가 되면 안되지만, 적군에게 잡혔다면 정신 건강을 유지하면서 비밀을 발설하지 않고, 최대한 살아 남고, 탈출 기회를 엿봐야 하는 것들이다.


그러면서도 모든 시도가 좌절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자결하는 게 마지막 5단계다. 특수부대 관계자는 ”혀를 깨물고 죽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며 ”스스로 죽고 싶다고 해서 쉽게 죽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군 특수부대의 경우 미중앙정보부(CIA)와 함께 ‘저항훈련시험장’이라 불리는 포로 체험장을 여러 곳 운영하면서, 체험자들을 독방에 가두고 잠을 재우지 않거나 협박하고 음식을 주지 않는 등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특전사는 포로극복훈련을 포함해 6개 특성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생존, 살상, 포로극복, 산악, 스키, 시가지 훈련 등 6가지다.


그러나 특전사는 산악과 스키 분야에서 민간 분야보다 오히려 전문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장비 등에서 취약해 새로운 기술 접목이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포로체험훈련과 영화 <브라보 투 제로>


<브라보 투 제로>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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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투 제로>는 SAS 전직 대원이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을 책으로 썼고, 이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조직의 비밀을 노출시켰다고 해서 SAS 전우회에서 제명될 정도로 실제에 가까운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특전사는 2014년 특전사의 실전적 훈련을 강화하면서 영화 <브라보 투 제로>를 교육 보조자료로 참고했다. 영화에 나오는 특별한 부분에 대해서는 영국 무관에게까지 질의를 했다.


포로체험훈련에 나선 13공수여단의 경우에는 관련 자료가 전무한 상태여서 이 영화 장면을 모방했다. 영화의 25프로 정도가 SAS 요원들이 포로가 돼서 살아남는 내용으로, 잔인한 적에게 포로로 잡혀 고문을 당하면서도 기밀을 누설하지 않고 극복해 낸 과정 등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들어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원래 포로체험훈련에서 포로에게 씌우는 두건은 숨을 쉬기 어렵게 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고립의 공포를 높이는 효과를 위해서 사용된다.


그러나 특전사 훈련에서는 통풍이 되지 않는 신발주머니로 두건을 만들어 씌우는 무지와 부주의, 감독 부실 등으로 2명이 사망했다.


포로에게 씌우는 두건은 통풍이 잘 되는 삼베 같은 재질의 가벼운 천이어야 하는 데 이를 몰랐던 것이다. 야전교범에는 두건을 착용한 포로나 훈련체험자는 절대로 혼자 둬선 안 된다는 것과 사전에 포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규정도 명시돼 있다.


■포로체험훈련은 보여주기가 아닌 실질적인 특전사 훈련의 일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지난달 14일 제2대 특전동지회 총재로 취임했다. 특전동지회는 1980년 특전사 예비역 부사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다. 이날 취임식에는 포로체험훈련으로 희생된 두 특전사 요원의 아버지들도 전 중장의 취임을 축하해주러 참석했다.


특전사 관계자는 ”그들은 아들들이 비록 희생됐지만 포로체험훈련의 취지에는 공감했기 때문에 사고 당시 사령관이었던 전인범 전 중장의 특전동지회 총재 취임식에 참석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전사는 10여명의 팀 단위 작전이 기본으로 이뤄져 적지 한복판에서 오로지 팀원들에게만 의지하며 임무를 수행한다“며 ”전인범 전 사령관은 오직 전투력과 실리를 추구하는 실질적인 특전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녀군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투력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위해 대테러부대인 707 특수임무대대의 여군 중대를 해체하고 위장요원이나 저격수 등 707 임무에 맞는 여군들만 남겨놓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여군들을 한 부대로 몰아놓은 것 자체가 전시효과에 불과할 뿐 부대 전투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에서였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2017.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