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대 위협인가? 속빈 깡통인가?
중국은 분명 ‘군사 강국’(‘强軍夢’)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중국군의 전력 증강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많은 분석이 이루어졌다.
중국군의 전력증강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같은 분석이 대부분 공격력에 초점을 두고 있고, 특히 전쟁(warfare)의 다양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잘 보이지 않는 소프트 웨어(software)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국방·군사 기술사(史)는 논외로 하더라도 중국은 ‘정보화전’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한 기술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기본 원칙은 ‘자력갱생’, ‘선(先)획득, 후(後)생산’, 무기나 플랫폼(platform)보다는 기술 도입, ‘중국식’ 군사분야 혁명(RMA), 민·군 겸용 기술 발전, 군수산업의 민간·외국 개방 등이다.
중국 첫번째 항모 랴오님, 드러나 위용과 달리 통합작전이 가능할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사진 중국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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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국방 기술 획득(즉, 개발 및 도입) 수준과 속도가 빨라졌는데, 미 국방부 획득 담당 차관보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은 2014년 미 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한 바 있다.
“(중국의 군사 기술력으로 인해) 미군은 본인이 수십 년간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군의) 기술적 우위는 확고하지 않고 우리의 태세(posture)에 대해 안심(complacent)할 수 없다.”
그렇다고 수 년내 중국의 군사 기술력이 서방의 군사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군이 거의 전적으로 플랫폼(즉, 무기 체계)으로 이뤄져 있고, 네트워크 중심(NCW) 혹은 활용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군의 군사 혁신(innovation) 단계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그 특징은 ‘복제 및 모방’, ‘창조적 모방’, ‘창조적·점진적 적응’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또 다른 예는 ‘군사분야 혁명’(RMA)인데, 이는 군사 및 군수산업 운영의 혁신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친 대대적인 개조를 의미한다. 언론과 인터넷, 그리고 집회에 대한 통제가 심한 중국 사회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자주 논의되는 사이버전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주말에는 쉬는’ 61398부대와 같이 훈련받은 수백 명의 컴퓨터 전문가보다 컴퓨터에 완전히 미친 ‘컴덕’(컴퓨터 덕후) 한 명이 더 낫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이 ‘컴덕’이 미국이나 중국 중 어디에 있을까? 미드 중 ‘24’ 혹은 ‘스타 워즈’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사이버 패권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중국의 국방 R&D는 (전투기) 엔진, 전자 그리고 ‘흑색 예술’이라고 불리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및 통합 영역이 특히 취약하다. 반면, 조선이나 미사일과 같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부문(sector)이 아닌 특정 분야(niche), 즉 대함 미사일, 스텔스 전투기, 초음속, 그리고 지상 레이저의 개발 및 생산에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중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군 개혁의 목표는 현대화, 정보화, 합동화 된 전투력을 갖추는 것이다. 합동화(‘聯合化’)를 위해서는 ‘통합 합동 작전’(‘一體化聯合作戰’) 능력 및 시스템화(‘體系化’)를 이룩해야 한다. 적어도 중국군은 이 같은 장기 발전과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된다.
그 간 중국군 내에는 정보전을 담당하는 여러 개의 부서가 존재하였으나 현재 진행중인 군 구조 개편 하에서는 특수 병종인 전략지원부대(SSF)가 같은 임무를 맡고 있다. 이는 중국군이 일체화·단일화된 정보전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사실 중국 군사 기술력의 불균형 발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편차가 심한 중국의 경제, 사회, 지역의 개발을 보라. 한·중 관계도 경제·외교·군사 간의 불균형이 심하지 않은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국이 어떤 무기 체계와 군사 기술(군), 그리고 군수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는 지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끝.
김태호 한림대학원대학교 교수
[중앙일보]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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